1인가구 페널티④ "나는 지금 당장 살 집이 없다" 장기 공급 대책이 1인가구에 닿지 않는 이유
1인가구 페널티④ "나는 지금 당장 살 집이 없다" 장기 공급 대책이 1인가구에 닿지 않는 이유
  • 오정희
  • 승인 2025.12.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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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10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 카드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정상화, 도심 고밀 개발,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주택 확충 등 다양한 공급 로드맵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기준 1인가구는 804만 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며, 서울의 경우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율이 39.9%에 이르는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이 공급 계획은 현실적 대안이 아니라 '먼 미래의 이야기'에 가깝다.

공급 확대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실제 입주까지 최소 4~7년이 소요되는 시차 문제가 명확하다. 2025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 6767가구이지만, 2026년에는 2만 8355가구, 2027년에는 8803가구로 급감한다.

수도권 전체로 봐도 2025년 14만 5237가구에서 2026년 11만 1470가구(22.3% 감소), 2027년 10만 5100가구(5.7% 추가 감소)로 입주 물량이 뚝 떨어진다. 지금 전세가 줄어 월세로 이동해야 하는 1인가구, 갑작스러운 보증금 인상에 대응해야 하는 청년층에게는 이 '시간 간극'이 치명적이다.

전월세난 가속, 1인가구는 더 밀려난다

더 큰 문제는 공급 구조 자체가 다인 가구 중심이라는 점이다. 도심 신규 공급 대부분이 중대형 평형 중심으로 설계되기 때문에 1인가구가 감당할 가격대·면적 기준과 거리가 있다. 공급이 실제로 이루어져도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아니라 '숫자상 공급'만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2024년 서울에서 신고된 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 거래 12만 7111건 중 월세는 6만 8116건(53.6%)으로, 처음으로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섰다. 서울의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는 2025년 11월 101.51로 2015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경기도 역시 100.62로 최고 수준을 찍었다. 2025년 들어 서울 전세 매물은 2만 4542건으로 1월 1일(3만 1814건) 대비 22.9% 급감했다. 강동구(-75.4%), 광진구(-62.2%), 관악구(-62%), 성북구(-52.8%) 등에서는 전세 매물이 절반 이상 사라졌다.

월세화가 가속되는 지금의 시장 구조에서, 신규 공급이 이루어져도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사이 1인가구는 더 비싼 월세로 밀려나고, 이동성 제한으로 '살던 곳을 지키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청년·신혼부부 우선, 1인가구는 항상 후순위

청년·신혼부부·다자녀 가구 중심의 공공주택 우선 공급 구조 속에서 1인가구는 항상 후순위로 밀린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생애최초 특공은 우선공급으로 소득기준 130% 이하에게 50%, 일반공급으로 소득기준 160% 이하에게 20%가 배정되고, 마지막 30% 추첨 물량만이 1인 가구 대상이다.

결과적으로 1인가구는 한참을 기다렸다가 수많은 신청자와 경쟁을 해야 하며, 전용 60㎡ 이하로 제한돼 민간 분양에서 1인 가구가 신청할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적다.

1인가구는 '소득 제한+가점 경쟁+지역 우선순위' 어느 조건에서도 특별한 혜택을 받지 못해, 공급 대책의 수혜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된다.

시차 문제와 공급 구조의 불일치

이 시차 문제와 공급 구조 문제는 시장 불안을 체감하는 집단과 정부가 바라보는 집단이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2024년 1인가구의 연간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7427만원)의 46.1% 수준이며, 월평균 소비지출은 168만 9000원으로 전체 가구(289만원) 대비 58.4% 수준이다. 소비 구조를 보면 주거·수도·광열(18.4%)과 음식·숙박(18.2%) 지출이 1·2순위를 차지해 생존형 지출이 중심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5년 뒤의 공급이 아니라 지금 이사할 수 있는 집, 지금 감당 가능한 월세, 지금 받을 수 있는 대출, 지금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다.

2026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 급감이 예상되면서 중장기적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매도자 우위의 시장 심리가 강화됐다. 그러나 착공부터 입주까지는 평균 3~5년이 소요되는 만큼, 정책 효과가 실제 시장에서 체감되려면 중장기 시간이 필요하다. 그사이 1인가구의 불안정성은 오히려 더 확대된다.

단기 안정장치 없는 공급 강조의 한계

결국 공급 확대는 필요하지만, 단기 주거안정 장치 없이 공급만 강조한다면 1인가구의 불안정성은 오히려 더 확대된다.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 수도권·규제지역의 15~25억원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주담대 한도가 축소됐다.

대출 규제·토지거래허가제·전세 감소·월세 증가 등 이미 페널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몇 년 뒤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메시지는 위로가 되기 어렵다.

1인가구의 주택 소유율은 32.0%에 불과하며, 특히 29세 이하 1인가구의 주택 소유율은 5.0%에 그친 반면, 70세 이상 고령층은 50.9%로 세대 간 격차가 극단적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주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복합적이고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이라면, 1인가구에 대한 별도 지원·이동성 보장·임대차 부담 완화 등 즉시 작동하는 안전장치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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