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스마트폰으로 유언 남기는 시대”..日 디지털 상속 혁명
[초고령사회] “스마트폰으로 유언 남기는 시대”..日 디지털 상속 혁명
  • 김다솜
  • 승인 2025.12.1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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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속 상속 분쟁 급증
日, 유언장 보관제에 이어 디지털 공정증서 도입
한국, 상속사건 4년새 40% 급증…관련 법안은 ‘제자리 걸음’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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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로 ‘상속분쟁’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이웃나라 일본이 유언 제도의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은 위·변조 방지를 위한 공적 보관제도를 안착시킨 데 이어 화상통화를 통한 공증과 스마트폰 유언까지 허용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상속 분쟁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디지털 유언 관련 입법 논의가 지지부진해 대조를 이룬다. 

국회도서관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18년 민법 개정을 통해 2020년 7월부터 ‘자필 유언증서 보관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는 개인이 작성한 자필 유언장을 법무국(한국의 등기소 격)이 보관해 주는 제도로, 위·변조와 분실 위험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도입됐다. 

제도 시행 이후 일본 내 반응도 뜨겁다. 시행 첫해인 2020년 1만2631건이었던 보관 접수 건수는 2024년 2만3419건으로 4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제도의 가장 큰 강점은 ‘검인(檢認) 절차 생략’이다. 통상 자필 유언은 사망 후 법원의 검인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하지만, 법무국에 보관된 유언장은 이미 위·변조 위험이 해소된 것으로 판단해 즉시 상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日 상속의 디지털화 진행
우리나라는?

일본의 행보는 단순 보관을 넘어 ‘작성 절차의 디지털화’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개정된 ‘공증인법’에 따라 ‘디지털 공정증서’ 제도를 시행했다. 

기존에는 유언자가 공증인과 직접 대면하고 서류에 도장을 찍어야 했으나 새 제도 도입 이후 인터넷 화상 통화로 공증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유언증서 원본 역시 전자 데이터 형태로 작성·보관되며, 상속인들은 온라인으로 증서 발급이 가능해졌다. 

특히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거주해 이동이 어려운 고령자도 시설 직원의 도움을 받아 화상으로 유언을 남길 수 있게 돼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더 나아가 일본 법무성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이용한 ‘디지털 자필증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법무성 산하’ 디지털 자필증서 도입 검토회’는 지난 7월 중간 보고서를 통해 유언의 진정성을 확보하면서도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주요 방안으로는 ▲증인 2명 앞에서 유언 내용을 구술하고 이를 녹화해 보관하는 방식(제1안) ▲민간 사업자의 유언 지원 서비스를 통해 전자서명하는 방식(제2안) ▲작성된 전자 파일을 공공기관에 온라인으로 제출해 보관하는 방식(제3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민사재판 절차를 전면 디지털화하려는 일본 정부의 기조와 맞물려 유언 작성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기민한 대응과 달리 한국의 유언 법제는 아직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다. 한국 민법은 여전히 자필, 녹음, 공정증서 등 엄격한 요식 행위만 유언으로 인정하며, 디지털 유언에 대한 명시적 규정은 없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상속 분쟁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국내 상속사건 접수 건수는 2020년 4만4927건에서 2024년 6만3545건으로 40% 이상 급증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유언증서 보관 관련 법안이 발의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현재는 전자공정증서 관련 일부 개정안만 발의된 상태다. 

보고서는 “일본의 사례는 유언증서의 디지털화가 개인의 편의를 넘어 사회적 분쟁 비용을 줄이는 필수 인프라임을 보여준다”며 “우리나라도 전자서명을 통한 본인 확인, 데이터 보안 등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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