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에게 쓰레기를 버린다는 건 생각보다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아, 이거 지금 버릴까?"라는 질문은 대개 30분쯤 미뤄진 뒤에야 행동으로 이어진다.
분리수거 날을 놓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비닐은 비닐대로, 종이는 종이대로,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가 다르게 존재감을 키운다. 집 안 어딘가에서 나는 냄새가 말한다. "결국 네가 나를 데리고 나가야 한다"
문제는 '나가는 것' 자체다. 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슬리퍼를 신어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탈 수도 있다. 그 짧은 동선이 이상하게도 하루의 에너지를 요구한다.
혼자 사는 사람의 피로는 이렇게 축적된다. 큰일 때문이 아니라, 아주 작은 일들이 쌓이면서. 설거지, 빨래, 쓰레기, 장보기 같은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 일들. 하나하나는 사소하지만, 전부 합치면 하루가 된다.
그래서 가끔은 쓰레기봉투를 들고 현관 앞에 서서 이상한 감정이 든다. "나 오늘 꽤 열심히 살았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이걸 처리한 사람은 나 자신이다.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는 길엔 괜히 마음이 가벼워진다. 집 안 공기뿐 아니라, 머릿속도 함께 정리된 느낌이다. 작은 일을 해냈다는 사실이 마음을 뿌듯하게 한다.
1인 가구는 삶이 무너지는 건 대개 큰 사건이 아니라, 사소한 일들을 계속 미루는 순간부터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오늘도 마음을 다잡고 쓰레기봉투를 들고 문을 연다.
이건 단순한 분리수거가 아니다. 혼자 사는 하루를 유지하기 위한 아주 현실적인 생존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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