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금융치료보다 자진납세"…넥슨, '메이플 키우기' 전액 환불 승부수
[뉴스줌인] "금융치료보다 자진납세"…넥슨, '메이플 키우기' 전액 환불 승부수
  • 정단비
  • 승인 2026.01.30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5년 11월 출시 후 모든 결제 건 소급 적용…사상 초유의 결정

넥슨이 모바일 게임 '메이플스토리 키우기'의 확률 오류 논란에 대해 이례적으로 '전액 환불'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과거 법적 공방으로 맞섰을 사안에 기업이 먼저 손을 내민 것은, 달라진 소비자들의 목소리와 이재명 정부의 강경한 기조가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이다.

업계에 따르면 사용자의 100%가 환불을 요청할 경우 최대 15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환급액으로 추정된다.

코드 한 줄이 만든 '불가능한 확률'…이용자가 잡아내

이번 사태는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데이터 검증에서 시작됐다. 이용자들은 '어빌리티' 시스템의 최대 수치가 표기와 달리 등장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넥슨 측이 공개한 소스코드에 따르면 난수 생성 함수에서 최댓값을 포함하기 위한 '+1 연산'이 누락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하(≤)'로 설정되어야 할 조건이 '미만(<)'으로 적용되면서 최고 수치 등장 확률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것이다. 넥슨이 이를 인지하고도 별도 고지 없이 수정하는 '잠수함 패치'를 진행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나며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다양한 단체 행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추세"라며, 소비자들의 높아진 권리 의식이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환불 대상은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6일부터 지난 28일 전액 환불 공지 게시 시점까지 결제한 모든 상품이다. 

이재명 대통령 "강력 제재로 금융 치료"…정부 압박 주효

정부의 강경한 태도 역시 넥슨의 결정을 앞당겼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월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확률 조작에 대해) 즉각적인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당 수익을 원천 박탈하는 '금융 치료' 수준의 강력한 제재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넥슨은 신고 당일인 1월 28일 밤, 출시일부터의 모든 유료 상품 결제액을 환불해 주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발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신뢰 이슈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시장과 이용자에게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장기적으로 서비스 지속성과 브랜드 신뢰를 우선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용자 협회 "환영"…신고 취하하며 사태 일단락

넥슨의 전액 환불 결정 다음 날인 1월 29일,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공정위 신고 및 게임물관리위원회 피해구제 신청을 전격 취하했다. 협회 측은 "기업이 스스로 책임을 인정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권리가 신속하게 구제된 긍정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공정위가 과거 2021년 '큐브 사태' 전력을 고려해 직권 조사를 강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앞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료 확률형 아이템 '큐브'의 특정 능력치를 중복으로 뜨지 않도록 설정하면서 큐브 확률 조작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전적이 있다. 이에 공정위로부터 11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전례가 있다.

이번 사태가 전액 환불로 소비자의 마음은 다독였으나, 이와 별개로 사법적 리스크로 번질지에 대해서는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넥슨 로고
사진=넥슨 로고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