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이하 식당만 보여주는 거지맵
‘마감할인’ 안내하는 앱도 인기
외식 물가와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1인가구의 생활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이를 유쾌하면서도 지혜롭게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외식 물가는 누적 기준 20% 이상 상승했다. 김치찌개·백반류 가격은 서울 기준 평균 8000원을 넘겼다. 저렴하고 양이 많아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꼽혔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 1만원 수준에 근접할 만큼 가격이 올랐다.
이에 실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가짜 배달을 통해 배달 주문 과정에서의 만족감만 취하는 가짜배달 사이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이용자들 간의 정보공유를 통해 만들어지는 저렴한 식당 찾기 맵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배달은 시켰지만 음식은 오지 않는다
엑스(X, 구 트위터)의 한 유저가 만든 ‘음식만안와요’는 메뉴를 고르고 결제하고 배달 추적까지 다 되는데 음식만 오지 않는 사이트다. 결제 과정은 거치지만, 실제 결제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화면상에서 보이는 배달 추적 화면 역시 가짜로 만들어진 것이다.
해당 사이트를 만든 유저는 “도파민은 나오고 통장 지키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이트를 접한 이용자들은 “천재적인 아이디어”라며 호평을 보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실제 배달앱과 유사한 UI가 먼저 반긴다. 치킨부터 라멘, 파스타, 포케, 한식, 중식, 떡볶이 등 식사 메뉴는 물론 아이스크림, 두바이쫀득쿠키, 아메리카노 등 음료와 디저트까지 원하는 배달음식을 고르고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메뉴별로 사이즈, 맵기, 토핑 등을 선택할 수 있어 실제 배달앱을 이용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가게별로 리뷰도 마련돼 있다. 물론 리뷰 역시 사이트 운영자가 임의로 만든 것이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 먹고 싶은 음식들을 모두 담고 주문하기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주문자 정보 입력칸도 마련돼 있지만 이 역시 구색 맞추기용일뿐 아무런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 결제가 이뤄지진 않지만 결제수단까지 선택 후 ‘데모 주문하기’ 버튼을 누르면 주문이 접수되며 금세 라이더가 배정돼 ‘고객님 위치로 이동 중’이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이어 수 분 만에 배달이 완료됐다는 화면이 나타나지만, 사이트명 그대로 음식은 오지 않는다.
다만 해당 주문을 통해 얼마만큼의 칼로리를 아꼈는지를 알 수 있을 뿐이다.
이 사이트는 습관적으로 배달앱을 켜고 딱히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음식을 주문한 뒤 후회하는 일이 잦은 1인가구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음식이 오진 않지만, 메뉴를 고르고 가짜 결제하는 과정을 통해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저렴한 식당, 거지맵에서 찾을까
최근 온라인상에서 젊은층에게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사이트는 바로 ‘거지맵’이다. 이 맵에서는 오직 1만원 이하의 메뉴를 파는 가성비 식당만 노출된다. 지도에는 식당 이름 대신 가격이 먼저 보이며, 지역별로 호평이 많은 식당을 우선 노출하는 랭킹 시스템도 존재한다.
식당은 이용자들의 제보로 등록되는데, 최근 등록된 식당들은 ‘심판대’에 올라가게 된다. 이용자의 실제 후기를 통해 광고성 등록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식당을 클릭하면 어떤 메뉴가 얼마에 판매되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며, 식당 제보자가 남긴 메모도 볼 수 있다. 메모에는 “저렴하고 맛있는 편. 오래된 노포중식당”, “전 메뉴 7000원, 그날그날 반찬 달라짐” 등 참고하면 좋을 내용들이 달려 있다.
이용자들이 후기를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후기는 호평이 대부분이지만, “위생이 안 좋다”, “가격 올랐음”, “카드 계산 안 돼요” 등 다른 이용자들이 참고할 만한 혹평이 달린 가게들도 있다.
거지맵은 지도 서비스 외에도 ‘거지방’, ‘핫딜’ 등의 메뉴를 운영한다. 거지방은 이용자들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개선 요청부터 정보 공유, 일상 잡담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오간다. ‘핫딜’은 제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링크를 올리는 공간으로, 이 역시 이용자들의 자발적 공유로 운영된다.
거지맵은 카카오톡 오픈채팅 내 절약 정보 공유방 ‘거지방’ 문화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거지방은 자신의 소비 내역을 올리면 다른 이용자가 이를 평가하는 식으로 운영되며 소비를 절제하고 싶은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마감할인 제품 찾고, 이동은 대중교통으로 해결한다
이같은 흐름은 식료품 구매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당일 판매되지 않은 음식을 폐기 전 저렴하게 판매하는 마감 할인 플랫폼의 사용이 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럭키밀과 마감히어로가 꼽힌다. 럭키밀은 판매되지 않아 폐기를 앞둔 베이커리, 디저트, 간편식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럭키백’을 예약한 뒤 지정된 시간에 매장을 방문해 픽업해 갈 수 있다.
마감히어로 역시 폐기 전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도시락이나 밑반찬 등 식사 메뉴에 대한 서비스도 이뤄지며 예약뿐 아니라 실시간 구매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유가 상승으로 인한 교통비 부담에 따라 이동 수단도 변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서울교통공사와 티머니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하철 일평균 승객은 약 47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7만명(3.7%) 증가했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이용객 역시 각각 2.9%, 4.8% 늘었다.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나자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 집중 배차 시간을 오전과 오후 각각 1시간씩 연장하는 대책을 내놨다. 정부가 에너지 위기경보를 ‘경계’로 격상하고 공공기관 승용차 부제가 시행됨에 따라 대중교통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