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기획④ 30대 미혼율, 24년 만에 4배…'결혼 안 한 K-30대'의 5월
'가정의 달' 기획④ 30대 미혼율, 24년 만에 4배…'결혼 안 한 K-30대'의 5월
  • 김영호
  • 승인 2026.05.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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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의 시즌 광고는 여전히 부모와 어린 자녀,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30대 부부 가족을 기본으로 잡는다. 그러나 국가데이터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2024년 11월 1일 기준 30대 미혼 비중은 53.4%다.

30대 두 명 중 한 명이 결혼하지 않은 상태다. 1년 사이 미혼율이 가장 큰 폭(2.1%포인트)으로 오른 연령대도 30대였다. 30대는 더 이상 '결혼해서 아이 키우는 세대'가 아닌 상황이 되고 있다. 

30대 미혼율 53.4%, 20년 사이 4배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9일 공표한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대 미혼율은 53.4%다. 30~34세는 더 높고, 35~39세도 절반 안팎까지 올라섰다.

특히 2000년 30대 미혼율은 13.4%였다. 2015년 35.3%, 2020년 42.5%를 거쳐 2024년 53.4%까지 올라왔다. 24년 만에 약 4배가 됐다는 뜻이다.

지역 격차도 또렷하다. 서울 30대 미혼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62.8%, 세종은 34.4%로 가장 낮다. 서울에서 30대 남성의 미혼율은 68.3%, 여성은 57.2%다. 같은 30대라도 사는 도시와 성별에 따라 결혼 진입 양상이 크게 갈린다는 것이 같은 통계에서 확인된다. '서울에 사는 30대 남성 셋 중 둘은 미혼'이라는 말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이 변화는 1인가구 통계와 정확히 맞물린다.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2024년 1인가구는 804만5000 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였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19.8%)·29세 이하(17.8%)·60대(17.6%)에 이어 30대가 17.4%를 차지했다. 30대 1인가구만 약 140만 가구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30대 미혼이 증가하고 있다. ⓒGettyImages
30대 미혼이 증가하고 있다. ⓒGettyImages

30대 후반 미혼의 자산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가 2024년 발표한 가구 평균 순자산은 4억4894만원이지만, 이 평균은 2인 이상 가구가 끌어올린 수치다. 1인가구의 순자산은 그 절반대 안팎에 머무른다.

소득 격차는 더 직접적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1인가구의 연간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7427만원)의 46.1% 수준이다. 1인가구의 주택 소유율은 32%였다. 30대 1인가구는 이 수치를 평균 아래로 끌어내리는 쪽에 가깝다. 학자금 대출이나 전세 대출을 단독 명의로 끌어안고, 부모 송금·경조사·노후 저축을 한 가계부 안에서 혼자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 미뤘다"가 아니라 "결혼하지 않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2024 한국 1인가구 보고서'는 25~59세 1인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청년 1인가구의 7.2%가 "전혀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같은 보고서에서 1인가구의 53.1%는 '비자발적으로 독립을 시작했다'고 응답했고, 1인 생활 만족도는 71.2%로 2022년 조사보다 소폭 올라갔다.

결혼 진입 의향이 떨어진 게 아니라, 1인 생활 자체가 안정적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는 신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KIHASA)의 혼인 실태·인식 변화 연구는 만혼·비혼의 1순위 원인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좋은 일자리 부족', 2순위로 '주택 가격 상승과 주거비 부담', 3순위로 '혼인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꼽았다.

30~34세 미혼율은 2000년 18.7%에서 2020년 56.3%로 20년 만에 3배가 됐다는 분석도 같은 연구에서 나왔다. 결혼이 미뤄진 게 아니라, 결혼할 조건 자체가 30대 후반에 이르도록 갖춰지지 않는 구조다. 30대 후반에 진입한 비혼 인구의 상당수는 '아직 안 한 사람'이 아니라 '하지 않기로 한 사람'이거나, 적어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답을 내린 사람'에 가깝다.


정책의 시야는 청년·신혼·고령에만

문제는 이 변화에 정책 시야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청년 정책의 연령 상한은 청년기본법 기준 34세, 일부 지자체는 39세까지 확장돼 있지만 35~39세를 단독 정책 대상으로 설계한 사업은 거의 없다. 신혼부부 주거·금융 지원은 혼인을 전제로 짜여 있어 미혼 1인가구는 같은 소득 구간에서도 대상에서 빠진다.

노후·돌봄 정책은 65세 이상 고령 1인가구에 집중돼 있다. 35~39세 비혼 1인가구는 청년에서 졸업했고, 신혼은 아니며, 고령에는 한참 못 미치는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다.

통계청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서 1인가구 인간관계 만족도는 51.1%로 전체 인구(55.5%)보다 4.4%포인트 낮았다. 같은 조사에서 1인가구의 노후 준비 비율은 전체 가구 평균을 밑돌았다. 30대 후반 미혼 1인가구에서 '지금 자산을 어떻게 굴려 60대를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은 부부 가구보다 더 빨리 준비해야 한다. 청년 정책의 연령선을 넘은 직후부터 노후 자산 설계 구간이 시작되는 셈이다.

한편 30대 미혼율 53.4%, 30대 1인가구 17.4%, 1인가구 비중 36.1%는 모두 사상 최고치다. 결혼이 늦어진 사회가 아니라, 결혼하지 않는 30대 후반이 정상 분포의 큰 축으로 자리잡은 사회가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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