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부부의 이혼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평생 비혼'과 '황혼이혼'은 같은 50대 이상 1인가구라도 자산·연금·관계망에서 다른 출발선에 서게 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서, 지난해 남녀 모두 60세 이상인 이혼은 1만3743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943건 늘어,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전체 이혼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5.6%로 역대 최고였다.
주목할 점은 전체 이혼이 줄어드는 와중에 황혼이혼만 늘었다는 것이다. 같은 해 전체 이혼은 8만8000건으로 전년보다 3.3% 감소했다.
1인가구의 무게중심, 청년 자취에서 50+ 단독 거주로
한국 1인가구는 이미 50대 이상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2024년 1인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해 역대 최고였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전체 1인가구의 37.4%로, 70세 이상(19.8%)과 60대(17.6%)가 가장 큰 비중을 이뤘다.
하지만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평생 비혼'과, 오래 함께 산 뒤 갈라선 '황혼이혼'은 같은 50대 이상 1인가구로 묶이지만 가계 구조가 차이가 생긴다.
자산 출발선이 다르다…공동재산 분할이 만든 격차
평생 비혼 50대 이상 1인가구는 청년기·중년기에 결혼·자녀 양육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대신, 가처분 소득을 본인 명의 자산 형성에 집중할 여지가 크다. 반면 황혼이혼 1인가구는 이혼 시점에 부부 공동재산 분할을 거치므로 자산이 절반에서 다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격차는 혼인 기간이 길수록 커진다.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서 혼인 지속기간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1만5628건으로, 혼인 5년 미만 신혼 이혼(1만4392건)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전체 이혼 중 30년 이상 부부 비중은 17.7%로 역대 최대였다.
부동산 한 채를 보유한 가구가 이혼하면 매각·분할하거나 한쪽이 보증금·대출로 상대 지분을 사들이는 구조라, 자산 운용 효율도 떨어진다.
연금과 관계망에서도 차이 발생
노후 현금흐름의 핵심인 국민연금에서도 두 집단은 갈린다. 국민연금 분할연금은 이혼한 배우자의 노령연금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몫을 나눠 받는 제도로, 혼인 중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5년 이상이면 청구할 수 있다.
평생 비혼 50대 이상 1인가구는 본인 가입분 전액을 본인 명의로 받지만, 황혼이혼 1인가구는 분할연금 절차에 따라 일부를 배우자와 나눈다. 노후 정기 현금흐름의 절대액에서 차이가 생긴다.
관계망도 다르다. 평생 비혼은 청년기부터 친구·동호회·직장·종교 단위의 관계망을 의식적으로 구축해 온 경우가 많다. 황혼이혼 50대 이상 1인가구는 결혼 기간에 배우자 가족, 자녀 학부모, 부부 동반 모임 같은 관계망에 기대다가 이혼 시점에 그 망이 재편되는 경험을 한다. 1인가구 유형의 차이가 노후 고립 위험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권도 경로별로 갈라지는 시니어 자산관리
금융권도 이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금융지주의 시니어 자산관리에서, 단독 명의 자산의 효율과 노후 의료비·돌봄에 무게를 둔 설계와, 분할 자산 운용·국민연금 분할 청구·상속 분쟁 예방에 초점을 둔 설계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연금 분할연금 제도 정비, 비혼 시니어 신탁·후견 제도, 이혼 후 공동주택 매각 절차 같은 영역이 향후 정책 논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