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달앱’ 왕관은 누구에게…배민 매각설에 술렁이는 시장
‘국민 배달앱’ 왕관은 누구에게…배민 매각설에 술렁이는 시장
  • 김다솜
  • 승인 2026.05.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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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 우아한형제들 매각 추진…희망가 8조원 거론
배민, 매출 5조원 넘겼지만 영업이익 3년째 감소
쿠팡이츠 추격 속 매각 장기화 땐 배민 방어 전략도 변수
새 주인 따라 배달비·멤버십·수수료 구조 달라질 가능성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매각을 추진하면서 국내 배달앱 시장의 판도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매각 추진은 표면적으로 DH의 재무 부담과 포트폴리오 재편 흐름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DH는 JP모건을 통해 우아한형제들 매각 의사를 잠재 원매자들에게 타진했다.

DH는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를 8억원 안팎 수준으로 기대하고 있다. DH가 2019년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인수할 당시 거래 규모가 약 4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금액이다. 

문제는 배민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5조283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 매출 5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영업이익은 5929억원으로 전년보다 7.5% 감소했다. 매출은 커졌지만 이익은 줄어드는 구조가 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소비자 배달팁을 회사가 부담하는 배달 수요가 늘면서 라이더 배달비 성격의 외주용역비가 증가한 점을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설명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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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는 왜 지금 배민을 팔려고 하나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 추진 배경을 단순한 유동성 확보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DH는 지난해 말 기준 61억6600만유로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3월 대만 푸드판다 사업을 싱가포르 그랩에 매각했다. 이 흐름만 놓고 보면 배민 매각 역시 본사 재무구조 개선과 자산 재편의 연장선에 있다. 

다만 배민이 DH의 핵심 현금 창출원으로 꼽혀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 추진은 한국 배달앱 시장에 대한 재평가로도 읽힌다. 

배민은 여전히 1위 플랫폼이지만 과거처럼 높은 성장률과 안정적 수익성을 동시에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배달앱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할인 재원과 배달 수행 비용을 계속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영업자 수수료 부담 논란과 플랫폼 규제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잠재 인수자 입장에서도 8조원이라는 가격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결국 DH가 배민을 매각하려는 이유는 ‘돈이 필요해서’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배민의 몸값이 아직 높게 평가될 수 있을 때 매각을 시도하려는 계산과 한국 배달앱 시장이 성장기에서 수익성 방어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판단이 함께 작용했을 여지가 크다. 

배민은 여전히 강한 플랫폼이지만 이제는 성장이 아니라 비용 관리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쿠팡이츠, 매각 틈새 파고들까 

매각 절차 자체가 배민의 전략 운용을 제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각이 진행되는 동안 기업은 통상 대규모 투자나 공격적인 가격 정책, 신규 사업 확대 등에 보다 신중해질 가능성이 크다. 인수 후보에게 안정적인 재무 상태와 예측 가능한 비용 구조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newsis
ⓒnewsis

이 과정에서 배민이 무료배달 경쟁에 이전처럼 공격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매각가를 방어하려면 수익성을 관리해야 하지만, 점유율을 방어하려면 비용을 써야 한다. 배민으로서는 ‘몸값 관리’와 ‘시장 방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된 셈이다. 

매각 절차가 길어질수록 가장 주목되는 경쟁자는 쿠팡이츠다. 쿠팡이츠는 쿠팡 와우 멤버십과 연계한 무료배달 혜택을 앞세워 존재감을 빠르게 키워왔다. 배달앱 시장에서 배달비 부담은 소비자의 앱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혜택을 확대하거나 일반 회원 대상 프로모션을 강화할 경우 배민의 방어 비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쿠팡이츠의 강점은 와우 멤버십을 축으로 쇼핑, 배송, 콘텐츠를 묶어 이용자를 묶어둔다는 데 있다. 배달 서비스를 단독 수익 사업으로 보기보다 고객을 쿠팡 생태계 안에 묶어두는 전략의 일부로 운용할 여지가 크다. 

반면 매각 과정에 놓인 배민은 단기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출혈 경쟁에 뛰어들기 부담스러운 위치에 놓일 수 있다. 

물론 곧바로 쿠팡이츠 독주 체제로 시장이 재편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배민은 여전히 압도적인 이용자 기반과 가맹점 네트워크,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 외식업주 입장에서도 배민은 매출과 직결되는 핵심 채널이다. 배달앱은 이용자뿐 아니라 가맹점, 라이더까지 함께 움직이는 시장이기에 단기간에 1위가 뒤바뀌기는 어렵다. 

다만 경쟁의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과거에는 누가 더 많은 주문을 확보하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누가 비용 부담을 흡수하면서도 멤버십·커머스·물류를 결합해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내느냐가 경쟁의 본질이 되고 있다. 

이 구도에서는 배민의 새 주인이 정해지기 전까지 쿠팡이츠가 이 틈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여지도 있다. 

새 주인 따라 소비자 부담도 달라진다 

배민의 새 주인이 누구가 되느냐에 따라 배달비와 멤버십 혜택, 쿠폰 지급 방식 등도 달라질 수 있다. 인수 초기에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기 위해 할인 혜택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인수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수수료·광고비·배달비 구조를 손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네이버

네이버가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배민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생태계에 소속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소비자는 배달 주문 과정에서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멤버십 할인, 간편결제 혜택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특정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우버는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 호출과 음식배달 서비스를 함께 운영해온 사업자다. 국내에서 배민을 확보할 경우 배달 동선 최적화, 라이더 운영 효율화, 모빌리티 기반 물류 서비스 확대 등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배달 가능 지역, 예상 도착 시간, 즉시배송 서비스 범위 등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우버가 수익성 중심 전략을 강화해온 만큼 공격적인 할인 경쟁보다는 비용 효율화에 무게를 둘 가능성도 있다. 

알리바바 등 중국계 플랫폼이 인수 후보로 부상할 경우 자본력을 앞세운 초저가 프로모션과 커머스 연계가 변수로 거론된다. 다만 국내 1위 배달앱의 주문 데이터와 소비 패턴 정보가 중국 자본에 넘어가는 데 대한 사회적 반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혜택의 비용이 어디로 전가되느냐다. 무료배달과 쿠폰은 당장은 이익처럼 보이지만 플랫폼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경우 그 부담은 입점업체 수수료나 광고비, 배달비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외식업주가 부담한 비용이 메뉴 가격이나 배달 전용 가격에 반영되면서 결국 소비자가 다시 부담하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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