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이야기] “고민하는 시간이 아깝다”…추천 서비스에 돈 쓰는 사람들
[1인가구 이야기] “고민하는 시간이 아깝다”…추천 서비스에 돈 쓰는 사람들
  • 안지연
  • 승인 2026.05.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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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알고리즘·구독형 서비스 확산…‘선택 피로 감소’가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

“예전엔 뭘 볼지 찾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고르는 것 자체가 피곤해요.”

서울에서 혼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3) 씨는 최근 OTT 구독 서비스를 정리했다.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던 그는 최근 추천 기능이 잘 맞는 서비스만 남겼다. 작품을 찾는 시간보다 바로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받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선택지가 넘쳐나는 시대다. 콘텐츠와 쇼핑, 음식 배달, 음악, 여행은 물론 생성형 AI 서비스까지 수많은 플랫폼이 경쟁하고 있다. 문제는 정보 부족이 아니라 정보 과잉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무엇을 살까’보다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는 피로를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추천 알고리즘과 구독형 큐레이션 서비스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과거 구독경제가 ‘정기 결제’ 자체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소비자의 선택 시간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 맞춤형 추천 시대가 왔다. ⓒGettyImages
개인 맞춤형 추천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 ⓒGettyImages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OTT 시장이다. 국내 OTT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플랫폼들은 콘텐츠 확보뿐 아니라 개인화 추천 기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가 2025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OTT 가입자 점유율은 넷플릭스 31%, 티빙 16%, 쿠팡플레이 13%, 웨이브 11% 수준으로 집계됐다. 플랫폼 수가 늘어나면서 이용자 선택 부담도 함께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많이 제공하는 플랫폼”보다 “내 취향을 빨리 이해하는 플랫폼”을 선호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광고 제거보다 추천 정확도 때문에 프리미엄 요금제를 유지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추천 소비는 쇼핑 영역으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명을 검색했다면 최근에는 플랫폼이 구매 이력과 관심 상품을 분석해 먼저 제품을 제안하는 구조가 일반화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역시 AI 기반 추천 상품 노출과 큐레이션 기능 강화에 집중하는 추세다.

구독경제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쿠팡 와우처럼 쇼핑·콘텐츠·배송 혜택을 결합한 형태가 대표적이다. 단순히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검색과 비교 시간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1인가구와 소비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이런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함께 상의하거나 추천받을 사람이 없는 만큼 플랫폼 추천 기능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선택부터 장보기, 식사, 여행 예약까지 ‘대신 골라주는 서비스’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성형 AI 시장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사용자의 업무 패턴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자료와 아이디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역시 검색 도구를 넘어 ‘선택을 도와주는 서비스’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플랫폼 경쟁의 핵심이 콘텐츠나 상품 자체보다 추천 정확도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콘텐츠 과잉 시대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정보보다 ‘빠른 선택’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직접 검색해 비교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플랫폼이 먼저 취향을 분석해 제안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는 얼마나 정확하게 추천하느냐가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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