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콤보 가전 필요한 1인가구…미니가전으로 '욕망' 대체한다
[솔로이코노미] 콤보 가전 필요한 1인가구…미니가전으로 '욕망' 대체한다
  • 안지연
  • 승인 2026.06.04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과 LG가 올해 잇따라 내놓은 일체형 세탁건조기 '콤보'는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낸다.

실상 1인가구에게 절실한 제품이다. 공간도 시간도 부족한 자취생들이야말로 이런 통합 솔루션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작 콤보를 사는 건 내 집 마련을 하는 신혼부부다.

1인가구는 대신 미니세탁기와 미니건조기로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 

2024년 기준 1인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다. 이들에게 콤보 가전은 이상적인 솔루션이다. 세탁과 건조를 한 기기에서 끝내면 귀찮은 집안일을 줄일 수 있고, 퇴근 후 빨래를 돌려놓고 다음 날 아침 바로 꺼내 입을 수 있다.

하지만 1인가구가 콤보를 사기는 어렵다. 일단 가격이 문제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8일 출시한 비스포크 AI 콤보는 320만~430만원, LG전자 트롬 워시콤보는 367만~444만원이다.

보건복지부가 7월 31일 발표한 2026년 1인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256만4238원(세전)이다. 세후 실수령액은 190만원대다. 한 달 월급으로 콤보 가전을 살 수 없다.

주거 공간도 문제다. LG 워시타워 설치에 필요한 높이는 200cm다. 건축물방화구조규칙상 거실 천장 최소 높이가 210cm인 점을 감안하면 여유가 10cm밖에 없다. 최저주거기준 14㎡(4.2평) 원룸에 콤보를 들이면 다른 가구를 놓을 공간이 줄어든다.

기술적 한계도 있다. 소형 세탁·건조 일체형 제품은 건조 효율이 떨어지기 쉽다. 6kg 기준 드럼세탁기 건조는 4시간 걸리고 전력 2000W를 쓰지만, 별도 건조기는 1시간40분에 900W면 된다. 작은 용량에 건조 기능을 넣으면 시간도 전력도 더 든다. 이에 일각에서는 가전회사들이 1인가구용 소형 콤보를 안 만드는 건 외면이 아니라 만족스러운 기능 구현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양말 전용이 된 미니 건조기
양말 전용이 된 미니 건조기

2명이 합쳐지면 커지는 집?

가전사들은 대신 신혼부부를 겨냥한다. 이들은 결혼 후 평수 넓은 집으로 이사하고, 거기에 맞춰 대형 가전을 산다. 2인가구가 되면 집이 커진다는 시장 공식이 있는 셈이다. 가전사 입장에서는 비싼 통합 제품을 평수 큰 가구에 파는 게 합리적이다. 

그렇다고 1인가구가 욕망을 포기한 건 아니다. 통합이 안 되면 쪼개서라도 사는 상황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소형 음식물처리기 판매량은 약 10배 증가했다. 일반 선풍기 83%, 전기레인지 32%도 늘었다. 미니가전은 콤보의 가격 절반도 안 된다. 

1인가구가 집이 작아서 힘든 점은 콤보 하나로 해결할 일을 세탁기와 미니건조기 둘로 나눠 해결한다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가전회사는 시장 공식을 따르고 있고, 1인가구는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찾을 뿐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