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나란히 1인가구 관련 공약을 내놨다. 서울의 1인가구는 2024년 기준 166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9.9%를 차지한다. 이제 서울 가구 10곳 중 4곳이 1인가구인 셈이다.
다만 두 후보의 공약을 들여다보면, 순수한 의미의 ‘1인가구 전용 정책’보다는 기존 안전·주거·복지 정책에 1인가구 요소를 녹여낸 형태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독사 예방과 돌봄, 청년 주거 지원처럼 일부는 직접적인 1인가구 정책으로 볼 수 있지만, 상당수는 전체 시민 대상 정책과 경계가 겹친다.
정 후보는 고립·돌봄·생애마무리와 같은 1인가구의 사회적 취약성 대응에 초점을 맞췄고, 오 후보는 안전 인프라와 청년 자산 형성 등 생활 환경 개선에 무게를 뒀다.
정원오 “통합 지원센터·AI 기반 고독사 예방”
정원오 후보는 지난 5월 14일 1인가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 지원 공약인 ‘모두의 서울’을 발표했다. 핵심은 서울 전역의 1인가구 지원 기능을 한데 모으는 ‘서울 종합 1인가구지원센터’ 설치다.
위기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사회적 고립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맞춤형 지원까지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AI 행정 서비스인 ‘서울봇’ 고도화도 함께 추진해 복지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고독사 예방 대책도 공약에 포함됐다. 생애 마지막을 홀로 맞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장례주관자 사전 지정과 장례·추모 의사 등록을 연계한 ‘서울형 생애마무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전 분야에서는 안심귀갓길 전면 개편과 방범 IoT 확대를 통한 생활 안전망 강화를 내세웠다.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경찰·자치구·지원기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피해 대응부터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중장년층 지원 공약도 담겼다. 기존 50+재단을 ‘4050+재단’으로 확대 개편해 취업·훈련·일자리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 기반 돌봄 네트워크인 ‘이웃연결단’도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주거 정책에서는 현재 연 2만명 수준인 청년 월세 지원을 연 5만명 규모로 확대하고, 지원 기간도 10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임기 4년 동안 총 20만명에게 월 20만원씩 1년간 지원하는 구상이다.
또 성동구 모델인 ‘상생학사’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청년층의 보증금·월세 부담을 낮추고, 기숙사 7000가구·상생학사 2만가구·공공임대 2만3000가구 등 총 5만가구 규모의 청년주택 공급도 제시했다.
오세훈 “진료 동행·안심 인프라·청년 자산 형성”
오세훈 후보는 건강·복지·주거·안전 공약 전반에 1인가구 관련 내용을 분산 배치했다.
우선 혼자 병원을 찾기 어려운 1인가구와 고령층을 위해 진료 동행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안전 공약에서는 서울시 특별사법경찰 내 주취 폭력 및 시민 위협 행위 전담팀 신설을 내세웠다. 심야시간대 민원이 집중되는 먹자골목·공원·지하철역 일대에는 스마트 안심벨과 고해상도 CCTV를 추가 설치하고, 기존 안심귀가 시스템과 스마트폴 기반 안전 인프라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성과 청년 1인가구 밀집 지역에는 골목길 조도 개선과 LED 보안등 교체를 확대하고, 불법촬영 탐지 시스템이 상시 운영되는 ‘안심 클린 공중화장실’ 표준화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립 문제 대응에서는 50·60대 중장년 남성을 주요 대상으로 제시했다. 실직·이혼 등 행정 데이터를 활용해 위기 가구를 선제 발굴하고, AI와 카카오톡 기반 상시 안부 확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은둔·고립 청년 지원에는 2030년까지 1090억원을 투입하고, 전담 의료센터인 ‘청년 마음클리닉’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주거 정책에서는 무주택 청년이 원하는 12억원 이하 주택을 선택하면 SH공사가 매입하고, 청년은 집값의 20%만 부담하는 ‘서울내집’ 정책을 제시했다. 연 2000채씩 4년간 총 8000채 공급이 목표다.
이와 함께 신혼부부용 장기전세 ‘미리내집’ 2만호, 역세권 임대 ‘청년안심주택’ 2만호, 대학 신입생 대상 ‘새싹원룸’ 1만호 등을 포함한 ‘서울찬스 5종 주택’ 8만2000호 공급 체계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생활 밀착은 맞지만”…1인가구 특화 여부는 엇갈려
두 후보 공약을 생활 접점별로 보면 실제 체감 효과가 예상되는 지점은 분명 존재한다. 청년 월세 지원 확대나 병원 진료 동행, 고독사 예방 체계 구축 등은 혼자 사는 시민의 생활과 직접 맞닿아 있는 정책들이다.
다만 상당수 공약은 기존 시민 안전·복지 정책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1인가구 특화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CCTV 확대, 보안등 교체, 공공임대 공급, 정신건강 지원 등은 기본적으로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