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 앱을 열면 전세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2026년 1분기 기준 전국 전월세 계약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8.6%로, 2022년 48%에서 4년 만에 20%포인트 넘게 뛰었다.
전세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기준이 되는 임대차 유형이 서서히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변화가 가장 가파른 것은 빌라·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 시장이다. 서울 기준 2026년 1~5월 비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는 75.1%로, 지난해 같은 기간(71.1%)보다 4%포인트 올랐다. 오피스텔은 72.9%에서 77.7%로, 단독·다가구는 80.4%에서 84.9%로 각각 상승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2022~2023년 전세사기 여파가 세입자들의 전세 기피 심리를 자극했고, 고금리 시기 보증금 마련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금액을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계약이 늘었다.
여기에 임대차 2법이 겹쳤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 2법은 2020년 7월 말 시행됐다.
기존 세입자가 계약을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계약이 장기 유지됐고, 신규 세입자가 들어올 수 있는 전세 매물 자체가 줄었다. 이후 임대인들이 신규 계약 때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국토연구원은 2025년 임대차 제도 관련 연구에서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신규 임대차 계약의 가격 상승, 매물 감소, 분쟁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통해 2026~2027년 2년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서울 전역과 경기도 규제지역에 6만6000가구를 집중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직전 2년 규제지역 공급 실적인 3만6000가구의 약 두 배 규모다.
정부는 이 매입임대 주택의 임대료가 시중 전·월세 매물 대비 30~80% 저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차임 전환율 조정도 병행한다.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법정 월차임 전환율 산정 공식이 올해 1월 2일부터 기준금리+3.5%에서 기준금리+2%로 낮아졌다.
임대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세입자에게 물릴 수 있는 월세 상한을 낮춘 조치다.
계획의 규모는 크지만, 실행 속도는 계획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LH가 올해 1~4월 민간 사업자와 체결한 수도권 매입임대 약정은 총 3217가구다. 이는 올해 수도권 매입 목표(3만1014가구)의 10.4% 수준이다.
공급이 지체되는 배경에는 가격 문제가 있다. LH의 매입 단가 기준이 현재의 건축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민간 사업자가 선정돼도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가 사라지는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비싼 전세와 늘어나는 월세가 공존하는 것인지는 구분이 필요하다.
한국부동산원 2025년 집계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3.29%로 전셋값 상승률(3.06%)을 넘어섰다. 전세가 사라진 자리에 더 비싼 월세가 들어서는 구조다.
매입임대 물량이 실제로 공급 현장에 풀리기 시작하는 시점, 그리고 전환율 조정이 계약 현장에서 실질적인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가 올 하반기부터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