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사이에 자리 잡은 '힙불교'…불교 굿즈숍 '붓쯔' [직접 가봤습니다]
청년들 사이에 자리 잡은 '힙불교'…불교 굿즈숍 '붓쯔' [직접 가봤습니다]
  • 윤지원
  • 승인 2026.06.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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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스마트톡·생일초·향수까지…종교보다 취향으로 다가온 불교

MZ세대 사이에서 불교를 종교보다 하나의 문화·취향으로 소비하는 '힙불교'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열린 대구국제불교박람회는 사전 등록 관람객이 한 달 만에 1만 명을 넘기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템플스테이와 불교박람회에 이어 불교 굿즈까지 인기를 얻으면서 젊은 세대를 겨냥한 오프라인 굿즈숍도 등장했다.

지난 19일 문을 연 서울 종로구의 불교 굿즈숍 '붓쯔(BUTZZ)'를 직접 찾았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불교 굿즈숍 붓쯔 전경.

불교가 힙한 문화가 된 이유

최근 몇 년 사이 불교는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가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휴식과 마음 챙김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고, 불교박람회는 종교 행사라기보다 하나의 문화 축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 불교를 검색하면 연꽃 초와 염주, 불교 굿즈를 소개하는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하나의 유행처럼 소비되고 있다.

과거 종교가 신앙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취향과 경험,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불교를 문화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직접 찾은 붓쯔는 그 변화를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불교 굿즈 관련 게시물.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불교 굿즈 관련 게시물.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익숙한 불교용품점과는 달랐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화이트톤의 밝은 인테리어였다. 흔히 떠올리는 불교용품점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절이나 사찰 앞에서 볼 수 있는 어두운 분위기 대신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 강했다. 진열대 또한 물건을 빽빽하게 채우기보다 여백을 살려 감성 소품샵에 가까운 구성을 보였다.

기존 불교용품점이 염주와 향, 법구 등 종교적 의미를 지닌 물건 위주였다면, 붓쯔는 디자인과 일상성에 무게를 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기존 불교용품점과 달리 디자인과 일상성에 무게를 둔 점에서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나타나는 '힙불교' 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화이트톤 인테리어로 꾸며진 붓쯔 내부 모습.

십이지신 생일초부터 향수까지

굿즈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십이지신 모양의 생일초를 비롯해 스마트톡, 컵, 향수, 엽서, 리무버블 스티커 등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부처님과 불교적 상징을 기존의 엄숙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유쾌하고 독특하게 재해석했다는 점이었다. 헤드셋을 쓰고 있는 부처님, 풍선껌을 불고 있는 부처님 캐릭터의 스마트톡이 눈에 띄었고, 엽서와 리무버블 스티커 역시 불교 이미지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냈다. 불교가 어렵고 무거운 종교라는 기존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십이지신 생일초와 부처님 캐릭터 스마트톡.
부처님 디자인이 적용된 엽서와 리무버블 스티커.

"20·30대, 특히 여성 손님이 많이 찾아요"

매장을 둘러보던 중 붓쯔 관계자와 짧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주로 어떤 연령층이 많이 찾느냐는 질문에 붓쯔 관계자는 "20·30대 손님이 많이 찾고, 특히 여성 손님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진열된 상품이 전부인지 묻자 붓쯔 관계자는 "굿즈는 계속 새롭게 추가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교보다 취향으로 다가온 불교

직접 둘러본 붓쯔는 종교적인 공간이라기보다 취향을 담은 작은 소품샵에 가까웠다. 부처님과 불교적 상징을 무겁지 않고 친근하게 풀어낸 디자인은 종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게 만들고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하나의 디자인을 활용해 키링, 엽서, 스티커 등 여러 상품으로 확장한 경우가 많아 통일감은 있었지만 디자인의 다양성은 다소 제한적으로 느껴졌다. 앞으로 다양한 콘셉트와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된다면 선택의 폭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였다.

온라인 홍보 역시 아직은 활발한 편은 아니었다. 실제로 SNS 계정을 살펴보니 게시물 수가 많지 않았고, 개점 초기인 만큼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지는 모습은 아니었다. 경복궁과 광화문 등 주요 관광지와 가까운 입지를 고려하면 SNS를 활용한 콘텐츠가 더해질 경우 젊은 층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도 더욱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물론 굿즈를 구매한다고 해서 모두가 불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종교를 딱딱한 신앙의 영역이 아닌 취향과 문화, 경험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흐름은 분명해 보였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작은 매장이지만, 붓쯔는 왜 '힙불교'라는 말이 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종교를 어렵게 설명하기보다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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