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힙해졌다는데…'텍스트힙' 열풍 찾아 서점에 [직접 가봤습니다]
독서가 힙해졌다는데…'텍스트힙' 열풍 찾아 서점에 [직접 가봤습니다]
  • 윤지원
  • 승인 2026.06.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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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영풍문고 직접 찾아가 보니

SNS에서는 책을 읽는 모습이 하나의 취향으로 소비된다. 독서를 뜻하는 '텍스트(Text)'와 멋있다는 의미의 '힙(Hip)'을 합친 '텍스트힙'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책을 읽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거나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젊은 세대가 늘면서 독서가 새로운 문화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서점에서도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 직접 대형서점을 찾아 현장을 살펴봤다.

인스타그램에서 '책 추천'을 검색하면 수많은 게시물과 숏폼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에도 책과 관련된 콘텐츠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텍스트힙이라는 단어 역시 102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독서를 하나의 취향이자 라이프스타일로 소비하는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 인스타그램 '책 추천' 검색 결과 화면

판매 수치로도 확인된 독서 열풍 

이런 분위기는 판매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교보문고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도서 판매 동향에 따르면 소설 분야 판매 권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 전체 단행본 판매에서 소설이 차지하는 비중도 10.6%로, 상반기 국내도서 10권 중 1권은 소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실제 서점 현장에서도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을까.

지난 주말 서울 영풍문고 사당점과 교보문고 강남점을 찾았다. 주말 오후였지만 서점 안은 예상보다 붐볐다. 학생부터 직장인,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서가 사이를 오갔다. 특히 20~30대로 보이는 방문객들도 적지 않았다. 책을 꺼내 훑어보거나 추천 도서를 살펴보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교보문고 강남점 내 독서 공간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로 대부분의 자리가 채워져 있었다. 영풍문고 사당점 역시 신간 코너와 베스트셀러 코너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책을 둘러보고 있는 방문객들. 
영풍문고 사당점 베스트셀러 코너를 둘러보는 방문객들. 

베스트셀러 코너엔 SNS 화제작이 채웠다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는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난 소설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싱어송라이터 한로로의 소설 '자몽살구클럽'은 음악 팬덤을 중심으로 SNS에서 화제를 모은 뒤 출간 7개월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작품이다. 1992년 출간된 양귀자의 '모순' 역시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자리하고 있었다. 출간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SNS를 통해 재조명되며 새로운 독자층을 확보한 사례다.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소설 '급류'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교보문고 강남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열된 화제 도서들. 

인기가 많은 건 소설만이 아니었다

베스트셀러 코너를 벗어나 서점 전체를 돌아보니 특정 장르만 유독 붐비는 모습은 아니었다. 자기계발서와 에세이, 인문서 코너에서도 책을 고르는 방문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판매 통계에서는 소설의 강세가 나타났지만, 현장에서 만난 독자들의 관심은 다양한 분야로 퍼져 있었다. 특정 장르의 인기라기보다 책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인상도 받았다.

서점 안 독서 공간도 마찬가지였다. 방문객들은 책을 펼쳐 읽거나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한참 동안 자리를 지켰다. 일부는 서가 앞에 잠시 앉아 책을 읽기도 했다. 단순히 책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고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서가 앞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방문객들. 

텍스트힙, 서점 풍경도 바꿨을까

교보문고 통계에서 확인된 소설 판매 증가는 텍스트힙 열풍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SNS에서 화제가 된 작품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다만 현장에서 확인한 독자들의 관심은 소설 한 장르에만 머물지 않았다. 에세이, 자기계발서, 인문서 코너에서도 책을 고르는 방문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텍스트힙이 소설 열풍이라기보다 독서 자체를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인상이었다.

물론 서울 지역 대형서점 두 곳을 방문한 결과로, 이를 전체 독서 문화의 변화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다만 주말 오후 찾은 두 곳의 서점은 분명히 활기찼다. 20~30대로 보이는 젊은 방문객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텍스트힙이 서점 풍경을 바꾸고 있는지는 더 두고 봐야 할 문제지만, 적어도 이날 서점은 책을 읽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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