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못 뛰어든 중견건설사들…공공주택이 새 활로 됐다
재건축 못 뛰어든 중견건설사들…공공주택이 새 활로 됐다
  • 정단비
  • 승인 2026.07.0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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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보증금 부담 없고 미분양 리스크 낮아…금호·계룡·동부·우미 수주 잇따라

서울 핵심 정비사업 수주전이 대형 건설사 전용 무대로 굳어지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발을 들이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 금호건설, 계룡건설, 동부건설, 우미건설 등 중견사들이 LH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민참사업)으로 눈을 돌리며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입찰보증금만 수백억…정비사업은 대형사 전장

성동구 성수1지구 재개발은 공사비 2조원대 사업장으로, 조합은 시공사 후보가 내야 하는 입찰보증금으로 1000억원 현금을 제시했다. 예정 공사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강남구 압구정5구역은 800억원을, 성동구 성수4지구는 500억원 전액 현금을 요구하는 등 보증금 규모 자체가 상향 평준화되는 분위기다.

수치로도 격차는 선명하다.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올해 1~5월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23조68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상위 1~5위 건설사의 합산 수주액은 36조8589억원으로 6~10위 건설사 합계 11조8066억원의 3.1배였다. 중견·중소 건설사 건설 수주액은 2021년 34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15조7000억원으로 54.1% 감소했다.

압구정, 여의도, 성수, 목동 등 핵심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등 주요사가 사업 완주력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자금력과 책임준공 이행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 시장에서 중견사가 끼어들 틈은 좁다.

공공주택으로 돌린 이유, 토지·PF 부담 없다

중견 건설사들은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밀린 데다 고금리와 원가 상승까지 겹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는 평가다.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영업이익률 개선과 안정적인 수주잔고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참사업은 구조적으로 중견사에 유리하다.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가 설계·시공·분양을 맡는 구조로, 건설사는 토지 매입비와 금융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도급형으로 전환된 신규 물량은 미분양 책임까지 LH가 지게 돼 리스크가 더 줄었다.

LH 발주 물량 자체도 커졌다. LH는 올해 17조8839억원 규모의 공사·용역을 발주하며 주택사업 관련 발주가 전체의 68%를 차지한다. 전체 물량의 71%인 약 12조8000억원이 수도권과 3기 신도시에 배정됐다.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가 핵심이다.

금호·계룡·동부·우미, 수주 잇따라

금호건설의 전환이 가장 뚜렷하다. 금호건설은 2026년 전국 단지 9곳에서 4152가구를 공급한다. 지난해보다 약 2.3배 늘어난 것으로 2022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9개 단지 중 5개 단지가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물량으로 전체 공급량의 약 55%가 공공 기반 사업이다. 남양주 왕숙2, 하남 교산, 의왕군포안산,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및 공공택지 중심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계룡건설은 행정중심복합도시·광명시흥·고양창릉 등에서 수주 건수 기준 국내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인천도시공사와 검암 S-2BL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1529억6774만원으로 계룡건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의 5.3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동부건설도 의왕·군포·안산 S1-1·S1-3블록 민간참여형 공공주택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검암 S-3BL·B-1BL, 평택 고덕 A-12·27·65BL 등의 민간참여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우미건설도 사업비 3000억원에 달하는 고양창릉 S-1블록과 의정부법조타운 S-2블록에 대한 통합형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 사업 우선협상 지위를 확보했다.

활로가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

변수는 두 가지다. 2026년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6.88로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했다. 아스콘·철근 등 주요 자재 가격 강세로 공사비 오름세가 확대되며 건설업체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공공주택 특성상 공사비 상승분을 분양가에 전가하기 어렵다.

대형사의 공공시장 복귀도 변수다. 최근에는 민참사업마저 대형사들이 차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과 DL이앤씨, GS건설이 민참사업 확대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도봉구 성대야구장 부지 민참사업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참여하며 수주전에 나섰다.

정비사업에서 밀려난 중견사들이 찾은 공공주택이라는 활로에 이번에는 대형사들이 따라 들어오고 있다. 이 시장마저 좁아지면 중견 건설사들은 또 한 번 다음 출구를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한편 LH는 올해 민참사업을 통해 전국 42개 블록에서 2만6000가구 착공을 추진한다. 기공모분 약 1만 가구(2조7000억원대)를 포함하며, 신규공모분 약 1만8000가구는 상반기 중 공모를 마치고 그중 1만6000가구의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사업물량 중 약 8000호는 9·7 대책에 따라 LH 직접시행 방식으로 추진된다. LH는 올해 1월 30일 첫 공모를 시행했으며, 인천영종·양주회천 등 4개 지구 6개 블록 약 3000가구가 대상이었다. 4월에는 위례업무용지 등 도심유휴부지와 수원당수 등 용도전환 지구를 포함한 21개 블록 1만5000가구 공모도 추가로 시행했다.

건설업계에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GettyImages
건설업계에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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