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된 건 하루아침이 아니다"…빈곤층 중장년 1인가구는 어떻게 '혼자' 남게 됐나
"혼자가 된 건 하루아침이 아니다"…빈곤층 중장년 1인가구는 어떻게 '혼자' 남게 됐나
  • 김영호
  • 승인 2026.07.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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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가난부터 가족 해체까지

중장년 1인가구의 빈곤과 사회적 고립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린 시절의 가난과 조기 노동, 건강 악화, 가족 갈등 등이 생애 전반에 걸쳐 누적되면서 현재의 삶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빈곤층 중장년의 1인가구 형성 과정과 현재 생활에 대한 질적연구'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50~64세 기초생활수급자 1인가구 19명을 대상으로 초점집단면접(FGI)을 실시해, 이들이 1인가구가 된 과정과 현재 겪는 어려움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인터뷰 내용을 분석한 결과 ▲1인가구 형성 과정 ▲현재 일상생활의 어려움 ▲외롭고 의미를 잃은 삶 등 세 가지 핵심 주제를 도출했다.

참여자들의 삶은 어린 시절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가난으로 학업을 중단하거나 어린 나이에 생계를 위해 일을 시작했고, 부모의 이혼과 가족 해체, 시설 생활, 소년가장 경험 등을 겪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경험이 생애 전반에 걸쳐 불이익이 누적되는 과정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동도 또 다른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투잡과 쓰리잡, 장시간 노동, 야간근무 등을 반복했으며, 그 결과 뇌졸중과 만성질환, 우울증, 공황장애 등 건강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건강 악화는 다시 실직과 소득 감소로 이어졌고, 일부는 가족 갈등과 이혼, 관계 단절까지 경험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생활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은 계속됐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등을 합쳐 월 80~90만원 정도를 지원받고 있지만, 월세와 관리비 등 고정지출을 제외하면 실제 생활비는 크게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주거환경 역시 열악한 사례가 많았다. 고시원이나 좁은 원룸에 거주하는 참여자들은 협소한 공간과 소음, 냉난방 부족, 월세 부담 등을 일상적인 어려움으로 꼽았다.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사회적 고립도 주요 문제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가족과 친구 관계가 점차 줄어들면서 외로움이 일상화됐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개인의 선택이나 단일 사건의 결과라기보다 생애 전반에 걸쳐 누적된 불이익과 사회적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생계, 주거, 건강, 사회적 관계가 서로 얽혀 있는 만큼 개별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생계급여 현실화와 신체·정신 통합 건강관리, 사회적 관계 회복을 지원하는 '사회적 처방' 등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현재의 빈곤이나 고립 상태만이 아니라, 빈곤층 중장년이 어떤 삶의 과정을 거쳐 1인가구가 됐는지를 질적으로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중장년 1인가구에 대한 지원 역시 현재의 위기 대응에 그치지 않고, 생애 과정에서 누적된 취약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2018년 외로움부 장관을, 일본은 2021년 고독·고립 담당 대신을 신설한 가운데 한국은 서울시가 2025년 돌봄·고독정책관을 지자체 최초로 설치하며 외로움을 공공 의제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미지=Flux AI 생성)
(이미지=Flux AI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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