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POP] 작품 앞에서 시작된 선택…'진품'일까, '모작'일까 맞혀보는 이색 전시
[현장POP] 작품 앞에서 시작된 선택…'진품'일까, '모작'일까 맞혀보는 이색 전시
  • 윤지원
  • 승인 2026.07.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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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R 카드에 답 쓰고 손전등으로 비추며 관람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전시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전시를 즐기는 방식도 이에 맞춰 달라지는 모습이다.

서울 용산구 보광로 갤러리신라 서울에서 오는 8월 15일까지 열리는 '진품명품 : What We See'는 진품과 모작을 직접 구분하며 관람하는 참여형 전시다. 작품의 원본성과 복제, 그리고 작품을 둘러싼 정보가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험을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직접 현장을 찾아 일반 미술 전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둘러봤다.

작품 감상과 함께 직접 판단하는 전시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람객에게 손전등과 안내도, OMR 형식의 답안지가 제공된다. 관람객은 전시된 작품을 둘러보며 진품과 모작을 직접 구분한 뒤 답안지에 정답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전시에 참여한다.

일반 미술 전시에서는 작품을 감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이 진품인지 모작인지 판단해야 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작품 하나하나를 오래 바라보게 되었다.

미술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참여는 어렵지 않았다. 작품 앞에 서면 쉽게 답을 고르기 어려웠지만, 진품과 모작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게 됐고,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퀴즈를 풀듯 흥미롭게 전시를 즐길 수 있었다.

관람객에게 제공되는 준비물(안내도,OMR형식의 답안지,손전등)

손전등 하나로 달라진 관람 방식

6층 전시장은 조명이 어둡게 연출돼 있어 지급받은 손전등으로 작품을 비춰가며 관람한다.

손전등으로 작품을 비추며 감상하는 방식은 일반 전시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요소였다. 작품 가까이 다가가 세부 표현을 확인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 작품 앞에서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다.

진품과 모작을 구분해야 하는 만큼 평소보다 꼼꼼하게 살펴보았지만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손전등으로 직접 작품을 살펴봤다.
전시가 진행 중인 갤러리 내부 모습 

모작 체험부터 AI 활용까지…다양한 참여 요소

7층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이어진다.

직접 작품을 모작해 벽면에 붙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으며, 이미 여러 관람객이 남긴 모작 작품도 확인할 수 있었다. 

AI를 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작업도 전시돼 있었다. 옆에는 이를 감상한 뒤 직접 생성형 AI로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어보는 체험이 마련돼 있었다. 

전시 마지막에는 진품과 모조품 가방을 구분하는 문제도 마련되어 있어 그림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를 통해 전시 주제를 풀어냈다.

관람객이 직접 모작을 그려 참여하는 공간
AI를 활용한 작품을 감상한 뒤 생성형 AI로 이미지를 만들어보는 체험 공간
진품과 모조품 가방을 직접 구분해보는 공간 

정답을 확인한 뒤 달라지는 작품의 인상

모든 문제를 푼 뒤에는 직원이 정답을 안내해준다.

처음에는 모작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이 진품인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진품이라고 확신했던 작품이 모작인 경우도 있었다. 정답을 알고 다시 작품을 바라보니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감상 방식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모작 제작 방식도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AI를 활용한 작품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갤러리 관계자는 "모작은 AI가 아니라 사람이 직접 제작한 작품"이라며 "원작을 다른 작가에게 보여준 뒤 이를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체험 요소가 더해진 전시, 관람객 발길 이어져

갤러리 관계자는 "일반 전시보다 체험형 전시를 찾는 관람객이 확실히 많은 편"이라며 "작품에 몰입하는 정도는 일반 전시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지만,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시를 찾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OMR 답안 작성, 손전등 관람, 모작 그리기, AI 이미지 생성 등 전시 전반에 다양한 참여 요소가 배치돼 있어 일반 전시보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비중이 높은 구성이었다.

직접 참여하며 완성하는 전시

직접 둘러본 결과 관람 시간은 약 20~30분 정도 소요됐다. 작품을 얼마나 자세히 살펴보느냐에 따라 소요 시간은 달라질 수 있으며, 혼자 방문하면 자신의 판단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고, 친구와 함께라면 서로의 답을 비교하며 즐길 수도 있다.

정답은 관람을 마친 뒤 직원이 직접 안내하는 방식으로, OMR 결과를 확인하거나 점수를 비교할 수 있는 절차는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전시 특성상 작품명과 작가 정보가 별도로 표시되지 않아 관람 중에는 작품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관람을 마친 뒤 원작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안내가 함께 제공된다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현재는 현장 직원에게 문의하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진품명품 : What We See'는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판단하고 비교하며 참여하도록 구성된 전시다. 진품과 모작의 경계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오래 들여다보게 되고, 평소 미술관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관람 방식도 체험할 수 있었다. 직접 참여하는 전시를 선호하거나 작품을 색다른 방식으로 감상해보고 싶은 관람객에게 적합한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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