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부터 장마가 시작됐다. 동시에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에어컨·선풍기 사용도 급증한다. 문제는 장마철 습기와 냉방기 동시 가동이 겹치면서 자취방 전기 사고 위험이 한 해 중 가장 높아진다는 점이다.
여름철에는 냉방기 화재가 늘어난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처음 꺼내 틀거나, 오래된 기기를 점검 없이 계속 쓰면서 전기 과부하나 단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멀티탭 하나에 에어컨·선풍기 꽂으면 과부하
고전력 가전을 멀티탭에 꽂지 않는 게 원칙이다. 에어컨 실외기는 소비전력이 더 높아 별도 전용 콘센트에 연결해야 한다. 그런데 자취방은 콘센트가 부족해 멀티탭 하나에 에어컨·선풍기·노트북 충전기를 함께 꽂는 일이 흔하다.
멀티탭이 뜨거워지거나 타는 냄새가 나면 이미 과부하 상태다. 플러그 주변이 변색됐거나 전원이 깜빡이는 것도 경고 신호다. 차단기가 내려가기 전에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차단기 기능이 있는 고용량 멀티탭이라도, 정격 용량을 넘기면 소용없다. 에어컨은 벽면 콘센트에 직접 꽂는 게 원칙이다.
장마철엔 누전차단기 시험 버튼부터 눌러라
집중호우로 습기가 차거나 물이 스며들면 누전 위험이 커진다. 가정용 누전차단기는 차단기 옆 '시험 버튼'을 눌러 점검할 수 있다. 버튼을 눌렀을 때 전기가 차단되면 정상이다. 장마 시작 전에 한 번, 장마 중에도 한 번씩 눌러보는 게 좋다.
침수된 가전제품은 완전히 마른 뒤에만 전원을 연결해야 한다. 젖은 상태에서 전원을 넣으면 합선이나 감전 사고로 이어진다. 전선이나 콘센트 피복이 손상됐는지,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습기가 많은 곳에 콘센트가 있으면 물기가 스며들 수 있다.
에어컨 실외기 전선, 한 번이라도 봤는가
에어컨 실외기는 베란다나 외벽에 달려 있어 평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데 실외기 전원선이 오래돼 피복이 벗겨지거나, 비바람에 노출된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여름 시즌 첫 가동 전에 실외기 주변을 한 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실외기 주변에 먼지나 이물질이 쌓여 있으면 열 배출이 안 돼 과열된다. 배수 호스가 막혀 물이 고이는 것도 문제다. 에어컨 필터는 정기적으로 청소해야 하지만, 실외기는 아예 잊고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 번이라도 확인하면 된다.
가스레인지 쓴다면 환기는 필수
자취방에 가스레인지가 있다면 환기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장마철엔 창문을 닫아두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내 공기가 정체된다. 가스를 사용한 뒤 환기를 안 하면 일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간다. 가스 냄새가 나면 환기부터 하고, 불꽃 없이 창문을 열어야 한다. 전등 스위치도 스파크가 일어날 수 있어 누르지 않는다.
가스 중간밸브를 잠그는 습관도 중요하다. 외출할 때, 자기 전에 중간밸브를 잠그면 만에 하나 있을 누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가스 점검은 도시가스 사업자가 정기적으로 방문하지만, 자취생은 일정을 놓치기 쉽다. 점검 안내문이 오면 날짜를 맞춰두는 게 좋다.
여름철 자취방 안전 체크리스트
□ 에어컨·선풍기는 벽면 콘센트에 직접 연결 (멀티탭 사용 최소화)
□ 멀티탭 정격 용량 확인, 고전력 기기는 단독 사용
□ 누전차단기 시험 버튼 눌러 작동 확인 (장마 전·중 각 1회)
□ 에어컨 실외기 전선·배수 호스 점검, 주변 이물질 제거
□ 침수된 가전제품은 완전히 건조 후 전원 연결
□ 전선·콘센트 피복 손상 여부 확인
□ 가스 사용 후 환기, 외출·취침 전 중간밸브 잠금
□ 미사용 전열기구 플러그 뽑기
□ 전기안전공사 각 사업소에 안전점검 신청 가능 (일반 가정 무료)
혼자 사는 집은 작은 전기 이상도 발견하기 어렵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한 번, 무더위가 본격화되기 전 한 번, 집 안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