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퇴직금 밀렸는데 매장부터 재개…홈플러스 2000억 어디에 쓰나 
임금·퇴직금 밀렸는데 매장부터 재개…홈플러스 2000억 어디에 쓰나 
  • 김다솜
  • 승인 2026.07.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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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퇴직금만 840억원 추산
상품대금·임대료 내고 67개 점포 매대도 채워야
PB·식품 중심 소형 매장으로 비용 절감 추진 

파산 위기에 몰렸던 홈플러스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하면서 임시휴업 중인 핵심 점포 67곳의 영업 재개를 추진한다. 다만 밀린 임금과 퇴직금, 협력업체 미지급 대금이 쌓인 상황에서 상품 매입과 임대료 등 영업 재개 비용까지 동시에 부담해야 해 자금의 사용 순서를 둘러싼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긴급 운영자금인 DIP 대출금이 집행되는 대로 임시휴업 중인 67개 핵심 점포의 문을 다시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확보한 자금은 상품대금과 연체 임대료, 전기·수도 등 유틸리티 비용을 포함한 매장 운영비에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지급이 늦어진 직원 급여와 소상공인 협력업체 미정산 대금도 함께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2000억원을 나눠 써야 할 곳이 이미 여러 갈래로 쌓여 있다는 점이다. 

체불임금·퇴직금만 최소 840억원 

정부가 집계한 홈플러스의 6월분 체불임금은 약 333억원이다. 홈플러스가 지난 13일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6월 급여의 40%를 지급한 점을 고려하면 남은 체불임금은 약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퇴직자에게 지급하지 못한 돈도 남아 있다. 홈플러스는 자금 부족으로 퇴직월 급여와 잔여 연차수당 등 근로정산금,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회사 부담금,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지급이 미뤄졌다고 안내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미직브 퇴직금 규모는 약 640억원이다. 남은 6월분 임금과 퇴직금만 합쳐도 약 840억원으로, 확보한 긴급 운영자금의 40%가 넘는다. 

여기에 납품업체가 받지 못한 기존 상품대금도 해결해야 한다. 일부 중소 협력업체의 미정산금은 업체당 평균 7억7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홈플러스는 기존 미정산 대금과 별도로 새로 납품되는 상품의 대금을 우선 지급하는 방안 등을 놓고 협력업체들과 공급 재개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들이 다시 상품을 공급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홈플러스 서울남현점 계산대. 직원이 있는 계산대는 한 곳뿐이고 나머지는 운영을 멈춘 상태다.<br>
홈플러스 서울남현점 계산대

문을 열려면 또 돈이 든다 

체불 비용을 지급하는 것만으로 점포 영업이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비어 있는 매대를 채우기 위한 신규 상품 매입비와 연체 임대료, 전기·수도요금 등 매장 운영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홈플러스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생필품 등 판매 회전율이 높은 상품부터 확보해 매출과 현금 흐름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사업은 수도권 16개 점포를 중심으로 먼저 재개한 뒤 배송 권역을 단계적으로 넓힐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2000억원으로 67개 점포의 모든 상품군을 한꺼번에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제품과 같은 단가가 높은 상품은 줄이고 식료품과 생활필수품 위주로 매장을 먼저 열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영업 재개가 늦어져도 비용은 계속 발생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필수 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을 휴직 상태로 전환했다. 회사는 휴직 직원에게 평균임금의 70% 수준인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도 휴업수당과 임대료 등 고정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영업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금 부담은 커진다. 반대로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문을 열 경우 상품 부족과 최소 인력 운영으로 정상적인 매장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 

‘한국판 트레이더조’도 비용 절감에 초점 

홈플러스는 영업 재개 이후 기존 대형마트 운영 방식도 바꿀 계획이다. 복층으로 운영되던 대형 매장을 약 1000평 규모의 단층 매장으로 줄이고 식품과 자체브랜드 상품, 판매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중심으로 상품 구성을 단순화한다. 

상품 종류와 매장 면적, 운영 인력을 줄여 고정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자체브랜드 상품 비중이 높고 비교적 작은 매장에서 식품과 생필품을 판매하는 미국 유통업체 트레이더조와 유사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의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개편은 새로운 성장 모델을 도입하는 동시에 부족한 자금과 인력으로 점포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 절감책의 성격도 강하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가 끝나기 전까지 구조혁신 작업을 마치고 본사와 대형마트, 온라인 사업의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임시휴업 중인 부실 점포 37곳은 남은 회생기간 동안 폐점하고 재개 대상인 67개 점포도 최소 인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노사는 오는 27일 점포별 영업 재개 일정과 인력 운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이 9월 4일로 다가온 가운데 협력업체의 납품 재개 여부와 체불임금·퇴직금 지급 일정, 실제 점포 재개 시점이 홈플러스 정상화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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