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혜택 좋다는데'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정작 청년들은 왜 냉랭할까 
[뉴스줌인] '혜택 좋다는데'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정작 청년들은 왜 냉랭할까 
  • 김다솜
  • 승인 2026.08.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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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출시 예정…4억원 이하 비아파트 구입 청년 지원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낮은 금리 검토·생애최초 LTV 우대도 유지
청년 79.7% 첫 집으로 아파트 선호…환금성·자산가치 우려 여전 

정부가 청년들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추기 위해 내년 1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출시한다. 빌라·오피스텔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비아파트를 구입하는 청년에게 낮은 금리와 높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제공해 월세 부담을 자가 마련으로 돌리겠다는 취지다. 

조건만 보면 기존 정책대출보다 혜택이 크지만 정작 청년층에서는 “굳이 빌라를 사야 하느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에 따르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생애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 가운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경우 이용할 수 있다.

대상은 4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는 LTV 70%, 그 외 지역에서는 최대 80%가 적용된다. 연간 3조원씩 우선 2년간 총 6조원 규모로 공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핵심은 ‘월세 수준의 부담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금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낮은 3% 안팎의 우대금리가 검토되고 있다. 금융위가 제시한 예시대로 2억원을 30년 만기, 연 3.0% 금리로 빌리면 월 원리금 상환액은 약 85만원이다. 정부가 제시한 비아파트 평균 월세 약 8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일반 아낌e-보금자리론 금리가 만기에 따라 연 4.90~5.2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가 실제 3% 안팎으로 확정될 경우 체감 혜택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으로 첫 집을 샀다고 해서 향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주어지는 LTV 우대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생애최초 우대 혜택은 한 번 사용하면 소진되지만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해 비아파트를 구입한 경우에는 향후 해당 주택을 처분하고 다시 무주택 상태에서 다른 주택을 살 때 생애최초 LTV 우대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아파트를 첫 집으로 마련한 뒤 향후 아파트 등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주거 사다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주거용 오피스텔도 지원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다만 현행법상 보금자리론은 법적으로 주택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어 정부는 올해 하반기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실제 대출 한도는 주택 매매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빌라는 아파트처럼 동일 단지와 면적의 거래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금융기관이 감정평가 등을 통해 담보가치를 별도로 산정한다.

가령 2억원짜리 빌라를 사면서 LTV 80%를 적용받는다고 해도 반드시 1억6000만원을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이 해당 주택의 담보가치를 매매가격보다 낮게 평가하면 대출 가능 금액 역시 줄어든다. 계약 전 예상 담보평가액과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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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은 큰데…“첫 집은 아파트”라는 청년들

조건만 놓고 보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기존보다 청년에게 유리한 정책상품이다. 하지만 정책 발표 이후 청년층에서는 오히려 비판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유는 대출 조건보다 ‘어떤 집을 사느냐’에 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정책 과제: 청년 주거안정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가구주의 79.7%는 생애최초 주택으로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현재 비아파트에 사는 청년이 적어서도 아니다. 청년 가구의 51.0%가 비아파트에 임차로 거주하고 있지만 비아파트를 자가로 보유한 비율은 4.5%에 불과했다. 전체 가구의 비아파트 자가 비율인 20.5%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빌라나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것’과 이를 직접 ‘구입하는 것’ 사이에 뚜렷한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청년들이 비아파트 구입을 꺼리는 이유로는 환금성과 자산가치가 꼽힌다. 청년층에게 생애 첫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향후 더 나은 주택으로 이동하기 위한 자산 역할도 한다. 가격이 오르지 않거나 필요할 때 제값에 팔기 어려운 주택이라면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가격 흐름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16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수도권·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빌라의 매매가격지수는 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소비자물가지수가 25.5% 상승한 가운데 전국 평균 빌라 가격 상승률은 23.3%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서울에서는 ‘4억원 이하’라는 기준도 걸림돌이 된다. 지난 7월 기준 서울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3억8368만원으로 정책 대상 상한인 4억원에 이미 근접했다. 동남권 평균 가격은 5억7594만원, 도심권은 5억7229만원으로 4억원을 크게 넘어선다. 입지와 향후 매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지역일수록 대상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정책 발표 이후 온라인에서는 “빌라는 가격이 떨어질까 걱정된다”, “나중에 아파트로 갈아타기 어려울 것 같다”, “차라리 월세로 살면서 아파트 매입 자금을 모으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정부는 청년들에게 비아파트 구입을 강요하는 정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파트를 원하는 청년은 기존 보금자리론 등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비아파트에 거주하면서도 자가 마련을 원하는 청년에게 선택지를 하나 더 제공하는 제도라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비아파트를 대상으로 제도를 시행한 뒤 시장 상황에 따라 아파트 적용 여부 등 보완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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