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인가구 29.7%, 2인가구 17.8%
겨울 저녁, 집에 들어와도 코트를 벗지 않는다. 보일러를 켜는 대신 담요를 한 장 더 꺼낸다. 유럽에서 혼자 사는 사람 여덟 명 중 한 명이 이런 겨울을 보낸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 유로스타트가 집계한 2024년 자료를 보면, EU 27개국에서 집을 적절히 따뜻하게 유지할 여유가 없다고 답한 인구는 전체의 9.2%다. 가구 유형별로 나누면 1인가구가 12.5%, 2인가구가 7.5%다.
이 조사는 난방을 얼마나 켜는지가 아니라 난방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혼자 사는 집이 난방을 덜 하기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할 여유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그만큼 높다.
소득이 낮은 탓만은 아니다
중위소득 60% 이상인 층에서도 1인가구는 10.0%, 2인가구는 6.4%가 난방할 여유가 없다고 답했다. 빈곤위험이 없는 사람들만 놓고 봐도 혼자 사는 집이 더 높다.
오히려 빈곤위험이 있는 층에서는 격차가 작았다. 1인가구 19.5%, 2인가구 16.5%다. 소득이 낮으면 가구 형태와 상관없이 난방이 어려워진다.
집세를 혼자 낸다…소득의 29.7%
차이는 집세에서 나온다.
유로스타트 자료를 보면 2024년 EU 27개국에서 주거비가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인가구가 29.7%, 2인가구가 17.8%다. 같은 집에 살아도 둘이면 반씩 내고 혼자면 전부 낸다. 집세와 관리비는 사는 사람 수에 따라 줄지 않는다.
소득이 넉넉한 쪽도 같다. 빈곤위험이 없는 층에서 주거비 비율은 1인가구 23.9%, 2인가구 15.5%다.
난방비는 집세를 내고 남은 돈에서 나간다. 혼자 사는 집은 그 돈이 적을 수밖에 없다.
1인가구 48.8%가 세입자
집을 고칠 수 있는지도 다르다. 유로스타트 자료를 보면 EU 27개국에서 세입자로 사는 비율은 1인가구가 48.8%, 2인가구가 28.0%다. 혼자 사는 집은 절반가량이 남의 집이다.
창문과 단열재, 보일러를 바꾸는 것은 집주인이 결정한다. 세입자는 난방비를 내면서도 단열이 안 되는 집을 그대로 쓴다.
여성 1인가구 13.1%, 남성 1인가구 11.6%
가구 유형을 더 나누면 한부모 가구가 15.1%로 가장 높다. 여성 1인가구 13.1%, 1인가구 전체 12.5%, 남성 1인가구 11.6%가 뒤를 이었다. 성인 3인 이상 가구는 8.9%, 2인가구는 7.5%다.
65세 이상 1인가구는 11.9%로 65세 미만 1인가구 12.9%보다 낮았다. 고령층보다 젊은 1인가구에서 난방 어려움이 더 많이 나타났다.
32개국 전부에서 1인가구가 더 높았다
유로스타트가 두 가구 유형을 함께 집계한 32개국을 확인한 결과, 1인가구가 2인가구보다 난방 여유가 있는 나라는 한 곳도 없었다.
격차가 가장 큰 곳은 그리스로 10.4%p다. 리투아니아 9.8%p, 불가리아 8.6%p가 뒤를 이었다.
소득 수준이 높은 네덜란드에서도 1인가구 13.5%, 2인가구 5.7%로 7.8%p 차이가 났다. 가장 작은 곳은 스위스로 0.5%p다.
1인가구의 난방 어려움 자체가 가장 높은 곳은 북마케도니아 29.6%, 불가리아 27.8%, 리투아니아 27.6%, 그리스 27.4% 순이다.
한편 유로스타트 자료를 보면 1인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리투아니아로 2025년 기준 전체 가구의 55.7%다. 이 나라에서 난방할 여유가 없다고 답한 1인가구는 27.6%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