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투자 추진전략'에서 내세운 대표 수치는 '청년 1인당 34세까지 최대 1억9582만원'이다. 다만 이 계산에는 전제가 붙어 있다.
2027년 지방우대지역에서 태어나, 부모 소득이 기준중위소득 100%인 경우를 가정한 값이라는 것이다.
이번 대책에서 새로 생기는 현금성 지원 상당수도 결혼과 출산을 전제로 한다. 소득 제한 없이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에게는 생애 한 번 100만원이 지급되고, 출산 시에는 출생 순위와 거주지역에 따라 1000만~2000만원이 네 차례로 나뉘어 들어온다.
아동수당·부모급여·첫만남이용권을 통합해 새로 만드는 아동기본수당은 0~1세 자녀에게 월 최대 60만원, 2~12세 자녀에게 월 최대 30만원을 지급한다. 신혼부부라면 부부 중 한 명만 소득 기준을 충족해도 정책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완화 조치도 함께 들어갔다.
정부는 이 방향을 '역진적인 혼인·출산·입양세액공제를 재정전환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소득이 높을수록 유리했던 세액공제 방식 대신 정액 현금 지원으로 바꿔 저소득 신혼부부와 출산 가구에 더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취지다.
다시 말해 이번 개편은 결혼·출산을 이미 선택한 사람들 사이의 형평을 개선한 것이지, 결혼하지 않은 청년과 결혼한 청년 사이의 형평을 겨냥한 설계는 아니다.
이번 전략에서 1인가구 청년을 위한 대책은 보편적 청년 정책인 주거·자산형성·일자리 지원 쪽으로 좁혀진다. 현재 국내 1인가구는 840만 가구가 넘는다.
청년월세나 청년미래적금, 첫경력 프로젝트 같은 지원은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열려 있지만, 43.3조원으로 늘어난 생애 투자 예산 가운데 혼인지원금과 아이맞이지원금, 아동기본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혼·출산을 선택하지 않은 청년에게는 애초에 해당되지 않는 몫이다.
결국 정부가 그리는 '청년의 성장 사다리'는 자립 이후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전제로 설계돼 있고, 그 경로를 택하지 않은 청년의 사다리는 멈춰 있는 셈이다.
한편 국내 1인가구는 824만여 가구로, 일반가구의 36.6%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30대 1인가구는 17.5%, 20대 이하는 16.9%를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