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결혼해서 집 산 친구들이 승자"…혼인율 반등에 숨은 셈법
[이슈talk] "결혼해서 집 산 친구들이 승자"…혼인율 반등에 숨은 셈법
  • 김영호
  • 승인 2026.09.11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혼인율 반등세가 심상치 않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국내 혼인건수는 2022년 19만1700건으로 3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023년 19만3657건, 2024년 22만2412건, 2025년 24만326건으로 3년 연속 늘고 있다.

올해도 흐름은 이어져 1~5월 누적 혼인건수는 10만3299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했다.

이 반등을 바라보는 온라인 커뮤니티 민심은 복잡하다. "결혼해서 집 산 친구들이 승자"라는 말이 공감을 얻고 있고, 미혼을 사이에서는 그 결정이 옳았는지 회의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혼자서는 소득을 아무리 모아도 자산을 불리기 어려운데, 결혼한 친구나 선배는 소득과 시드머니를 합쳐 청약과 대출 문턱을 넘고 자산을 불려간다는 체감이 배경으로 꼽힌다.

체감은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국가데이터처의 '가구주 혼인상태별 자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혼 가구의 평균 자산은 7억8637만원으로, 이 가운데 부동산이 5억6889만원(72%)을 차지했다.

미혼 가구의 평균 자산은 2억3950만원으로 기혼 가구의 3분의1 수준에 그쳤고, 부동산 자산은 1억3053만원으로 격차가 더 컸다. 이 격차는 2017년 3억71만원에서 지난해 5억4687만원으로 8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벌어져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산 증가율도 기혼 가구가 65.2%인 반면 미혼 가구는 36.5%에 머물렀다.

결혼이 '1+1 전략'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신혼부부 통계를 보면 혼인신고 5년 이내 초혼 신혼부부 중 맞벌이 비중은 59.7%로 전년보다 1.5%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정부 정책도 힘을 보탰다.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에게 1인당 50만원씩 최대 100만원의 세액공제에 이어 내년부터는 정부가 아예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더불어 신혼부부 전용 디딤돌 대출과 신생아 특례 대출 등 저금리 정책금융을 확대하면서 혼인신고에 따른 이른바 '결혼 페널티'가 상당 부분 줄었다는 평가다.

둘이 합쳐 소득을 늘리고 정책 혜택까지 받으면 신혼집 마련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는 인식이 20~30대 사이에 퍼진 배경이다.

다만 인과관계를 뒤집어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애초에 자산 여력이 있는 사람이 결혼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30대 후반 남성의 혼인 비율은 소득 하위 10%에서 47%에 그친 반면 상위 10%에서는 91%에 달했다.

결혼이 자산을 불려주는 것인지, 자산이 있어야 결혼이 가능해진 것인지 순서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온라인상의 정서는 후자보다 전자 쪽으로 기울어 있다. 결혼을 계기로 자산을 합쳐 임장을 다니고, 웨딩 비용이 매년 오르니 미룰수록 손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혼자 사는 삶을 지속하려는 이들에게는 이런 흐름이 또 다른 형태의 압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혼인 건수와 1인가구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GettyImages
ⓒGettyImag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