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인가구 비율이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 9월 29일 발표한 2025년 국세조사 인구·세대 기본집계에 따르면 일본의 단독세대는 2368만9000가구로 전체 일반가구 5718만2000가구의 41.4%를 차지했다. 2020년 38.0%에서 3.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제 일본에서는 다섯 집 가운데 두 집 이상이 혼자 사는 가구인 셈이다.
일반가구의 평균 가구원 수도 2.10명까지 줄었다. 일반가구 수는 2020년보다 늘었지만, 가구당 인원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인구는 줄고, 가구는 늘었다
같은 조사에서 일본 총인구는 1억2297만3000명으로 2020년보다 317만4000명, 2.5% 감소했다. 반면 일반가구 수는 증가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가구 수가 늘어난 배경에는 1인가구 확대가 있다. 일본의 단독세대는 2020년 2115만1000가구에서 2025년 2368만9000가구로 12.0% 늘었다. 같은 기간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는 감소했다.
사람 수는 줄어도 한 집에 함께 사는 인원이 줄어들면서 필요한 가구 수는 늘어나는 구조다.
65세 이상 1인가구, 2050년 1084만가구
고령 1인가구 증가는 앞으로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2024년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1인가구는 2020년 약 738만가구에서 2050년 약 1084만가구로 47%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령 1인가구의 구성도 달라진다.
2020년 65세 이상 1인가구 가운데 미혼자 비율은 남성 33.7%, 여성 11.9%였지만 2050년에는 각각 59.7%, 30.2%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남성 고령 1인가구에서는 미혼자가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과거에는 배우자와 사별한 뒤 혼자 사는 고령자가 많았다면 앞으로는 결혼 경험 자체가 없는 고령 1인가구가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이는 가족이 돌봄과 생활 지원을 제공한다는 전제를 약화시키는 변화이기도 하다.
일본, ‘제3호 피보험자’ 제도 재검토 착수
가구 구조가 달라지면서 가족과 부양을 전제로 설계된 사회보장제도도 재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 국민연금의 '제3호 피보험자' 제도다.
회사원이나 공무원 등 제2호 피보험자의 부양을 받는 20세 이상 60세 미만 배우자는 개인적으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맞벌이와 미혼자가 늘면서 특정한 부부·부양 형태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형평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일본 정부는 2025년 연금제도 개정에서 단시간 노동자의 후생연금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취업 중인 제3호 피보험자가 제2호 피보험자로 이동하면서 제3호 대상자는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후생노동성은 지난 9월 '국민연금 제3호 피보험자 제도 등에 관한 검토회'를 출범시켰다.
현재 단계에서는 폐지 여부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제3호 피보험자의 실제 생활·취업 상태를 조사하고 향후 제도 방향을 검토하는 단계다. 후생노동성 역시 우선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계는 한발 더 나가고 있다. 일본 경단련은 제3호 피보험자 제도를 폐지까지 포함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030년 연금제도 개정을 염두에 둔 의견 제시 계획을 내놨다.
간사이경제연합회도 제3호 피보험자 폐지를 포함한 '연수입의 벽' 개혁을 요구해왔다. 다만 이 제안은 2024년 10월 발표된 것이다.
배우자공제는 아직 ‘폐지 수순’ 아니다
2026년도 세제개정에서는 배우자공제와 배우자특별공제의 소득요건을 조정하는 등 제도 자체는 유지됐다.
다만 경제계에서는 배우자공제를 포함한 각종 공제가 다양한 근로형태와 가족형태에 맞게 재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실제 제도 개편 논의가 더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쪽은 세제보다 연금의 제3호 피보험자 제도에 가깝다.
한국도 1인가구 36.6%…서울은 40.5%
한국 역시 1인가구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는 824만4000가구로 전체 일반가구의 36.6%를 차지했다. 1인가구 규모와 비중 모두 역대 최대다.
서울은 1인가구 비율이 40.5%까지 올라 일본 전국 평균 41.4%에 근접했다.
한국 국민연금에는 일본의 제3호 피보험자와 동일한 제도는 없다. 다만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와 배우자 관련 세제 등 부부와 부양관계를 전제로 설계된 제도는 여전히 존재한다.
한편 일본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1인가구 비율이 40%를 넘으면 특정 제도를 곧바로 폐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부부와 가족의 부양을 전제로 설계된 사회보장제도가 변화한 가구구조와 맞는지 재검토할 시점이 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제3호 피보험자 제도처럼 배우자 부양을 전제로 한 연금 구조는 1인가구와 미혼 고령자가 늘어날수록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논쟁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 역시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넘어선 만큼, 앞으로의 정책 과제는 1인가구 지원사업을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존 사회보험과 세제가 변화한 가구구조에 맞는지 점검하는 단계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