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58% 냉동실 비중 절반 이상 희망…가구원 수 중심의 제품 구분 넘어 식생활 반영 필요
1인가구에게 적합한 냉장고는 어떤 제품일까. 혼자 생활하는 만큼 작은 냉장고로도 충분할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실제 사용자들의 요구는 달랐다. 냉장실보다 냉동실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두드러졌고, 현재보다 더 큰 수납공간을 원하는 사람도 과반이었다.
1인가구 전문 미디어 데일리팝이 뉴스레터 '혼삶레터' 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1인가구에게 맞는 냉장고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1명 중 66명(81.5%)이 현재 사용하는 냉장고의 냉동실 수납공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됐다. 냉장고 사용 환경과 수납공간에 대한 만족도, 희망 용량 및 냉장·냉동실 비율 등을 조사했다.
냉장실 부족 46.9% vs 냉동실 부족 81.5%
응답자들이 가장 뚜렷하게 불편을 호소한 공간은 냉동실이었다.
현재 사용 중인 냉장고의 냉동실 수납공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39명(48.1%), '조금 부족하다'는 응답은 27명(33.3%)이었다. 두 응답을 합하면 66명으로 전체의 81.5%에 달했다.
반면 냉장실 수납공간이 부족하다고 답한 사람은 38명(46.9%)이었다. 냉동실 부족 응답률이 냉장실보다 34.6%p 높았다.
현재 사용하는 냉장고의 크기를 살펴보면 중형(300~500L)이 54명(66.7%)으로 가장 많았다. 미니·소형(50~300L)은 17명(21.0%), 대형·대용량(500L 이상)은 10명(12.3%)이었다. 해당 용량 구분은 설문에서 제시한 선택지를 기준으로 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중형 이상의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냉동실 부족을 호소하는 비율은 높았다. 냉장고의 전체 용량뿐 아니라 냉장실과 냉동실 사이의 공간 배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실제로 현재보다 전체 수납공간이 더 컸으면 좋겠다는 응답은 53명(65.4%)이었다. 지금 정도면 충분하다는 응답은 24명(29.6%), 더 작아도 괜찮다는 응답은 4명(4.9%)에 그쳤다.
혼자 생활한다는 이유만으로 작은 냉장고를 선호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결과다.
냉동실 비중 절반 이상 희망 58%…저장 방식에 주목
냉동실에 대한 수요는 희망하는 냉장·냉동실 비율에서도 확인됐다.
전체 수납공간이 같다는 조건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가 선택한 구성은 '냉장 60 : 냉동 40'이 38.3%이었다.
그러나 냉동실 비중이 절반 이상인 구성을 선택한 응답자를 합하면 과반(58.0%)을 차지했다. 냉장실과 냉동실을 동일한 비율로 나누고 싶다는 응답은 24.7%, 냉장 40 : 냉동 60은 32.1%, 냉장 20 : 냉동 80은 1.2%이었다.
반대로 냉장 80 : 냉동 20을 선택한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
이러한 응답을 보면 같은 용량이라도 냉동실에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는 점은 확인된다.
냉장고에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식품을 묻는 복수응답 문항에서는 '냉동밥·냉동 도시락·만두 등 냉동 간편식'이 44명에게 선택됐다. '소분하거나 얼려둔 고기·생선·식재료'를 꼽은 응답자는 40명, '반찬·김치·남은 음식'은 37명이었다.
냉동 간편식뿐 아니라 한 번에 소비하지 못한 식재료를 나눠 보관하는 방식 역시 냉동실 수요와 연결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유응답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확인됐다.
한 응답자는 "1인가구지만 4도어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다"라며 집에서 직접 요리하기 때문에 큰 냉장고가 필요하지만, 남은 식재료를 보관하기 위해 냉동실이 더 컸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응답자는 식재료를 구매해도 혼자 먹을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어 냉동 보관할 일이 많다며 냉동실이 넓은 제품을 희망했다.
냉동실이 냉동식품을 저장하는 공간을 넘어 식재료를 장기간 나눠 사용하는 생활 방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본 옵션 냉장고 사용자 89.6% “냉동실 부족”
냉장고를 직접 선택했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응답 양상에 차이가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이상(59.3%)은 현재 사용하는 냉장고가 집에 기본 옵션으로 설치돼 있었다고 답했다.
이들 중 냉동실 수납공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89.6%이었다. 전체 수납공간이 지금보다 더 컸으면 좋겠다는 응답도 75.0%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새 제품을 직접 골라 구매했다고 답한 1인가구 중에서도 냉동실이 부족하다는 응답자가 61.1%에 달했다.
한 응답자는 "냉동실 공간이 넓은 소형·중형 냉장고"를 희망하면서 "보통 원룸이나 자취하는 곳에 옵션으로 딸린 냉장고들은 냉동실이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의견은 1인가구용 냉장고를 바라볼 때 제품 용량뿐 아니라 주거공간에 설치된 제품을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 환경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볼 수 있다.
가구원 수보다 중요한 것은 식생활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특징은 냉장고 전체 수납공간에 대한 요구와 냉동실에 대한 요구가 동시에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냉장실 부족 응답률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지만 냉동실 부족 응답률은 80%를 넘었다. 전체 용량이 같다면 냉동실을 절반 이상 확보하고 싶다는 응답도 과반이었다.
냉동 간편식과 소분 식재료를 보관하는 생활 방식이 확인된 만큼, 냉장고를 선택하는 기준 역시 단순한 가구원 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물론 모든 1인가구가 대용량 냉장고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도 현재 용량에 만족하거나 더 작은 제품도 괜찮다고 답한 응답자가 있었다. 집에서 요리하는 빈도와 장보기 방식, 보관하는 식품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냉장고의 조건은 달라질 수 있다.
한편 가전업계가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수요의 차이다. 냉장고의 크기를 단순히 소형·중형·대형으로 구분하는 것만으로는 개별 소비자의 식품 보관 방식과 공간 활용 요구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1인가구에게 필요한 냉장고는 무조건 작은 제품이 아니라, 혼자 사는 생활 방식에 맞게 수납공간이 설계된 제품이다. 냉장고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면, 1인가구를 위한 제품을 구분하는 방식 역시 재검토가 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