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거 아니?] "쓰레기로 만든 가방 사세요"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
[브랜드 이거 아니?] "쓰레기로 만든 가방 사세요"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
  • 이지원
  • 승인 2020.02.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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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품으로 명품 만큼의 가치를 만든 '프라이탁'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19년 12월 2일~5일까지 성인 남녀 3421명을 대상으로 2019년 한 해를 돌아보며 '올해 나를 빛낸 일'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1.3%의 응답자는 올해 스스로가 가장 잘한 일, 만족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 답했다.

미닝아웃이란 의미와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을 나오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신조어이다.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에서 '2018 소비 트렌드'로 선정되기도 했던 해당 신조어는 개인의 취향과 가치, 사회적 신념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이 선언하고 표현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들은 개인이 추구하는 신념과 맞는 제품이라면 가격이 조금 더 비쌀지라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반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충한다면 적극적인 불매 운동까지 펼치기도 한다. 소비로 자신의 신념을 적극적으로, 기꺼이 드러내는 것이다.

불매운동이나 '필(必)환경' 브랜드, 위안부 및 유기견 후원, 동물복지 브랜드 등 자신의 신념과 맞는 제품이 있다면 기꺼이 소비를 아끼지 않는 이들이 늘어나며 미닝아웃을 외치는 소비자들에 유통업계 또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때 미닝아웃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곳이 바로 패션업계다.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인 만큼 미닝아웃의 가치에도 귀기울이고 있다. 이에 각 패션업계에서는 재활용품에 디자인과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이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종종 활용하고 있다. 환경 오염과 자원 낭비를 줄이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업사이클링 개념 역시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이 업사이클링을 크게 확산시킨 곳이 바로 오늘 소개할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이다.

프라이탁 형제 (사진=프라이탁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프라이탁은 스위스의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손꼽힌다. 물론 업사이클링이라는 개념을 프라이탁이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념만 있고 제대로 된 성공 케이스가 없었던 업사이클링을 가장 성공적인 형태로 해내며 프라이탁은 업사이클링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했다.

1993년, 마커스(Markus)와 다니엘 프라이탁(Daniel Freitag) 형제는 평소 자전거를 애용했다. 하지만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프라이탁 형제에게 비 오는 날의 자전거 라이딩은 불편하기만 했다. 사흘에 한 번 꼴로 비가 오는 스위스의 날씨에 가방에 넣은 스케치북은 금새 비에 젖거나 눅눅해졌다.

때문에 프라이탁 형제에게는 '방수 기능'이 있는 가방이 절실했다. 특히 자전거를 탈 때 불편함이 없도록 '메신저백(가방 한 쪽 줄을 어깨에 매는 형태의 가방)'을 애타게 찾았다. 그때 두 형제의 눈에 버려진 트럭에 덮인 방수천이 보였다. 생각은 곧 실천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곧장 트럭의 방수천을 집으로 가져와 세척한 뒤 손으로 직접 자르고 꿰매어 자신의 마음에 드는 메신저백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메신저백은 훗날 프라이탁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F13 TOP CAT' 모델의 원조이기도 하다.

지인들에게 이 가방을 소개하자 열렬한 반응이 이어졌다. 자신의 것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열렬한 반응에 용기를 얻은 프라이탁 형제는 가방 40개를 만들어 패션소품 매장에서 판매했으며, 이 메신저백은 자전거 출퇴근족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1995년에는 사업자 등록을 끝마치고 본격적으로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모든 디자인이 제각각인 프라이탁의 가방은 개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사진=프라이탁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미닝아웃의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집단은 2030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라 할 수 있다. MZ세대란 1980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신조어로서, 국내 인구의 33.7% 가량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MZ세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성'이다. 개개인의 개성과 만족감, 새로운 것을 찾는 MZ세대의 욕구는 프라이탁과 적절히 맞아떨어졌다.

연간 30만 개의 가방이 프라이탁에서 생산되지만 디자인과 색은 다르다. 방수천 하나에서 여러 개의 가방이 나오기는 하지만, 디자인은 모두 제각각이다. 모든 제품이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디자인이 되는 만큼 개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폐품으로 만든 가방이 수십만 원을 호가하지만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사진=프라이탁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프라이탁은 트럭의 방수천으로 가방의 몸통을 만들고, 자동차의 안전벨트로는 끈을 만든다. 가방의 마감 역시 자전거의 고무 튜브를 활용하곤 한다. 물론 가방에 사용되는 재활용 소재들은 모두 확고한 체크 포인트가 있다. 특히 방수천의 경우에는 5년 이상 사용됐던 것만 활용해 가방을 만든다. 1년에 프라이탁 가방 생산으로 재활용되는 방수천의 양은 무려 수천 톤에 달한다. 업사이클링의 대표적인 '좋은 예', 개념을 확산한 브랜드라 손꼽힐 만하다.

종횡무진 도로를 누볐던 트럭들인 만큼 아무리 신제품이라 하더라도 제품에는 흠집이 가득하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불량이라 불릴 것 같은 흠집들이 프라이탁의 마니아들에게는 '훈장'이자 '사연'이 된다. 세탁에 사용된 공업용 세재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러도 그저 고유한 특성으로 인식된다.

공정과정 역시 복집하다. 방수천을 떼어내는 것부터 색깔 별로 조각을 내고, 세척하고, 재단하는 것까지 모두 사람의 손을 거친다. 수많은 과정들이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이것이 곧 프라이탁 가방 하나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이유가 된다. 폐품으로 만든 가방이 명품 수준의 가격을 받는다니, 의아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들의 가치에 돈을 지불한다. 자신의 가치를 뽐내고 싶은 소비자들의 마음과 가치소비를 통해 자신을 투영하려는 마음이 적절히 맞닿아 시너지를 만든 것이다.

물론 프라이탁 형제의 본래 목적인 '실용성'도 당연히 챙겼다. 모두 방수가 되는 소재로 제작되는 것은 물론 방수천 자체가 타폴린 소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견고하끼자 하다. 10년 이상을 사용해도 찢어지거나 물이 샐 염려가 적다.

프라이탁은 친환경 기업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적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사진=프라이탁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프라이탁의 공정과정에서도 친환경적인 사고는 여실히 묻어나온다. 프라이탁의 본사가 있는 취리히의 프라이탁 플래그십 스토어는 버려진 화물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졌다. 심지어는 공장에서 나오는 에너지까지 재활용하곤 한다. 공장의 50%는 재활용열로 운영되며, 연간 140일 이상이 비가 내리는 스위스 특성을 이용해 빗물을 받아 가방제작에 필요한 물의 30%를 빗물로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프라이탁은 친환경 기업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적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장애인을 직원으로 고용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 이민 노동자들도 꾸준히 채용하며 사회 취약 계층에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다. 인건비가 비싸더라도 취리히에서만 생산을 고집하는 것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제품 자체에 대한 가치보다는 환경이나 윤리, 지속가능성 등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세지를 담은 물건을 소비하기 위해 직접 나선다. 좋은 가치를 담은 제품을 스스로 찾아보며, 이를 타인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곧 실제로 유럽 젊은이들 50명 중 1명이 프라이탁 가방을 선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사랑에 현재는 10개국에 매년 30만 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가방 뿐만 아니라 노트북 케이스, 휴대폰 케이스, 지갑 등 판매되는 모델만 80여 개에 달하며 전 세계 400여 개 직영 및 편집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연 매출은 7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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