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인터뷰] 조은희 서초구청장, "1인가구가 '따로 또 같이' 살아나갈 수 있는 환경 필요"
[1인가구 인터뷰] 조은희 서초구청장, "1인가구가 '따로 또 같이' 살아나갈 수 있는 환경 필요"
  • 오정희
  • 승인 2021.04.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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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삶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실생활과 밀접한 사업 진행이 돋보여
2022년 대규모 '서초1인가구지원센터 커뮤니티 공간' 오픈 예정
조은희 서초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조은희표 정책 전국 표준 정책모델 자리매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1인가구 안심 특별대책본부' 반영 기대 한다"  

청와대 비서관, 비영리단체, 서울시 최초 여성부시장을 거쳐 서울 유일한 야당구청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1인가구 정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조 구청장이 이끌고 있는 서초구에서 추진한 1인가구 지원사업 등이 2020년 9월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수상한데 이어 4월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장직속 '1인가구 안심 특별대책본부'를 출범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1인가구 공약에는 조 구청장이 앞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제안했던 공약들이 포함되어있다.
 
조은희 구청장은 "1인가구 정책 전문가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스스로 '혼삶'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평소에 갖고 있던 관심이 실제 경험과 만나면서 정책이 더 구체화되고 진화한 것"이라고 전했다.

조 구청장 이러한 경험 때문인지 서초구는 1인가구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초구는 1인가구를 위해 지금까지 구민 4만 3000명을 대상으로 1인가구 고충사항, 실태 파악 후 '1인가구 지원 조례'를 제정(2018년 12월)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 3월 전국 최초 '1인가구 지원센터' 문을 열었으며, 간병 돌봄 서비스, 홈 방범시스템 등 안전 지원, 집수리를 해주는 뚝딱이 서비스 등의 '싱글싱글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결혼시기가 늦어지고 취업난, 고령화 등에 따라 '1인가구'가 대세가 됐지만, 정부 정책은 대부분의 수십 년 전과 똑같이 4인가구에 맞춰져 있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에 대한 배경으로 '제대로 된 혼삶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지목한다. 일부 혼삶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정책을 만들다 보니 제대로된 이해를 하지 못해 공감대를 일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인가구 정책과 관련해 조 구청장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1인가구의 어떤 분야(주거, 복지, 안전 등)에 주된 관심을 갖고 계시나요?

1인가구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아플 때, 외로울 때, 불편할 때, 집밥이 그리울 때, 가족처럼 믿고 기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인가구 실태조사 결과 성별, 나이, 취업, 결혼 유무 등 에 따라 필요한 내용이 달랐다. 성별, 연령대등으로 나눠 개별적인 국민 한분 한분에 대한 세심하고 촘촘한 '맞춤형 지원정책'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엄마밥 프로젝트, 여성안전 프로젝트, 사회관계망 형성, 건강주치의 프로젝트 등 성별, 연령대별로 필요한 맞춤 지원정책을 통해 싱글싱글 웃을 수 있는 혼자 살아도 좋은 서초를 만드는게 목표다.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문화교실에서 구민들과 만남을 갖고있다.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서초구청 문화교실에서 구민들이 만남을 갖고있다.


Q. 서울시의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1인가구 지원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서초구는 그중 선두주자격인데, 서초구만의 자랑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1인가구의 3대 어려움인 아플 때, 외로울 때, 불편할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싱글싱글프로젝트'이다. 건강부터 노후준비까지 7개 분야 22종 사업을 시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서리풀 건강119', '서리풀 카운슬러', '서리풀 뚝딱이' 등이 있다.

▲서리풀 건강119
'1인가구에겐 주치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갑작스럽게 아파서 도움이 필요한데 가족이 없거나 멀리 떨어져 사는 경우, 전화 한 통이면 전문 간병사가 파견되어 도와주는 정책이다. 전용 차량을 이용한 통원 도움과 휠체어 대여, 간병키트 제공까지 꼼꼼한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서리풀 카운슬러
서초구에서 진행하는 1인가구정책 중 가장 반응이 뜨겁다. 상담사를 통해 혼자라는 불안감, 우울한 마음 등의 개인 감정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률과 재무 등 전문적인 상담까지 지원해준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전화상담도 가능하여 1인가구의 심리적 방역까지 꼼꼼히 챙겼다.

▲서리풀 뚝딱이
사소하지만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생활 속 불편사항들은 한두가지가 아닌 1인가구에게 전기고장‧세면대 수리 같은 집안 내 간단한 수리와 수선을 지원하며, 더 나아가 정리정돈부터 냄새 제거, 전문업체의 방역서비스까지 한번에 도와준다. 
 

Q. 서초구의 1인가구는 어떤 연령층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이를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계십니까?

2021년 1월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 서울시의 1인가구는 1,858,554세대(전체의 42%)이며 서초구 1인가구는 59,621세대로 전체의 34.3%를 차지한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층은 39세이하 청년층(44.9%)으로 그 뒤를 중장년층(37.6%)과 노년층(17.5%)이 차지하고 있다.

주된 연령층인 청년층을 위해 ▲혼밥프로젝트 ▲서리풀 보디가드 ▲싱글데이 등을 진행하고 있다.  
 

▲ 혼밥프로젝트

청년층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인 건강문제와 불규칙한 식생활을 해결하기 위해 기획됐다. 
먼저 건강한 집밥같은 메뉴를 제공하며 혼밥하기 편한 환경이 조성된 관내 식당 70여개를 <혼식당>으로 선정하고, 1인 반상기세트, 수저포장용지, 친환경 식판용지 등을 배부해 1인가구의 식사를 지원하며, 연말연시‧명절 등 고시원 거주 중장년과 청년 1인가구를 대상으로 반찬세트와 다양한 음식을 제공해 집밥의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혼밥을 먹을 때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집밥이 그리운 청년 1인가구를 위해 '엄마밥 Day'를 운영한다. 요리강사와 함께 청년 1인이 같이 참여하여 집밥 만들기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 서리풀 보디가드 

여성 1인가구들이 안전하게 싱글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서리풀 보디가드'도 실시한다. 홈방범시스템, 디지털 비디오폰, 현관문 안전고리, 공동주택 출입구CCTV, 공동주택 출입문 미러시트 등 여성 1인가구를 위한 맞춤형 안심 5종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서초구에 혼자 거주하는 여성들이 걱정 없이 잠들고, 걱정 없이 외출할 수 있게 한다.
 

▲ 싱글데이 

코로나19로 인해 길어진 집콕생활로 고립되기 쉬운 1인 가구를 위해 싱글을 위한 날을 지정해 1인가구의 삶을 응원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것이다. 서초 1인가구들의 신청을 받아 불안, 우울증을 겪고 있는 1인가구를 위한 전문가의 심리 상담과 그림 검사, 디퓨저 만들기, 1인가구를 위한 독립서점의 북 큐레이팅, 맛있는 한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1인 밀키트(파스타, 황태해장국) 제공 등의 행사 개최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문화교실에서 구민들과 만남을 갖고있다.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서초구청 문화교실에서 구민들이 만남을 갖고있다.


Q. 아직까지 정책의 대다수는 다인가구가 기준인 경우가 많습니다. 1인가구 지원 정책에 대해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1인가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코로나19로 1인가구의 고립감과 외로움도 더욱 극심해져 간다. 영국에는 외로움(부) 담당 장관(Minister of Loneliness)이 있을 정도이다. 이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따로 또 같이’ 살아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서초구는 다양한 온택트 네트워크를 운영하여 적극적인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서초 싱글 Talk', 혼밥이 외로운 1인가구를 위한 '온밥(Online-밥, 溫밥) 커뮤니티' 등이다. 
 

▲ 유튜브채널 '서초싱글토크(Talk)'

간단한 혼밥 레시피 영상을 주 1회 업로드, 1인가구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나혼밥' 코너, '슬기로운 1인생활 영상공모전' 수상작 코너도 만들어 온-택트 소통을 도모하고 있다.

▲ 혼밥이 외로운 1인가구를 위해 '온밥(Online-밥, 溫밥) 커뮤니티' 

온라인 소셜다이닝과 오픈채팅방 등 커뮤니티를 만들어 근처에 사는 1인가구가 모여 식사를 하거나 공동구매·대량 재료나눔 등을 하면서 마음을 나누는 기회를 갖도록 돕는다. 
 

Q. 앞으로 서초구의 1인가구 지원 방향을 알고 싶습니다.

'서초 싱글싱글 프로젝트' 3년차를 맞이하여 코로나블루로 지쳐있는 1인가구에게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서초만의 '활력충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권역별 문화플랫폼'을 구축한다. 1인가구 문화교류의 중심인 권역별 문화거점(공방, 독립서점, 카페)을 설치해 문화체험 및 교류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2022년 10월까지 양재공영주차장 4층에 약 430㎡ 규모의 '서초1인가구지원센터 커뮤니티 공간'을 확충해, 작은영화관, 공유주방, 공방, VR체험존, 북카페, 1인미디어테이블 등 1인가구들이 즐길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설치하여 형형색색의 1인가구들이 몸과 마음이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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