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적 1인가구 자립준비청년, 3명 중 1명은 ‘채무자’..채무액 평균 1188만원
비자발적 1인가구 자립준비청년, 3명 중 1명은 ‘채무자’..채무액 평균 1188만원
  • 김다솜
  • 승인 2023.02.0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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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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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보호시설을 떠난 비자발적 1인가구가 되는 자립준비청년 3명 중 1명 이상은 채무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의 평균 채무금액은 1188만원이었으며, 2억500만원까지 채무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채무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는 주거비가 꼽힌 가운데 창업이나 범죄, 가족으로 인한 채무액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만 19~34세 자립준비청년 24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시설퇴소 자립준비청년 생활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의 대학 진학률은 일반 청년에 비해 낮은 반면, 직업계고 진학 및 검정고시를 통한 학력취득율은 높았다. 학업을 유지할 만큼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하지 못하거나 경제적 어려움과 그로 인해 학습의 곤란을 경험한 경우가 많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외부로부터 지원받는 생활비를 살펴보면 부모나 가족, 친인척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경우는 6.8%에 불과했다. 반면 정부나 지자체, 기관, 종교 단체 등에서 지원받는 비율은 53.9%에 달했으며 어디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도 41.7%로 높은 편이었다. 

가족이나 친인척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경우 평균 32.65만원을 받고 있었다. 정부나 지자체, 기관 등에서의 지원액수는 51.9만원으로 가족 등에서 지원받는 것보다 많았다. 다만 지역에 따른 편차가 나타났는데 수도권(49.55만원)보다 비수도권(53.38만원)에서의 지원금액이 더 높았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지출하는 생활비는 월평균 115.43만원이었다. 여자(109.55만원)보다 남자(121.19만원)가, 대학교 재학생 이상(106.16만원)보다 고졸 이하(130.13만원)에서, 비수도권(110.63만원)보다 수도권(122.51만원)에서 금액이 더 높게 나타났다. 

항목별 지출액을 보면 식비가 35.79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 항목이 29.44만원, 주거비 23.41만원, 교통비 10.61만원, 통신비 10.32만원, 대출금 관련 6.95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자립준비청년 중 36.2%는 현재 채무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 액수는 평균 1188.85만원이었는데, 최대 2억500만원까지 채무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채무 발생 이유와 평균 액수를 살펴보면 주거비로 인한 채무가 479.9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기타 이유가 272.235만원, 생활비 145.06만원, 학비 111.56만원, 가족으로 인함 92.82만원, 범죄 피해 69.99만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최대 피해액을 보면 주거비를 제외하고 창업이나 가족으로 인함, 범죄 피해 등에서 6000만~8000만원까지 채무가 발생한 경우도 보고됐다. 부채 비율은 높았지만 신용회복지원제도를 이용한 경우는 단 3.5%에 그쳤다. 

1인당 평균 자산은 769.50만원으로 조사됐다. 자산액은 여자보다 남자가, 고졸 이하보다는 대학교 재학생 이상에서 조금 더 많았다. 자립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청소년시설을 퇴소한 경우는 그 액수가 다른 집단에 비해 낮았다. 특히 청소년시설 퇴소 청년들의 평균 자산액은 400만원으로 아동시설(852만원)이나 보호시설(942만원) 청년들에 비해 2배 이상 낮았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청년들이 경험한 일들을 살펴보면 한 번 이상 주거비를 내지 못한 경우가 27.8%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냉난방을 못한 경우(15.4%), 식사를 못한 경우(38.4%), 병원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25.2%), 휴대전화 요금을 내지 못한 경우(29.1%), 친구를 못 만나거나 외출을 못한 경우(43.2%) 등의 응답이 나왔다. 

지난 일주일간 수입을 목적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67.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가족 사업장 무보수 근로 및 지난 일주일간 일하지 않았더라도 직장이 있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응답자의 74.2%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된다.

가장 많이 종사한 직업 유형은 서비스업(30.6%), 전문직 및 관련업·단순 노무(각 16.9%) 등이 꼽혔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22.34세에 일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근로자는 전체 응답자의 47.3%, 임시 및 일용근로자는 각각 31.1%와 14.9%였다. 

이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28.85시간, 한 달 평균 임금은 158.5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임시 및 일용 근로자 비율이 적지 않은 영향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청년들은 취업 과정 중 가장 어려운 점으로 ‘자신의 적성을 모르기 때문’(24.9%)을 꼽았다. 직종 관련 경험 및 기술 부족(17%), 취업 및 일자리 정보 부족(14%) 등의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 중 12%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한 근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전년도 조사 결과(3.8%)와 비교했을 때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경험자 중 38.1%는 플랫폼 노동이 주된 직업이라고 응답했는데 특히 남자(46.8%)나 고졸 이하(46.9%)에서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응답률이 도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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