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오르는 고물가 시대, MZ세대에세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 올해 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은 세대가 바로 청년층(25.1)이었다. 이들은 고물가 해결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스스로 만들어내는가 하면 이들의 특성을 적극 겨냥한 상품 출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절약방’… 실제 들어가보니
'절약방(거지방)'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이 우후죽순 생성되고 있다. 과도한 지출을 막기 위해 자신의 지출을 타인에게 승인받고, 기각 받은 지출에 대해서는 서로 절약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필자가 들어간 300명이 함께 있는 절약방은 닉네임 옆에 한 달 지출 금액을 적도록 요구하고 있었다. 기본적인 규칙은 이러했다. 내가 지출하는 소비 항목을 단톡방에 올린 후 3명이 승인하면 소비 가능, 승인보다 기각이 많은 경우에는 구매가 불가능했다. 또 불필요한 이모티콘 소비 억제를 위해 대화 중에는 기본 이모티콘만을 사용하도록 했다.
입장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여름이니까 아이스티 스틱 15000원 승인부탁드립니다”라는 글에 여름엔 생수 기각, “몇개인가요” 묻는 답변이 달렸다. 또 “커피2000 승인해주세용 오늘 구내식당 밥 별로라 위로받고 싶어요”라는 답글에는 연달아 4명이 승인이라고 답변을 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익명으로 진행되는 단톡방인 만큼 서로간 예의를 지키며 대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규칙도 함께했다. 절약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기각과 승인 짤을 직접 그려 공유하며 사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4일 간 절약방에 함께 한 결과 알게 된 것은 이러한 절약방이 단순히 지출을 공개하고 절약하는 것을 넘어 일종의 절약 커뮤니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승인, 기각을 말하는 내용 외에도 추천하고 싶은 앱테크 소개, 다른 참여자가 올린 상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팁에 대한 내용이 오갔다.
팬덤 활동과 적금을 동시에, ‘최애적금' 어떤 금융 상품인가
직접 커뮤니티를 만드는가 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는 명칭으로 상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취미 활동과 적금을 함께 할 수 있는 팬덤 기반 서비스 '최애적금’을 3월 18일 출시했다.
최애는 아이돌 팬덤 사이서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용어로 '최고 애정(사랑)한다'의 준말이다. 이름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나 인플루언서, 캐릭터 등이 특정 행동을 할 때 마다 일정 금액을 저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좋아하는 가수가 SNS에 개인 사진을 업로드하면 1000원, 예능에 출연하면 5000 원 등 자신만의 규칙을 정해 규칙을 실행할 때 마다 버튼만 눌러 쉽고 빠르게 저축할 수 있는 방식이다. 모으기 규칙은 최대 20개까지 설정할 수 있고, 저축과 함께 기록도 남길 수 있다.
최애적금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최애의 사진으로 직접 계좌 커버를 꾸밀 수 있다는 점이다. 커버 이미지는 최애적금 개설 시 등록하고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으며, 움직이는 이미지로도 설정 가능하다. 최애적금을 해지하더라도 커버 이미지와 기록 내역을 계속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적금 현황을 다른 사람들에게 재밌게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유하기 템플릿을 제공하고, 템플릿은 향후 다양화 및 한정판으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카카오는 밝혔다.
최애적금의 금리는 연 2.0%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보통예금이다. 하루만 맡겨도 연 2.0%의 이자가 적용된다. 기록통장은 1인당 1계좌만 가입 가능하며, 최대 10개의 최애적금을 만들 수 있다.
또 어떤 상품이 있을까?
이 외에도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경험과 재미를 가미한 예적금 통장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출시되어 왔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MZ세대의 금융플랫폼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오락성이 가미된 게임형 부가서비스(챌린지, 미션 등)와 이벤트(경품 추천 등)에 높은 참여와 만족도를 보였다. 특히 조사대상의 76.4%는 흥미 유발 서비스가 앱 사용 증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MZ세대에게 재미요소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토스뱅크는 최고 연 5%의 금리를 제공하는 ‘굴비 적금’을 지난 13일 출시했다. 금리는 연 최고 5.0%(세전) 혜택을 제공한다. 기본금리 연 2.0%에 최대 연 3.0%포인트 우대금리 혜택이 적용된다. 우대금리는 중도해지 없이 6개월 만기까지 유지할 경우 자동으로 적용된다.
고객이 매번 적금 계좌로 입금할 때마다, 천장 위의 줄에 매달려 있는 굴비가 바닥에 놓여 있는 밥상으로 조금씩 이동한다. 자주 저축할수록 밥상 위의 반찬들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 나가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며, 내 밥상의 화면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케이뱅크 ‘기분통장’도 그 사례 중 하나이다. 하루만 맡겨도 최대 3억원까지 연3.0%금리가 적용되며 10개까지 통장을 만들 수 있는 해당 통장은 이용자의 56%가 MZ세대이다. 케이뱅크의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한 종류, 매번 ‘감정 이모지+메시지+저금 금액’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매일 기분에 따라 감정 이모지를 선택하고 메시지를 적고 난 후 저금할 금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하여 재미를 더했고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들과 공유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