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자율주행, 어디까지 왔나..”가까운 듯 먼 미래” 
[트렌드줌인] 자율주행, 어디까지 왔나..”가까운 듯 먼 미래” 
  • 김다솜
  • 승인 2023.11.09 13: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최초의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 ‘크루즈’가 잇따른 안전사고로 인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허가권을 반납하게 됐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무인 자율주행 기술은 가까운 듯 먼 미래라는 평가가 나온다. 

캘리포니아주 차량관리국(DMV)은 얼마 전 제너럴 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의 운행 허가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DMV는 크루즈 성능이 대중 운행에 안전하지 않고 자율운행 안전과 관련된 정보가 허위로 표기됐으며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수행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 하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크루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24시간 로보택시 서비스 승인을 받은 지 3개월, 캘리포니아 공공사업위원회(CPUC)로부터 무인 로보택시 상용운행 승인을 받은지 약 1년 반만에 일어난 것이다. 크루즈는 작년 6월 안전요원이 동승한 로보택시 상용운행보다 한 단계 위인 무인 운행 자격을 구글의 웨이모(Waymo)보다 먼저 취득해 최초의 로보택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후로 크루즈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문제점이 부각됐다. 특히 지난달 초에는 한 여성이 크루즈 아래에 깔려 중상을 입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여성은 횡단보도를 건너다 다른 일반 차량에 치여 그 충격으로 몸이 튕겨 차선에 굴러떨어졌는데 이때 마침 접근하던 크루즈에 깔리게 된 것이다. 크루즈는 여성이 차량 아래에 있는 동안 시속 11km로 약 6m가량 추가로 이동한 후에야 멈춰섰다. 

지난 8월에는 크루즈 차량이 소방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 크루즈 탑승객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크루즈 차량은 파란불을 보고 정상적으로 교차로에 진입했으나 소방차가 빨간 신호와 차선을 무시하고 달리면서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크루즈 택시 10대가 해변거리에 멈춰 차량 정체를 일으키거나 양생 중인 시멘트 위를 지나다 시멘트에 빠지는 등의 사고가 있었다. 크루즈는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캘리보니아뿐 아니라 텍사스, 애리조나 등 다른 지역에서 운행 중이던 무인택시 400여대를 모두 철수하고 일시 영업 중단에 나섰다. 

DMV의 중단 결정으로 GM의 로보택시 사업계획에는 큰 차질이 빚어졌다. GM은 당초 크루즈의 서비스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크루즈를 통해 10년 내에 500억 달러(약 65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해왔으나 올해 1~9월 크루즈를 통해 본 손실액은 19억달러(약 2조4700억원)에 달한다. 

 

무인자율주행, ‘곧’이라더니…
상용화는 여전히 ‘먼 미래’ 

지난 2020년만 해도 다양한 기업들이 무인자율주행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 현대차, GM, 포드 등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애플, 구글 등 빅테크와 스타트업까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일상 속에서 완전한 자율주행을 경험하기는 어렵다. 폭스바겐과 포드, 현대차 등은 2021~2022년이면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양산차를 출시할 것이라 했지만 2024년이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이와 관련한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레벨3는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차량이 스스로 운전하는 단계로, 벤츠와 혼다가 레벨3 차량을 판매 중이긴 하지만 시속 60km를 상한으로 두고 있다. 비상시에도 시스템이 대응하는 레벨4 기술이 적용된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감도 컸지만 크루즈의 퇴출로 인해 또 다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율주행 시장에서의 선두를 거머쥐기 위한 투자는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독립 무인 배송 기술업체 스택AV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을 출범했다. 

혼다 자동차는 GM 크루즈와 함께 일본 도쿄에서 2026년 개시를 목표로 자율 운전 택시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은 유럽의 고속도로에 적용되는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실현되면 운전자에게 육체적·정신적 자유를 줄뿐만 아니라 도로 전반의 안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크루즈가 미시건대학과 버지니아 공대 교통연구소와 함께 실시한 연구에서는 자율주행 차량은 추돌사고에 연루될 확률과 인명사고에 관련된 추돌사고에 연루될 확률이 각각 50%, 70% 낮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된 인공지능(AI)이 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수 만 가지 변수에 대해 얼마나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있는가는 아직까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