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1인가구 정책이 '존재를 인정받은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통계 속 숫자에 머물던 1인가구는 올해 들어 정책 문서와 제도 설계에서 명시적 대상으로 등장했다. 이 정책들은 과연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꿨을까.
교통비 부담 완화, 가장 가시적인 성과 2025년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교통비 정책에서 나타났다. 서울시는 2024년 1월 도입한 기후동행카드가 2년 만에 누적 충전 1700만건을 돌파하며 월 평균 3만원의 교통비 절감 효과를 냈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72만 명으로, 당초 목표였던 50만명을 1.5배 웃돌았다.
광주시는 2025년 1월부터 G-패스를 시행해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 시 연령과 소득에 따라 최대 50%까지 교통비를 환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K-패스는 월 15회 이상 이용 시 청년 최대 30%, 일반 20%를 환급한다. 출퇴근 중심의 정기권이 아닌 이용 횟수 기반 환급 구조가 불규칙한 이동 패턴을 가진 1인가구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고립 예방, 제도화의 시작 고립 예방 정책도 본격화됐다. 광진구는 2025년 고독사 예방 시행계획에 63억원 예산을 투입해 위기정보 발굴, 1인가구 무료 건강검진, 안부 확인 서비스 등 29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광진구 1인가구는 8만5851가구로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는다.
서울시는 4월 출범한 '씽글벙글 사회참여단'을 통해 6개월간 누적 4749명이 참여했으며, 자조 모임 465회, 상호 안부 2174회를 기록했다. 경기도는 '1인가구 기회밥상' 프로그램을 통해 31개 시군에서 총 16회 운영하며 식생활 개선과 사회적 고립 해소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공통적으로 1인가구를 '관리 대상'이 아니라 생활 안전의 단위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주거와 돌봄
주거비 부담, 정책이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다 반면 주거 영역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공공주택 25.2만호를 공급하고 신축매입임대 11만호를 추진했다. 서울시는 청년월세지원을 통해 1만5000명에게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총 24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다.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월세는 11월 기준 63만9000원으로 청년월세지원 신청 기준인 '월세 60만 원 이하'를 이미 초과했다. 월세가격지수는 102.59로 전월 대비 0.40%포인트 상승하며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정부는 2025년 상반기부터 청년월세 한시 특별지원을 상시화하며 지원 기간을 12개월에서 24개월로 확대했지만, 시장 가격 상승 속도를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거 안정은 여전히 개인의 책임으로 남아 있다. 특히, 청년층뿐만 아니라 고립과 고독사 위험이 높은 중장년 1인가구를 위한 주거 안전망은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다.
돌봄 역시 마찬가지다. 아플 때,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혼자 감당해야 하는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서울시는 1인가구 주택관리서비스를 통해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1인가구 약 287만 원) 대상으로 집수리, 청소 지원을 제공하지만, 일상적인 돌봄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하다.
정부는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했지만, 정책은 문제가 생겨야 도와주는 '사후 개입'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고, 일상적인 돌봄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혼자 사는 삶이 제도적으로 항상 '신체적, 경제적 능력이 정상인 상태'로만 가정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1인가구의 삶
2025년 1인가구 정책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 격차다. 서울과 경기도는 다양한 실험적 정책을 시도했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체감도는 낮아진다. 같은 '1인가구'라도 거주 지역에 따라 정책 접근성은 크게 달라진다.
건강가정기본법은 3년마다 가족실태조사를 실시하고, 5년마다 건강가정기본계획에 1인가구 복지 증진 대책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집행은 지자체 역량과 재정에 의존한다. 재정 여력이 부족한 지자체는 최소한의 안부 확인 서비스조차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25년을 돌아보면 1인가구 정책은 분명 진전됐다. 그러나 동시에 한계도 분명하다. 혼자 사는 삶을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만 두는 한, 정책은 언제나 보완책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1인가구는 더 이상 특수한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다. 노동, 주거, 소비, 돌봄 구조 변화의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는 여전히 가족을 전제로 한 시스템 위에 개인을 얹는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5년은 질문을 던진 해였다. 혼자 사는 삶을 사회가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
2026년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줄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