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소매업 폐업률 11년 만에 최고…동네 슈퍼 빈자리, 편의점이 채우고 있다
[솔로이코노미] 소매업 폐업률 11년 만에 최고…동네 슈퍼 빈자리, 편의점이 채우고 있다
  • 김영호
  • 승인 2026.04.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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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소매업이 29만9642명으로 전체의 29.7%를 차지하며 52개 업종 중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소매업 폐업률은 16.78%로, 2013년(17.72%)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였다.


6년 새 벌어진 격차...슈퍼는 줄고, 편의점은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준대형슈퍼마켓(SSM) 수는 2019년 1월 1230개에서 2025년 1월 1198개로 줄었다. 전통시장과 개인 슈퍼까지 합산하면 오프라인 소매 채널의 축소는 더 뚜렷하다.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2024년 이후 매출 역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반면 편의점의 상황은 달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합산 점포 수는 2022년 말 5만2340개에서 2023년 말 5만4686개로, 1년 만에 2346개가 늘었다.

CU와 GS25가 한 해에만 각각 975개, 942개 점포를 늘리며 외형을 키웠다. 동네 슈퍼가 문을 닫는 사이, 편의점은 그 상권을 흡수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편의점도 성장 한계가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편의점 4사 합산 점포 수는 5만3266개로 전년 말(5만4852개) 대비 1586개가 감소했다.

세븐일레븐은  1호점 개점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점포 수가 줄었다. 매출 성장률도 2023년 8.0%에서 2024년 3.9%, 2025년 0.1%로 급격히 둔화됐다.

그러나 편의점이 줄어든 건 '수'이지 '역할'이 아니다. 업계는 양적 확장 대신 질적 전환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이 커진 이유, 1인가구 1000만 시대

행정안전부 '2025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12월 31일 기준 1인가구는 1012만 세대로 전체의 42%를 돌파했다. 2020년 900만 세대를 넘긴 뒤 불과 4년 만이다. 통계청 기준으로도 2024년 1인가구는 804만5000 가구(36.1%)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유통채널별 구매액 중 편의점 비중은 1인가구가 6.4%로 다인가구(1.3%)의 약 5배에 달한다.

주말에 대형마트에서 일주일 치를 사던 4인 가구의 장보기 공식은 깨졌다. 집 앞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만 소량으로 사는 '근거리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물론 쿠팡 로켓프레시, 배민B마트 같은 퀵커머스도 1인가구 장보기의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어, 편의점만의 독주는 아니다. 다만 '걸어서 갈 수 있는 오프라인 채널'이라는 조건을 붙이면, 슈퍼가 사라진 자리에서 편의점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동네 슈퍼'로 변신하는 편의점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24시간 운영·소포장·간편식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집에서 가까운 '장보기'를 공략하고 있다.

GS25는 2025년 기준 신선 강화형 매장(FCS)을 750호점 이상으로 확대했고, 2026년 1000개를 목표로 확대 중이다. GS25의 신선식품 카테고리 매출 증가율은 2023년 23.7%, 2024년 25.6%로 2년 연속 20%대 성장을 기록했고, 2025년 1~9월에도 27.4%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200g 소포장 양념육 3종을 4900원에 출시하며 1~2인 가구의 소량 장보기 수요를 직접 겨냥했다.

CU는 장보기 특화 매장을 2024년 말 70여 곳에서 2025년 말 110여 곳으로 확대했고, 신선식품 품목도 600여 종에서 700여 종으로 늘렸다. 눈에 띄는 건 점포 사이즈의 변화다.

CU의 신규 출점 중 중대형 점포 비중은 2020년 17.6%에서 2024년 22.5%, 2025년 47.3%로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CU의 전략에 따라 2026년에는 중대형 신규 점포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인구 구조 재편 가속화, 동네 상권의 미래는?

동네 슈퍼의 폐업은 단순한 자영업 위기가 아니다.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소매 지형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다.

1인가구에게 대형마트는 멀고, 전통시장은 불편하다. 퀵커머스는 빠르지만 배송비가 붙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 사이에서 24시간 열려 있고, 소량 구매가 가능하며, 신선식품까지 갖춘 편의점이 '오프라인 근거리 장보기'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편의점 구매비중 6.4%라는 다소 낮은 비중에서 볼 수 있듯, 이 흐름이 '종착지'인지 '경유지'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퀵커머스와 무인매장 같은 새로운 채널도 확장 중이기 때문이다.

 

1인가구의 장바구니가 편의점을 향하고 있다. ⓒGettyImages
1인가구의 장바구니가 편의점을 향하고 있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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