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주택자의 대출을 조이는 방향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집을 사려는 무주택 1인가구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풀리면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같은 규제 패키지 안에 총량관리 강화가 함께 담겨 있어 정작 대출을 받아야 하는 실수요자의 창구도 좁아질 수 있어서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올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설정했다.
이는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금융사들은 이 한도 안에서 대출을 나눠야 한다. 총량이 줄어드는 만큼, 무주택 실수요자라도 대출 승인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높다.
규제지역 내 대출 여건은 이미 빡빡하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확대 지정되면서 무주택자가 서울·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주담대를 받을 때 적용되는 LTV 상한이 70%에서 40%로 낮아졌다.
수도권·규제지역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DSR 금리는 3.0%로, 지방 비규제지역(0.75%)보다 4배 높다. 쉽게 말해, 같은 소득이라도 서울에서 집을 살 때 빌릴 수 있는 돈이 대폭 줄어드는 구조다.
이번 방안이 담은 다주택자 규제는 반대로 무주택자에게는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임대사업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기로 했다.
이에 대출 연장이 막히면 주택을 팔아 상환해야 하는 다주택자가 늘어나고, 그만큼 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 있다. 금융당국이 신속한 매물 출회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그러나 공급이 늘어도 살 수 있는 대출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수요자에게 그림의 떡이다.
1인가구는 맞벌이 가구보다 소득이 낮아 DSR 규제 하에서 빌릴 수 있는 금액 자체가 제한적이다.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1인가구라면, 다주택자 매물이 풀려 집값이 내려간다 해도 대출 가능 금액이 함께 줄어들면 실질적인 구매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정책서민금융과 디딤돌 대출 등 정책대출 상품은 여전히 별도 한도로 운용되기 때문에 개인 상황에 맞는 적절한 활용 방법을 모색해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총량관리에서 정책서민금융·민간 중금리 대출을 예외 인정 물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무주택 저소득 1인가구라면 일반 주담대보다 디딤돌 대출·청년 주택드림 대출 등 정책 상품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