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읽기] 'AI 구독'이 만든 새로운 계급, 생산성 격차가 곧 '소득 격차'가 되는 시대
[맥락읽기] 'AI 구독'이 만든 새로운 계급, 생산성 격차가 곧 '소득 격차'가 되는 시대
  • 정단비
  • 승인 2026.05.0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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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치킨값이다. 그런데 이 금액이 계속 오른다면?

챗GPT Plus, 클로드 Pro의 월 사용료는 20달러, 원화로 약 2만8000원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올해 2월 발표한 '2024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임금 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375만원이다. 2만8000원은 이 평균치의 0.75%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치킨 한 마리 값이라고 말할 수 있는 구간이다.

하지만 이 요금이 고정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픈AI는 이미 월 200달러짜리 챗GPT Pro를 운영 중이다. 기본 요금제인 Plus 요금도 언제까지 20달러에 묶여 있을지 알 수 없다.

AI 서비스 기업들이 수익화 압박에 놓인 상황에서 요금 인상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6만원대가 되면 최저임금 기준 월급(209만6270원)의 약 3%에 해당한다.

AI가 일상 도구가 될수록 구독을 끊기는 어려워진다. 보고서를 쓰고, 이메일을 다듬고, 정보를 검색하는 데 AI를 쓰기 시작하면 없던 때로 돌아가기 힘들다.

국내 생성형 AI 구독 결제금액은 2024년 12월 기준 월 803억원으로 넷플릭스를 처음 넘어섰다. 한경에이셀 리서치팀이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미 상당수가 AI 구독을 필수 지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진짜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AI 구독료를 감당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생산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AI를 쓰는 사람은 보고서 한 편을 한 시간 만에 끝내고, 코드를 짜고, 번역을 돌린다. 쓰지 못하는 사람은 같은 시간을 그냥 쓴다.

도구의 격차가 시간의 격차가 되고, 결국 소득의 격차로 이어진다. 월 2만8000원을 내느냐 못 내느냐가 업무 속도 자체를 갈라놓는 구조다.

국경을 넘으면 이 격차는 더 선명해진다.

미국 풀타임 근로자의 월평균 총임금은 6911달러다. 20달러는 그 0.3%다. 스타벅스 라테 네 잔 값에 AI를 쓴다.

ILO·세계은행 기반 추정치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월평균 소득은 약 100달러 수준이다. 같은 20달러가 월급의 20%다.

미국인이 커피값으로 올리는 생산성을, 에티오피아인은 한 달 수입의 5분의 1을 내야 살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이코노미인스티튜트 조사에서도 고소득 국가의 AI 활용률(24.7%)이 저소득 국가(14.1%)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고, 그 격차는 심화되는 추세다.

요금이 오를수록 접근의 벽은 더 높아진다. 지금도 소득에 따라 체감 부담이 최대 40배 차이 나는 구조에서, AI 없이는 일하기 어려운 시대가 오고 있는데 그 도구의 가격은 오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구독료를 내는 쪽의 생산성은 더욱 빨리지고 있다. 그 격차는 계속 벌어질 것이다.

 

AI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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