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무서운 건 결국 사람의 부재다”
1인가구에게 노후는 단순히 생활비를 걱정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아플 때 병원에 함께 갈 사람, 갑자기 연락이 끊겼을 때 문을 두드려줄 사람, 위급한 순간 내 편이 되어줄 관계의 부재가 더 큰 불안으로 다가왔다.
데일리팝·혼삶레터가 5월 5일부터 13일까지 구독자 6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생활비 부족’과 ‘건강 악화’만큼이나 ‘돌봄 공백’을 두려워했다. 고독사가 늘고, 보호자 없는 입원이 여전히 어려운 현실 속에서 1인가구의 노후 불안은 결국 ‘혼자 살아남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픈데 혼자"…1인가구가 노후보다 두려워한 것
한 1인가구는 "1인가구의 노후 준비는 연락이 끊겼을 때 우리 집에 당장 올 수 있는 친구까지 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돈도 건강도 아닌, 사람이라는 대답은 1인가구 노후 불안의 핵심을 보여준다.
또 해당 조사에서 노후에 가장 걱정되는 것(복수응답)으로 ‘돌봄 공백(간병·의지할 사람 없음)’을 선택한 비율은 50%(31명)였다. ‘생활비 부족’과 ‘건강 악화’는 각각 82%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결국 세 가지 불안은 서로 연결돼 있다. 아프면 돈이 들고, 혼자라서 비용과 부담은 더 커진다.
고독사는 지금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25년 11월 발표한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3661명)보다 7.2% 증가했다. 2020년(3279명)과 비교하면 5년 새 약 20% 늘어난 수치다.
고독사 현장을 최초로 발견·신고한 사람은 임대인·경비원 등이 43%로 가장 많았고, 가족은 27%에 그쳤다. 가족보다 집주인이나 관리인이 먼저 발견하는 구조가 된 셈이다. 최근 5년간 가족·지인에 의한 발견 비중은 줄어든 반면, 임대인과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에 의한 발견은 늘어나는 추세다.
1인가구 증가와 고독사 확대는 함께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역시 1인가구 증가가 고독사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3년 사회조사에서도 국민 3명 중 1명은 집안일을 부탁하거나 대화 상대가 필요할 때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도 입원이 쉽지 않다
돌봄 공백의 문제는 특히 병원에서는 더 현실적인 문제가 된다. 한국의 입원 시스템은 여전히 보호자를 전제로 설계돼 있다. 입원 보증, 검사·수술 동의, 간병 과정에서 보호자가 없으면 절차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1인가구는 구조적 문제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보호자 없이도 입원이 가능한 병동을 확대하는 제도다. 하지만 제도 도입 10년이 지난 지금도 병상 부족의 한계는 분명하다. 2025년 국정감사에서는 “참여 병원의 병상 세 곳 중 한 곳만 통합서비스를 운영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직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1인가구끼리 연결될 구조가 필요하다”
1인가구들은 스스로 해답을 고민하고 있었다.
1인가구 A씨는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살며 서로 도울 수 있는 지역사회 문화가 형성되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B씨는 “1인가구끼리 연결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제도가 아직 채우지 못한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도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26년부터는 고독사 예방 사업 대상을 기존 취약계층 중심에서 ‘사회적 고립 위험군’까지 확대하고,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지금의 30~40대 1인가구가 실제 노후에 이 제도를 체감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1인가구의 노후 불안은 단순히 ‘돈이 부족한 미래’가 아니다. 아픈 순간 혼자 남겨질 수 있다는 두려움, 그리고 나를 확인해줄 사람이 사라지는 사회에 대한 불안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