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셔도 고객…주류업계, ‘비음주 시대’ 생존법 찾는다 
술 안 마셔도 고객…주류업계, ‘비음주 시대’ 생존법 찾는다 
  • 김다솜
  • 승인 2026.06.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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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량 감소·소버라이프 확산에 기존 주류 시장 흔들
무알코올·저도주·스포츠 마케팅·가성비 상품으로 소비 접점 확대
원가·규제 부담 커져…가격 인상 대신 포트폴리오 재편 

술을 덜 마시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주류업계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더 많이 마시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시는 소비자까지 어떻게 시장 안에 붙잡아둘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주류 소비는 이미 감소세다. 주류 출고량은 2014년 380만8000㎘에서 2024년 315만1000㎘로 10년 사이 17% 이상 줄었다. 회식 중심의 음주 문화가 약해지고 건강관리와 자기계발을 중시하면서 ‘소버라이프’가 확산한 영향이다. 

이같은 변화는 단순한 판매량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술이 모임의 중심이던 시대가 지나면서 주류 브랜드가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회식이나 대학가, 주점 대신에 식사, 운동 후 모임, 야구장, 집관, 캠핑 같은 생활 장면이 주류업계의 새 무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AI로 만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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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대신 ‘마시는 장면’을 판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무알코올·비알코올 제품 확대다. 오비맥주는 알코올 함량을 0.00% 구현한 ‘카스 제로’ 리뉴얼 제품을 내놨고 하이트진로음료는 하이트제로와 테라 제로 등 무알코올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클라우드 논알콜릭 등으로 비알코올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무알코올 제품은 더 이상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한 대체품에 머물지 않는다. 분위기는 맞추되 취하지 않으려는 소비자, 다음 날 일정을 고려하는 직장인, 건강 관리를 중시하는 젊은층까지 겨냥하는 일상 음료에 가까워지고 있다. 

마케팅 방식도 달라졌다. 하이트진로는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와 협업한 소주 한정판을 출시하며 K소주와 스포츠 팬덤을 연결했다. 오비맥주는 월드컵, 페스티벌, 야구장 등 여름 이벤트와 제품 마케팅을 결합하고 있다. 술 자체보다 브랜드를 특정 취향과 경험에 접목시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는 가성비와 단독 상품으로 대응하고 있다. 킴스클럽은 캔당 1000원 수준의 직수입 발포주를 선보였고 이마트는 990원 막걸리 한정 판매에 나섰다. GS25는 지역 양조장과 협업한 1L 막걸리를 출시했다. 

술을 덜 마시는 시대에도 가격 부담을 낮추면 홈술, 집관, 캠핑 등 특정 장면에서는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 초저가 경쟁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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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압박에 가격 인상 대신 판로 넓히기 나서 

업계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고환율과 고유가로 페트병, 비닐류, 알루미늄, 병뚜껑, 종이박스 등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여기에 오늘 11월부터는 주류 용기에 음주운전 경고 문구나 그림을 추가하는 새 표시기준도 시행된다. 라벨 변경과 재고 관리 비용도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주요 업체들은 당분간 가격 인상에 신중한 분위기다. 소비 자체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가격을 올리면 수요 이탈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대신 제품군을 재편하고 한정판과 스포츠 마케팅, 해외 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해외 시장은 내수 부진을 메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일소주를 포함한 리큐르 수출액은 지난해 1억달러를 넘어섰다. 주요 업체들은 미국과 동남아, 유럽 시장에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술을 줄이는 흐름이 강해졌지만 해외에서는 K콘텐츠 확산과 맞물려 한국식 주류가 새로운 경험 상품으로 소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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