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이후 월세로 몰린 청년들…대안은 기관임대? 
전세사기 이후 월세로 몰린 청년들…대안은 기관임대? 
  • 김다솜
  • 승인 2026.06.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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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파트 전세수요 월세로 이동…개인 임대인 구조 여전
기관투자자 오피스텔·코리빙 진입…소액 보증금 구조 주목
10·15 대책 이후 투자 위축…장기임대 조건부 지원 필요성 제기

전세사기 피해가 급증한 이후 오피스텔·빌라 등 비아파트 임대시장의 취약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세보증금에 크게 의존하는 개인 임대인 중심 구조에서는 임대인의 재무 상태가 악화될 경우 보증금 미반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전세사기 피해는 20~30대 청년층과 보증금 2억원 이하 비아파트 거주자에게 집중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비아파트 월세시장 안정화와 기관투자자의 역할’ 보고서는 전세사기 이후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급 구조는 여전히 개인 임대인 중심에 머물러 있어 비대칭과 관리부실, 보증금 반환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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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리스크 낮춘 기관 임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비아파트 임대시장에는 CPPIB, 모건스탠리, KKR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진입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파트너와 공동투자하거나 펀드를 조성해 오피스텔·코리빙 건물을 매입하고 실제 운영은 전문 오퍼레이트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기관 임대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보증금 구조다. 개인 임대인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전세보증금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기관투자자가 운영하는 코리빙 시설은 통상 1~2개월치 월세 수준의 소액 보증금을 받거나 월세 선납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이 경우 임차인은 수억원의 목돈을 맡길 필요가 없다. 임대인의 재정 악화가 곧바로 대규모 보증금 미반환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 전세사기의 구조적 원인이 개인 임대인에 대한 과도한 보증금 의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관 임대 모델은 청년 임차인의 리스크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관리 품질 개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기관투자자는 건물 전체를 매입하거나 신축·리모델링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 운영사가 계약, 시설 관리, 민원 대응을 맡으면 개인 임대인 중심 시장보다 관리 수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는 기관투자자 진입 이후 일부 지역 임대료가 하락했지만 주택 매입 수요가 늘면서 매매가격 상승도 함께 나타났다. 다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기관투자자에게 열린 시장이 아파트 중심 주택시장이 아닌비 비아파트 임대시장인 만큼 전체 주택가격 상승으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청년층 입장에서는 역세권과 업무지구 인근 오피스텔·코리빙 공급 확대가 주거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자가 취득은 어렵지만 직장과 가까운 곳에 살고 싶은 2030에게 관리형 임대주택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월세 부담이 안정되면 목돈이 필요한 전세 의존도도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 막히면 공급 확대도 어렵다 

문제는 정책 환경이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신규 매입 시 취득세 중과가 적용됐다. 민간매입임대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혜택도 제외됐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 취득·보유 비용이 늘었고 국내 시장에 진입하던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신규 투자를 보류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월세 안정화와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목표로 한다면 기관투자자가 계속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장기 임대를 조건으로 하는 기관투자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선별적으로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10년 이상 임대의무를 부담하고 임대료 인상을 연 5% 이내로 제한하는 조건을 수용한 기관투자자에게는 지원을 유지해 공급 확대와 투기 억제를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