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했지만 대기 시간은 여전히 과제
제로웨이스트와 가치소비가 확산되면서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텀블러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세척 서비스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공공기관, 대학교까지 스마트 텀블러 세척기가 설치되며 이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실제 설치 장소인 서울 강남구청과 스타벅스 매장을 직접 찾아 텀블러 세척기를 이용해봤다.
공공기관에도 들어온 텀블러 세척기
서울 강남구청 본관 카페 옆에는 LG전자의 스마트 텀블러 세척기 '마이컵(MyCup)'이 설치돼 있었다. 강남구청 직원뿐 아니라 민원인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공간에 위치해 접근성은 좋았다. 카페를 이용한 뒤 곧바로 텀블러를 세척할 수 있어 직원들의 이용 빈도도 높을 것으로 보였다. 다만 세척기가 한 대뿐이어서 앞사람이 이용 중이면 기다려야 했다.
세척이 끝난 뒤에도 바로 텀블러를 찾아가지 않는 경우가 있어 실제 이용까지 시간이 더 걸리기도 했다. 강남구청처럼 텀블러 세척기를 갖춘 공공기관은 아직 흔하지 않았다.
스타벅스에서도 세척 가능
스타벅스에서 사용되는 기계 역시 LG전자 마이컵이었다. 별도 회원가입 없이 키오스크를 통해 바로 이용할 수 있었다. 마이컵 앱을 설치하면 회원가입 후 QR코드를 키오스크에 찍는 방식으로도 세척할 수 있었고, 주변에 설치된 세척기 위치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세척 코스는 세 가지였다. '쾌속 코스'는 물만 이용해 컵 내부를 30초 동안 세척한다. '표준 코스'는 세제를 사용해 약 4분 동안 컵 내부와 외부, 뚜껑까지 세척한다. '건조 코스'는 표준 세척에 건조 기능이 더해져 약 9분 50초가 소요된다.
LG전자가 식기세척기도 만드는 회사이다 보니, 텀블러 세척기도 식기세척기 방식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 방식이 거의 유사했다.
직접 텀블러를 넣어 쾌속 코스를 이용해보니 사용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특히 입구가 좁은 텀블러는 집에서 세척하기 쉽지 않은데, 기계를 이용하니 내부까지 세척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건조 코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뒤에 기다리는 이용자는 약 10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앱을 통해 대기 등록이 가능하지만 급하게 세척해야 할 경우에는 불편하게 느껴졌다.
또 플라스틱 재질의 리유저블컵과 일부 콜드컵은 열 변형 우려로 표준·건조 코스를 이용할 수 없다. 다만 텀블러가 물살에 의해 넘어지거나 세척 범위에서 벗어나는 경우 세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전국 스타벅스 90% 설치 완료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3월 기준 전국 2115개 매장 가운데 설치가 어려운 일부 매장을 제외한 약 1900개 매장에 마이컵 설치를 완료했다. 전체 매장의 약 90% 수준이다.
다만 세척기 설치 여부를 확인하려면 별도의 마이컵 앱을 설치해야 했다. 스타벅스 앱과는 연동되지 않아 이용자 입장에서는 다소 번거롭게 느껴졌다.
직접 방문한 스타벅스 매장 3곳에서는 텀블러 세척기를 이용하는 고객을 보지 못했다. 다만 LG전자에 따르면 마이컵의 누적 세척 횟수는 230만 건에 달하며, 지난 1월에는 약 40만건을 기록해 6개월 전과 비교해 약 5배 늘었다. 매장에서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전체 이용량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교까지 확산…"세제 없을 때는 아쉬워"
마이컵은 스타벅스와 공공기관뿐 아니라 대학교로도 확대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 21개 대학교에 설치돼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대학에서 마이컵을 이용해봤다는 대학생 A씨는 텀블러 세척기를 자주 사용한다고 말했다.
A씨는 "학교 안에서 텀블러를 바로 씻을 수 있어 편리해서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며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다 보니 가끔 세제가 채워져 있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가 없을 때는 물세척밖에 할 수 없어 제대로 씻긴 것 같지 않아 아쉬웠다"며 "기계가 한 대뿐이라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덧붙였다.
편리함은 분명…대기 시간과 설치 확대는 과제
직접 이용해본 결과 텀블러 세척기는 손세척의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유용한 서비스였다. 특히 입구가 좁은 텀블러도 간편하게 세척할 수 있어 실용성이 높게 느껴졌다.
다만 대부분 장소에 세척기가 한 대만 설치돼 있어 대기 시간이 발생했다. 설치 장소도 아직은 한정적이다. 스타벅스는 전국 매장의 약 90%에 도입을 마쳤지만, 그 외 장소는 경기도 내 대학 21곳, 강남구청 같은 일부 공공기관 등으로 제한적이었다. 텀블러를 자주 쓰는 사람이라도 거주 지역이나 동선에 세척기가 없다면, 이용을 위해 일부러 카페나 대학교를 찾아가야 하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텀블러 세척기를 찾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로웨이스트와 텀블러 사용 문화가 확산되는 만큼, 설치 장소 확대와 대기 시간 개선이 이뤄진다면 텀블러 세척기는 일상 속 친환경 생활 인프라로 더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