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10년⑤ 통계가 1인가구의 '마음'을 담기 시작했다…절반은 "외롭다"
1인가구 10년⑤ 통계가 1인가구의 '마음'을 담기 시작했다…절반은 "외롭다"
  • 안지연
  • 승인 2026.07.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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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와 사회적 관계는 오랫동안 통계의 관심 밖에 있었다. 하지만 2022년 관련 지표가 신설되면서 1인가구의 '마음'도 비로소 통계에 담기기 시작했다.

첫 성적표는 엇갈렸다. 아플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다는 응답은 늘었지만, 1인가구의 절반 가까이(48.9%)는 여전히 외로움을 느꼈고 사회에 대한 신뢰는 오히려 낮아졌다.

데일리팝이 1인가구를 전문 영역으로 선언한 2016년 이후, 혼자 사는 사람의 밥상과 주거, 여가, 소비는 크게 달라졌다. 그렇다면 마음과 관계는 어떨까. 시리즈 마지막 편에서는 지난 10년간 1인가구의 정서와 사회적 관계망 변화를 살펴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통계가 비로소 1인가구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1인가구 관련 공식 통계는 인구와 주거, 소득, 소비를 중심으로 작성됐을 뿐 정서와 사회적 관계는 별도 지표로 관리되지 않았다.

초기 통계엔 '마음'이 없었다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초기 보고서(2020년본·2019년 기준)를 보면 인구, 주거, 고용, 소득, 소비, 자산, 건강, 여가, 안전 등이 주요 항목이었다. 혼자 사는 사람이 인간관계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는지, 외로움을 얼마나 느끼는지는 1인가구 통계에서 따로 다뤄지지 않았다.

관련 문항 자체는 '사회조사'에 있었지만 1인가구만을 따로 분석하는 지표는 아니었다. 그동안 1인가구는 생활 여건 중심으로 분석됐을 뿐, 정서와 사회적 관계는 정책 통계의 관심 밖에 있었던 셈이다.

변화는 2022년부터 시작됐다. 이때 처음으로 '사회적 관계 및 복지' 항목이 신설되면서 사회적 관계망과 가족관계 만족도, 인간관계 만족도가 정식 지표에 포함됐다. 1인가구 비중이 2024년 전체 가구의 36.1%까지 늘어나면서 정책 역시 생활 여건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정서까지 살펴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2022년본에는 새로 만든 지표의 2019년 기준 값도 함께 수록됐다. 덕분에 이번 편 역시 다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2019년부터 2025년까지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인간관계 만족도는 팬데믹 이후 회복

2025년 기준 1인가구의 51.1%는 가족과 친구, 이웃, 직장 동료 등 전반적인 인간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2019년 48.7%였던 인간관계 만족도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46.7%까지 떨어졌지만 2023년 50.0%, 2025년 51.1%로 다시 상승했다. 코로나19 시기 하락했던 인간관계 만족도가 팬데믹 이후 회복되는 흐름이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전체 인구와의 격차도 줄었다. 2025년 전체 인구의 인간관계 만족도는 55.5%로 1인가구보다 4.4%포인트 높았지만, 2021년에는 그 차이가 6.1%포인트였다. 코로나19 기간 벌어졌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아플 때 기댈 사람은 늘었지만 경제적 안전망은 여전히 약했다

관계 만족도와 실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존재는 또 다른 문제다.

2025년 기준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해야 할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다고 답한 1인가구는 68.9%였다. 갑자기 큰돈이 필요할 때 빌릴 사람이 있다는 응답은 45.6%,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응답은 73.5%였다. 세 항목 모두 전체 인구보다는 5~6%포인트 낮았다.

다만 장기 흐름을 보면 사회적 관계망은 개선되는 모습이다. 몸이 아플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 인구와의 격차가 2019년 9.3%포인트에서 2025년 6.2%포인트로 줄었다. 큰돈을 빌릴 사람이 있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43.2%에서 45.6%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경제적 안전망은 여전히 취약했다. 몸이 아프거나 우울할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다는 응답은 70% 안팎이었지만, 큰돈을 빌릴 사람이 있다는 응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서적 지지망보다 경제적 지원망이 더 얇은 셈이다.

절반 가까이가 "외롭다"

2025년판에서는 '외로움'이 처음으로 별도 지표에 포함됐다. 첫 조사 결과는 적지 않은 의미를 보여준다.

2025년 1인가구 가운데 평소 자주 또는 가끔 외롭다고 답한 비중은 48.9%였다. 혼자 사는 사람 두 명 가운데 한 명꼴로 외로움을 느끼는 셈이다. 이는 전체 인구(38.2%)보다 1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다른 사회관계 지표의 격차가 5~6%포인트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외로움에서 전체 인구와의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 지표는 처음 도입된 만큼 증감 추이를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외로움을 별도 항목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1인가구의 정서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회적 과제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관계망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외로움은 여전히 높다는 점은 앞으로 정책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사회를 향한 신뢰는 오히려 낮아졌다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

2025년 우리 사회를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한 1인가구는 53.7%로 2023년보다 3.8%포인트 감소했다.

가까운 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회복되고 있지만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는 오히려 낮아지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개인적 관계는 회복되고 있지만 공적 신뢰는 여전히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0년의 변화, 이제는 '연결'을 고민할 때

다섯 편에 걸친 시리즈를 통해 지난 10년간 1인가구의 변화를 살펴봤다. 1인가구는 2016년 539만8000가구(27.9%)에서 2024년 804만5000가구(36.1%)로 늘어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가구 유형으로 자리 잡았다.

식생활은 간편식과 배달 중심으로 바뀌었고, 주거비 부담은 여전히 컸다. 여가는 TV에서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중심으로 이동했고, 소비와 기술은 혼자 사는 삶을 빠르게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변화는 통계가 1인가구의 정서와 사회적 관계를 측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인간관계 만족도는 회복됐고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망도 조금씩 두터워졌다. 그러나 1인가구의 절반 가까이는 여전히 외로움을 느끼고 있으며, 경제적 지원망은 취약하고 사회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졌다.

1인가구가 계속 늘어나는 시대에 필요한 것은 주거와 소득 지원만이 아니다. 혼자 살아도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사회와 연결돼 있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로 남고 있다.

 

외로움을 위한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GettyImages
외로움을 위한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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