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의 주거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세를 떠나 월세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내 집 마련 의지는 오히려 강해졌지만, 정작 청약 당첨 이후를 감당할 자금은 없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6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의 주택 점유 형태는 월세가 48.8%로 가장 많았다. 2024년 대비 3.7%p 늘어난 수치다.
반면 전세는 23.4%로 같은 기간 6.6%p 줄었고, 자가는 23.8%로 2.0%p 늘었다. 20대의 경우 월세 비중이 66.5%에 달한 반면 50대는 자가 비중이 42.1%로 가장 높아, 연령에 따라 주거 형태가 뚜렷하게 갈렸다.
전세 감소와 월세 확대는 연체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한 경험이 있는 거주자는 10.7%로 2024년(7.9%)보다 2.8%p 늘었다. 성별 격차는 더 두드러졌다. 남성의 연체 경험률(14.5%)은 여성(4.9%)의 세 배에 달했고, 특히 50대 남성은 네 명 중 한 명(25.6%)이 연체를 겪은 반면 50대 여성은 4.0%에 그쳐 격차가 21.6%p까지 벌어졌다.
"집은 쉬는 곳" 인식은 여전, 다만 30대는 자산 가치에 더 주목
주거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쉬기 위한 공간'이라는 인식(62.2%)이 '자산 증식 수단'(15.5%)을 여전히 크게 앞섰다. 다만 이 인식은 2024년보다 2.7%p 줄었는데, 특히 30대(-7.1%p)와 20대(-3.6%p)에서 감소폭이 컸다. 반대로 50대는 유일하게 3.2%p 늘어 다른 세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집을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젊은 층에서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내 집 마련을 '필수'로 여기는 응답은 51.2%로 '선택'(22.4%)이라는 응답을 크게 웃돌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7.9%로 가장 높았고, 2024년 대비 상승폭은 40대가 7.0%p로 가장 컸다.
청약 당첨돼도 돈이 없다
자가를 보유하지 않은 1인가구 중 주택 구입 의향이 '높다'고 답한 비중은 61.0%로 2024년(55.9%)보다 5.1%p 상승했다. 20대(68.0%)와 30대(67.9%)에서 특히 높았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다. 현재 거주 중인 평수는 20평 미만이 대부분이지만 희망 구입 평수는 20~25평(31.4%)과 25~30평(24.0%)에 몰려 있어 이상과 현실 사이 간극이 컸다. 구입자금 예상액이 6억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27.6%로 2024년(20.0%)보다 7.6%p 늘어, 내 집 마련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금액 자체가 전반적으로 상향됐다.
이런 상황에서 자가 미보유 1인가구의 58.1%는 청약 신청 경험이 아예 없었다.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당첨되어도 지불할 돈이 없어서'가 50.3%로 가장 많이 꼽혔다.
정부가 청년 월세 지원 상시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주거 지원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청약이라는 관문 자체가 목돈 마련이 어려운 1인가구에게는 여전히 높은 장벽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주거 의지는 뚜렷해졌는데 그 의지를 실현할 자금은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 1인가구의 주거 문제는 이제 '살 곳이 있느냐'가 아니라 '살 곳을 살 수 있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