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바이브코딩, "AI가 다 만들어준다"는 착각
[인사이트] 바이브코딩, "AI가 다 만들어준다"는 착각
  • 정단비
  • 승인 2026.07.14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퇴사 후 바이브코딩으로 창업을 준비하던 한 이용자의 경험담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챗GPT 플러스와 커서 프로 등 유료 구독을 병행하며 두세 달간 매달려 만든 서비스가, 정작 지인에게 테스트를 맡기자 회원가입 단계부터 작동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확인해보니 백엔드는 로컬호스트에서만 돌아가고 있었고 결제 연동은 실제 PG사와 붙지 않은 가짜였다. 주문 내역은 데이터베이스에 제대로 쌓이지도 않았다. 본인 화면에서는 완성된 서비스처럼 보였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셈이다.

이 사례는 바이브코딩을 둘러싼 오해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AI가 그럴듯하게 작동하는 코드를 순식간에 내놓다 보니 서비스가 다 완성됐다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배포 실사용자 인증 결제 게이트웨이 연동 데이터 영속성은 코드 생성과는 별개의 영역이다. 화면에서 잘 도는 것과 외부에서 접속 가능한 서비스가 되는 것 사이에는 인프라라는 큰 간극이 있다.

바이브코딩은 2025년 2월 AI 연구자 안드레 카파시가 자신의 X 계정에 올린 트윗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개발자가 큰 방향과 의도만 던지면 구체적인 구현은 AI가 맡는 방식을 뜻한다. 스택오버플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4%가 이미 AI 코딩 도구를 쓰고 있거나 쓸 계획이라고 답했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AI가 만든 코드의 정확성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30%에 못 미쳤다. 쓰기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신뢰는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안 문제도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코드리뷰(CodeRabbit)가 오픈소스 깃허브 풀리퀘스트 470개를 분석한 결과 AI가 공동 작성한 코드는 사람이 짠 코드보다 보안 취약점 비율이 약 2.74배 높았다. 주요 바이브코딩 도구를 대상으로 한 별도 보안 리뷰에서는 테스트 애플리케이션 15개에서 취약점 69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서비스에 개인정보나 결제 정보를 다루려는 1인 창업자라면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수치다.

체감 생산성과 실제 생산성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AI가 코드를 빨리 뽑아주는 만큼 빨라진 것 같지만 그 코드를 검증하고 이해하는 데 드는 시간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바이브코딩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프로토타입 검증 단계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도구라고 본다. 다만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태도로 실제 운영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퇴사하고 바이브코딩만으로 창업에 뛰어드는 흐름은 청년층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AI 도구 구독료와 시간을 쏟아붓고도 실제로 작동하는 서비스 하나 내놓지 못하면 생활비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드가 화면에서 잘 도는 것과 진짜 사업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점을 짚어볼 시점이다.

바이브코딩 ⓒgettyimagesbank
바이브코딩 ⓒgettyimagesbank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