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자산관리와 디지털 교육 사이…금융권이 놓친 '고령 1인가구'
[인사이트] 자산관리와 디지털 교육 사이…금융권이 놓친 '고령 1인가구'
  • 정단비
  • 승인 2026.07.1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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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가 현실이 되면서 금융권의 시니어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산관리 세미나부터 디지털 금융 교육, 시니어 주거 서비스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지만, 정작 빠르게 늘고 있는 '고령 1인가구'를 겨냥한 맞춤형 전략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올해 초 발표한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를 넘어섰다. 당초 2026년으로 예상됐던 초고령사회 진입 시점도 1년 앞당겨졌다.

1인가구 증가 흐름에서도 고령층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70세 이상 1인가구는 전체 1인가구 중 19.8%를 차지하며 2년 연속 20대를 앞질렀다. 고령친화산업 시장 역시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권도 새로운 시장으로 시니어층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이 내놓은 시니어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하나는 자산을 보유한 시니어를 위한 자산관리형 서비스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포용형 서비스다. 두 흐름 사이에서 고령 1인가구는 상대적으로 비어 있는 영역으로 남아 있다.

자산관리형, 자산 있는 시니어를 겨냥

신한라이프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을지로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시니어 고객 200여명을 대상으로 '행복한 삶, 현명한 자산관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이호선 교수의 자기 돌봄 강연에 이어 정재민 신한라이프 WM 자문변호사가 보험금청구권 신탁 서비스와 상속·증여 실무를 소개했다. 단순 금융상품 안내를 넘어 은퇴 이후 자산 관리와 승계 문제까지 다루는 방식이다.

사진=우석문 신한라이프케어 대표(오른쪽)와 전용수 대우건설 건축사업본부장(왼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석문 신한라이프케어 대표(오른쪽)와 전용수 대우건설 건축사업본부장(왼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케어가 지난달 대우건설과 시니어주택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돌봄 서비스 역량과 개발·시공 경험을 결합해 프리미엄 시니어 주거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서비스가 겨냥하는 대상은 비교적 명확하다. 상속할 자산이 있거나, 시니어 주거시설 입주를 고려할 경제적 여력이 있는 계층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4억6594만원으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금융권이 이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포용형, 디지털 금융 장벽 낮추기

은행권이 내놓은 일부 프로그램은 방향이 다르다.

NH농협은행은 최근 경기 안성지역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NH시니어 스마트 금융 아카데미'를 열고 키오스크 사용법과 기초 인공지능 활용법,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진행했다.

사진=NH농협은행이 'NH시니어 스마트 금융 아카데미'를 실시했다.
사진=NH농협은행이 'NH시니어 스마트 금융 아카데미'를 실시했다.

신한은행은 KT IPTV 777번 채널 '신한홈뱅크'를 시니어 전용 콘텐츠 채널로 개편해 파크골프 정보와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제공하고,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화상상담 연결 기능도 마련했다.

하나금융그룹도 대한파크골프협회와 협력해 '하나더넥스트 행복드림버스'를 운영한다. 현장에서 자산관리 상담과 디지털 금융 안내,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자산 확대보다는 금융 접근성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스마트폰이나 비대면 금융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이 금융 환경 변화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 목적이다.

두 흐름 사이 놓인 고령 1인가구

문제는 이 두 가지 전략만으로는 고령 1인가구의 현실을 충분히 담아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OECD '한눈에 보는 연금 2025'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노인 소득빈곤율은 39.7%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적연금이 노인가구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1%에 그치는 반면 근로소득 의존도는 49.9%에 달한다.

평균 순자산 4억원대라는 수치 뒤에는 충분한 금융자산 없이 노후를 맞거나, 은퇴 이후에도 생계를 위해 일을 이어가는 고령층이 존재한다.

특히 고령 1인가구는 자산관리와 금융 접근성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가족을 통한 정보 공유나 금융 의사결정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건강 악화나 돌봄 공백 위험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그러나 현재 금융권의 시니어 전략은 한쪽에서는 고자산층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집중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에 머무는 모습이다. 자산은 많지 않지만 금융 관리가 필요한 고령 1인가구를 위한 중간 영역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

초고령사회, '누구를 위한 시니어 금융인가'

금융권의 시니어 시장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이다. 다만 초고령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히 고령 고객을 하나의 소비층으로 보는 접근이 아니다.

자산 규모, 건강 상태, 가족 관계, 디지털 활용 능력에 따라 세분화된 서비스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빠르게 증가하는 고령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생활비 관리, 금융사기 예방, 노후 자산 관리, 돌봄 연계 서비스 등 현실적인 금융 지원 체계가 요구된다.

시니어 금융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금융권이 바라보는 시니어는 누구인가. 자산을 가진 고객인가, 디지털 교육이 필요한 고객인가. 앞으로는 그 사이에 있는 수많은 고령 1인가구까지 포괄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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