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 간격 40분에 별도 정류장 이용…기존 대중교통과 연계도 한계
서울 마포구의 마포순환열차버스가 운행 1년여 만에 사라질 전망이다. 4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했지만 이용객이 하루 평균 42명에 그치면서 마포구가 사업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마포순환열차버스는 25인승 마을버스를 전차 형태로 개조한 관광형 순환버스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홍대 축제거리, 경의선숲길, 망원동, 하늘공원 등 마포구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며 총 17개 정류장을 지난다.
마포구는 주요 관광지와 골목상권을 연결하고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 타는 체험형 관광상품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차량 제작과 정류장 설치, 운영비 등에 40억200만원을 투입했으며 개통 당시 주민과 관광객 약 500명이 참석한 시승식도 열었다. 그러나 이용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사업은 1년여 만에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이용객 1만853명 그쳐…요금 인하에도 이용객 부진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마포순환열차버스를 이용한 사람은 1만853명으로 하루 평균 41.7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요금 수입은 4658만원 수준이었다.
마포구는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올해 5월부터 이용요금을 기존 5500원에서 2000원으로 낮췄다. 2000원을 내면 하루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운행 초기 주 6일 운행하던 마포순환열차버스는 현재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4일만 운행하고 있다.
요금 인하 이후에도 이용객 증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마포구는 사업을 재검토했다. 운행 종료를 앞둔 마포순환열차버스의 실제 이용 환경을 직접 살펴봤다.
눈에 띄는 열차버스…정류장도 분홍색으로
마포순환열차버스는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마포구 레드로드 캐릭터인 ‘깨비’와 ‘깨순이’를 활용해 차량 전체를 꾸몄고 열차를 연상시키는 외관을 갖췄다.
정류장 주변을 지나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버스 외관을 촬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관심이 실제 탑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탑승은 현장에서 요금을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카드로 2000원을 결제한 뒤 하루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팔찌 형태의 이용권을 받았다. 이후 다시 탑승할 때는 팔찌를 보여주면 된다.
버스는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운행됐다. 배차 간격은 약 40분으로, 한 번 놓치면 다음 차량을 기다려야 했다.
버스 내부도 마포구 레드로드 캐릭터를 활용해 꾸며져 있었다. 좌석은 일반적인 고속버스와 비슷한 형태였고, 버스 내부에 다른 승객은 없었다.
각 정류장에 도착하면 차량 내부 모니터에 정류장 이름과 함께 해당 지역의 관광 정보를 소개하는 화면이 나왔다. 단순히 관광지를 연결하는 이동수단을 넘어 이동 중에도 주요 관광지를 안내하는 방식이었다.
하루 2000원 무제한이지만…한 번 놓치면 40분
마포순환열차버스는 일반적인 시내버스와 달리 관광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하루 이용권을 구매하면 17개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내렸다가 다시 탈 수 있다.
실제 이용 과정에서는 긴 배차 간격이 눈에 띄었다. 40분마다 버스가 도착하기 때문에 관광지를 둘러본 뒤 다시 버스를 타려면 운행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했다. 현재 주 4일만 운행한다는 점도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정류장 접근성도 일반 시내버스와는 달랐다. 마포순환열차버스는 별도로 마련된 정류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버스정류장에서 바로 갈아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해당 정류장까지 별도로 이동한 뒤 정해진 시간에 맞춰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연계도 제한적이었다. 홍대와 망원동, 경의선숲길 등 주요 관광지는 지하철과 시내버스로도 이동할 수 있다.
요금은 일반 버스처럼 교통카드를 태그해 결제하지만 다른 대중교통과 환승되는 방식은 아니었다.
하루 2000원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지만, 기존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수 있는 관광지를 별도의 요금을 내고 긴 시간 기다려 이동해야 하는 만큼 기존 교통수단과의 차별성도 크지 않았다.
마포구가 당초 목표로 했던 관광객이 일부러 찾아 타는 체험형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기에는 노선과 배차 간격, 정류장 접근성, 대중교통과의 연계 등 이용 편의성에서 한계가 있었다.
폐지 뒤 일반버스로 복구…셔틀·통학버스 활용 검토
마포구는 마포순환열차버스 사업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르면 9월 서울시에 한정면허를 반납하고 연내 ‘서울특별시 마포구 순환열차버스 운영 조례’도 폐지할 계획이다.
운행을 마친 차량은 열차 형태에서 다시 일반 버스로 원상 복구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파크골프장 셔틀버스나 지역 고등학교 통학버스 등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