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보험 분야는 5세대 실손보험의 저조한 초기 실적부터 청구 전산화 지연, GA(법인보험대리점)발 부당승환, 요양병원발 보험사기까지 소비자 보호와 직결된 이슈가 겹겹이 쌓여 있다.
5세대 실손, 첫 달 전환율 0.1%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6일 보험료를 낮추고 중증질환 보장을 강화한 5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했다. 급여 통원 진료는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연동해 정책 효과를 높이고, 중증 비급여는 입원 의료비 연간 자기부담 상한을 둬 보장을 유지하되, 비중증 비급여는 자기부담률을 높여 과잉 이용을 억제하는 구조다.
그러나 손해보험협회 집계에 따르면 출시 첫 달 신규 가입은 4만3031건, 기존 계약 전환은 7258건에 그쳤다. 2021년 4세대 실손 출시 첫 달 가입·전환 건수(7만1191건)와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재가입 조건이 없는 1세대·2세대 초기 가입자는 본인이 직접 전환을 결정해야 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11월부터 선택형 할인 특약과 계약전환 할인(예시로 3년간 50% 할인)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4세대 전환 당시에도 1년간 50% 할인을 내걸었지만 실적이 부진해 할인 기간을 연장했던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할인만으로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손청구 전산화, 연계 완료율 28.4%에 그쳐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2024년 10월 25일 병상 30개 이상 병원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먼저 시행됐고, 2025년 10월 25일부터 의원·약국까지 확대됐다.
전체 요양기관 10만4925개 가운데 연계 가능(실손24 참여 동의 또는 참여 EMR 이용) 기관은 57.8%(6만628개)였고, 이 중 실제 연계까지 완료된 곳은 2만9849개(28.4%)에 그쳤다.
단계별로 보면 1단계(병원·보건소)는 연계완료율 56.1%인 반면, 2단계(의원·약국)는 26.2%로 크게 낮아 소규모 의료기관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GA발 부당승환, 판매수수료 구조가 원인
보험 부당승환은 기존 계약을 부당하게 해지시키고 비슷한 신계약을 청약하게 하는 행위로, 2020~2023년 4개 보험사에 부과된 과태료만 합계 5억2330만원, 설계사 제재는 110명에 달했다.
문제의 뿌리는 판매수수료 선지급 구조와 GA 간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다. GA가 고액의 정착지원금이나 시책을 내걸면 설계사가 단기 실적을 위해 기존 계약을 해지시키고 유사한 신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유인이 생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판매수수료를 선지급에서 분급 중심으로 개편하고, 초년도 판매수수료를 월납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하는 '1200% 룰'을 설계사 정착지원금·시책수수료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요양병원 페이백형 보험사기, 조직적 구조로 진화
관계부처합동 집계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21년 9434억원에서 2025년 1조1571억원으로 늘었고, 적발되지 않은 규모까지 더하면 약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분야별로는 실손·건강보험이 포함된 장기손해보험이 44.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일부 한방·요양병원의 '페이백'형 영업이다. 의료기관이 환자의 실손보험 보장한도에 맞춰 고가 비급여 치료를 제공한 뒤, 환자가 진료비 전액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면 그 일부를 병원이 다시 돌려주는 구조다.
실제 부담 비용과 보험사에 청구된 진료비 사이에 괴리가 생기고, 환자 유인·알선과 과다 비급여 진료, 환자와의 공모가 결합된 조직적 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진단이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손해율 악화로 인한 보험료 인상이 결국 다른 가입자에게 전가된다.
입법조사처는 국감에서 GA별 정착지원금 지급 현황과 1200% 룰 우회 의심 사례, 요양병원 보험사기 유형별 적발 현황과 환수율 등을 자료로 요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