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1인가구 늘어나자...셰프 대신 '간편식'이 자리하는 요즘 '쿡방' 트렌드
[솔로이코노미] 1인가구 늘어나자...셰프 대신 '간편식'이 자리하는 요즘 '쿡방' 트렌드
  • 이지원
  • 승인 2020.03.09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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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방의 배경이 달라지고 있다. (사진=MBCEntertain 채널의 '유재석을 들었다 놨다 하는 마성의 그녀 이효리' d

2014년 전반부터 TV에는 식기와 조리기구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 찼다. 요리 방송, 일명 '쿡방'들이 인기를 끌며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탓이다. 쿡방의 시초라고도 불리는 '냉장고를 부탁해'와 오랜 시간 사랑 받았던 '올리브쇼' 등 셰프들의 요리 대결은 물론,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한식 고수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한식대첩' 등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생겼다.

하지만 그 시절 쿡방은 하나의 공통점이 존재했다. 막강한 손맛을 지닌 셰프나 음식 고수,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재료들과 유명 세프들의 만남은 보는 재미를 더했지만 시청자들의 참여 욕구는 끌어내지 못했다. 보고 즐기기만 할 뿐 시청자들을 직접 부엌에 서게 만들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렇듯 수많은 쿡방들은 서서히 막을 내렸다. 2014년부터 방영을 시작한 냉장고를 부탁해 역시 2019년 11월, 254부작을 마지막으로 방송을 끝냈다.

하지만 쿡방의 인기는 시들지 않는 추세다. 쉐프와 고수들이 채웠던 화면은 일반인들과 '요리 좀 한다'는 연예인들이 대신 채우고 있으며, 비싼 재료들 역시 시중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재료들로 바뀌며 '집밥'이 트렌드로 바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간편식의 대명사인 '라면'이 쿡방의 최고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간단한 조리법,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라면이 인기 재료의 자리에 오른 까닭은 무엇일까.

(사진='꼬꼬면에 이은 꼬꼬밥 대박 히트 예감!?' 영상에서 캡처)
간편식 쿡방의 문을 연 '편스토랑' (사진=KBS Entertain 채널의 '꼬꼬면에 이은 꼬꼬밥 대박 히트 예감!?' 영상에서 캡처)

1인가구 노린 '간편식' 쿡방이 요즘 대세

1인가구가 늘어나며 가정간편식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했다. 더불어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추구하는 '편리미엄' 트렌드가 확산되며 식품외식업계에서는 밀키트와 가정간편식 수요 증가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때 편리미엄은 혼밥·혼술 등 1인 외식의 증가와 배달앱 등 비대면 서비스의 발달에 힘입어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함께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소비 성향을 일컫는 용어다. 

실제로 편리미엄은 2020년 외식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꼽히기도 했다. 앞으로는 가성비의 시대를 넘어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는 편리성이 프리미엄이 된다는 뜻으로, 가격과 품질 못지않게 편리함을 따지는 소비자가 증가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예산과 장소가 마땅치 않은 1인가구에게는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 아무리 간단한 요리를 펼치더라도 직접 부엌에 들어가 처음 만드는 요리를 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1인가구에게 쿡방이란 그림의 떡에 불과할 뿐이다.

이때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은 1인가구의 마음을 완벽하게 헤아렸다. 연예계 소문난 '맛.잘.알(맛을 잘 아는)' 스타들이 혼자 먹기 아까운 필살의 메뉴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인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우리쌀, 우리밀 등 국산 식재료를 주제로 6명의 연예인이 요리 대결을 펼친다. 이 중 메뉴평가단의 평가를 통해 승리한 메뉴가 방송 다음 날 실제로 전국 CU 편의점에 출시되는 신개념 편의점 신상 서바이벌이다. 특히 시청자가 곧 소비자가 되며 실제 식재료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효과를 노렸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같은 전략은 편의점 주 고객층인 2030과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올리브에서도 간편식을 활용한 쿡방 '배고픈데 귀찮아?를 선보이고 있다. 간편식의 품격을 올려 준다는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해당 프로그램은 간편식에 조리 과정을 더해 '한 번쯤 해 먹어 볼까' 싶은 생각을 들게 한다. 더불어 매일 먹는 라면을 조금 더 특별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채널 십오야의 '3-2봉 주연 파채, 조연 삼겹살' 영상에서 캡처)
350만 조회수를 달성한 라끼남의 '파삼탕면' (사진=채널 십오야의 '3-2봉 주연 파채, 조연 삼겹살' 영상에서 캡처)

'소확행' 담은 라면이 뜬다

최근 방영된 MBC의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을 MC로 세우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트로트 가수를 부르던 '유산슬'에 이어 '라섹(라면 끓이는 섹시한 남자'로 변신한 유재석은 MBC 구내식당에서 라면 100인분을 끓이거나 자신을 찾아온 게스트들에게 따뜻한 라면 한 그릇을 대접하며 속내를 들어보는 '인생라면'을 대접하기도 했다. 

이전의 셰프들처럼 뛰어난 요리 실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으며, 대단한 요리법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하지만 유재석의 1인 라면집 운영기는 시청률 10%를 거뜬히 넘어섰다.

그런가 하면 tvN과 올리브는 약 3개월에 걸쳐 '라끼남-라면 끼리는 남자'를 편성했다. 소문난 라면 애호가인 강호동을 MC로 세운 유튜브 기반 예능 라끼남은 오로지 라면을 맛있게 먹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리는 모습을 10분 내외로 풀어낸다.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라면을 끓이고 먹음직스럽게 뚝딱 해치우는 '강호동의 라면 먹방'에 불과하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은 대단하다. 100만 조회수가 우습다는 듯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도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블로그에는 그의 레시피를 따라한 글로 가득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라면은 음식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보다는 소통과 공감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생활 속 일부가 된 라면을 만드는 연예인들,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던 연예인들이 라면을 끓이는 모습은 우리와 같은 이웃이라는 감정을 선사한다.

더불어 쉽게만 생각했던 라면에 정성과 마음이 담기는 것을 눈으로 보고 깨달으며 소소한 현실과 확실한 행복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많은 시간이나 돈을 들이지 않고도 혼자 손쉽게, 언제 어디서든 만들 수 있는 라면은 1인 예능에 적합하다. 거친 산행을 마친 산의 정상과  파도가 치는 배 위, 심지어는 직장 내에서도 라면을 먹는 것은 어색한 장면이 아니다. 라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는 평가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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