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아도 괜찮아’..고물가에 못난이 농산물 인기 ↑
‘예쁘지 않아도 괜찮아’..고물가에 못난이 농산물 인기 ↑
  • 김다솜
  • 승인 2023.11.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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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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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으로 인해 장보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못난이 농산물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과일, 채소 등의 농산물 구입이 부담스러웠던 1인가구라면 못난이 농산물을 주목해봐도 좋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농업관측 11월호 과일’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사과 10kg 도매가격은 5만~5만4000원 수준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년대비 79.9~94.2% 오른 것으로, 작년보다 최대 2배가량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가격 상승은 비단 사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생육 부진으로 인한 공급 감소로 인해 주요 과일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보고서는 사과, 배의 생산량이 전년대비 각각 24%,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채소 역시 가격 인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10월 당근(33.8%), 양파(21.5%) 등의 채소류 가격은 20%가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과일, 채소 등 농산물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에 따라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은 신선도, 영양, 맛 등 품질에는 전혀 이상이 없으나 약간의 흠으로 인해 소비자가 원하는 기준에 못 미쳐 버려지는 비규격 상품을 가리킨다. 

못난이 농산물은 규격 상품보다 싸게 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순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농산물을 줄여 환경보호에도 이바지하고 어려운 농가 사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가치소비 트렌드에도 부합한다는 점 등 역시 못난이 농산물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못난이 농산물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졌으나 최근에 와서는 대형마트나 쇼핑몰 등 어디에서나 못난이 농산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쿠팡은 지난 7~9월 전국 농가로부터 18종의 못난이 채소 370t(톤)을 매입, ‘못생겨도 맛있는 오이’, ‘못생겨도 맛있는 애호박’ 등의 이름으로 일반 채소보다 30%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대규모 못난이 채소 매입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농가의 판로 확대와 밥상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줬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편의점 CU는 올해 9월 ‘싱싱상생’ 상품 라인업을 채소에서 과일로 확대했다. 지난 5월 첫 선을 보인 싱싱상생은 우리 농가 돕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못난이 농산물을 모아 판매하는 브랜드다. CU에 따르면 싱싱상생 출시 2~3개월 만에 일부 상품의 판매량은 10여t을 넘어섰다. 

대형마트들은 기존에 이벤트성으로 열던 ‘못난이 농산물’ 코너를 정기적으로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상생’ 이름을 붙여 시중 가격대비 30%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겉은 못나도 맛은 좋다’는 의미로 ‘맛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마트는 흠집은 있지만 당도가 높은 ‘보조개 사과’를 일반사과 대비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2020년부터 못난이 농산물 상품 기획에 앞장서온 NS홈쇼핑은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TV방송을 통해 판매한 못난이 농수산물이 748톤에 달한다. 총 주문량은 19만5248건, 주문액은 72억3000만원 수준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관내 농가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못난이 농산물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 충북은 지난해 가을 과잉생산으로 배추가격이 폭락하자 ‘어쩌다 못난이 김치’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을 통해 판매된 못난이 김치는 251톤으로 9억원 상당의 실적을 올렸다.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확인한 충북은 어쩌다 못난이 시리즈 품목을 늘려 나가고 있다. 이후 해외 수출 등 판로 확대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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