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콘텐츠 홍수 시대, 보고 듣는 것도 ‘빨리빨리’
[트렌드줌인] 콘텐츠 홍수 시대, 보고 듣는 것도 ‘빨리빨리’
  • 이수현
  • 승인 2023.11.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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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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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숏폼, OTT 등 볼거리가 넘쳐나는 지금 영상을 배속으로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영상을 볼 때도 시간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시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이다.

VOD 시청자 10명 중 4명이 '몇 배속' 모드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LG유플러스가 자사 IPTV 가입자 중 VOD를 시청한 고객을 조사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영화나 드라마를 정상 속도보다 빠르게 보는 고객 비율이 39%에 달했다. 10명 중 4명은 몇 배속 속도를 누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29%는 무려 2배속 이상 서비스를 이용했다.

뿐만 아니다. 유튜브 역시 빠른 속도로 영상을 시청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유튜브 공식 블로그 계정 속 ‘사용자들이 재생속도를 이용해 비디오를 보는 방법’에 따르면 재생속도르 조절하는 시청자 중 1.5배속으로 영상을 보는 시청자가 가장 많다고 밝혔다.

또 올해 7월에는 유튜브가 동영상 재생 속도를 2배속으로 높이는 동작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별도의 설정 아이콘을 선택해 재생 속도를 조절해야 했다면, 테스트에서는 동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화면의 어떤 곳이든 길게 누르면 자동으로 재생 속도가 2배 빨라진다. 더 손쉽게 영상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변경하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저연령층에게 더 뚜렷하게 나타나며 효율적으로 시간을 소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보인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영상 콘텐츠 빨리 감기 시청 습관 관련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0명 7명(69.9%)이 평소 유튜브, OTT 영상 콘텐츠를 ‘빨리 감기’로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38.5%, 30대 23.5%, 40대 17.6%, 50대 13.8%로, 특히 20대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그 습관이 두드러졌다.

전반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영상을 소비하는 동시에 시간을 아끼고 싶어 하는 태도가 뚜렷한 가운데(52.8%, 동의율), 영화나 드라마를 짧게 요약한 영상을 자주 보는 모습(49.7%)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듣는 것도 “빠르게"

대중음악계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노래의 속도를 원곡보다 130~150%가량 높여 만든 음악 ‘스페드 업(Sped Up)’이 정식 버전으로 나오기도 한다.

스페드 업은 틱톡, 유튜브 쇼츠 등 1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배경 음악도 속도를 올린 짧은 버전이 자주 쓰이며 인기를 끌었다. 일부 가수들은 해당 버전을 정식 발매하기도 하는데, 일례로 아이돌 틴탑은 최근 발매한 컴백 앨범에 스페드 업 버전을 수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빠른 속도에 익숙해지면 다시 정속으로 시청하기 힘들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함이 아닌 더 강한 자극을 추구하기 위해 배속 시청을 하는 것은 일종의 콘텐츠 중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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