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게 식비를 절약하는 방법부터 티끌 모으기에 도전하는 앱테크, 그리고 자산을 효율적으로 굴리는 방법까지 다양한 재테크 방법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다.

그 중에서도 ‘현금 없는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디지털 시대와는 사뭇 동떨어져 보이는 절약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카드를 자르고 현금만 쓰는 이른바 ‘현금 챌린지’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었다.

현금 챌린지는 현금 바인더(현금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든 수첩)에 지출할 현금을 미리 인출해 목적과 시기에 맞게 쓸 돈을 분류해 넣는다. 이후 구매할 때마다 현금 바인더에서 돈을 꺼내 쓰는 것이다.

실제로 현금 생활을 3개월 간 유지하고 있는 이를 만나 현금 생활 노하우에 대해 물어봤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인가구로 살고 있는 30대 중반의 자영업자 최수지입니다. 현재는 ‘현금 생활’과 관련된 영상을 올리는 ‘큐큐 스튜디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현금 생활’은 어떤 건가요? 이와 함께 현금 생활을 지속해 오신지 얼마나 되셨는지. 또 다양한 절약법 중 ‘현금 생활’을 선택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현금 생활은 해외에서 유입되어 한국에서 현재 유행하고 있는 절약 챌린지의 방법입니다.

현금 생활을 시작한 지는 대략 3개월 정도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단순 호기심으로 시작했어요. ‘재밌어 보인다, 나도 현금바인더 사용해 볼까?’ 가 컸습니다.

기존 ‘예산 짜기’나 ‘통장 쪼개기’와 같은 절약 방법은 재미보다는 필요나 목적만 있어 항상 실패로 돌아갔어요.

재미(챌린지)요소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고, 그런 측면에서 현금 챌린지는 바인더를 꾸밀 수 있는 요소가 있어 취미생활처럼 즐기면서 절약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모든 소비를 현금으로 처리하고 계신가요? 아니라면 현금과 카드 사용 비율을 어떻게 정하고 계신가요?

처음에는 모든 소비를 현금으로 진행했는데요. 지금은 지출통제력이 훨씬 높아져 체크카드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현금 비율이 100%였다면, 현재는 현금 60%, 체크카드 50% 정도의 비율로 저의 생활에 맞게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Q. 현금생활에는 다양한 어려움이 따라올 것 같아요. 최근에는 ‘현금 없는 매장’들도 종종 눈에 보이고요, 수지 님이 느끼시기에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들이 있나요?

오히려 현금 없는 매장이 저에게는 지출을 통제하는 좋은 방법이 된 것 같습니다. 결제의 번거로움이 지출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배송비가 아까워 나중에 쓸 제품도 여러 개 쟁여 놓는 습관이 있었는데, 지금은 오프라인으로 구매하다 보니 일주일 동안 꼭 사용한 제품,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습관으로 점차 바뀌어 나가고 있습니다.

불편함을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것을 하나의 미션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현금을 받는 곳을 이용하려고 하고 부득이할 경우 체크카드에 예비비를 넣어두는 방법을 이용합니다.

Q. 현금 생활을 처음 도전한다고 했을 때 어떤 방법으로 진행해볼 수 있을까요? 예산을 짜는 방법, 기준, 시기, 효율적으로 현금을 관리하는 방법 등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현금 생활을 하기 위해선 나의 월수입과 월지출비, 즉 현금흐름을 파악해야 합니다.

저는 3-6개월간의 월수입과 월 지출의 평균을 항목별로 정리해서 기본 지출항목을 정리한 후 월 예산을 짜고, 월 예산에서 주간예산을 짜서 실행하는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현금은 월 1회 월급을 받은 날 인출합니다. 직장 생활로 은행에 자주 갈 수 없기 때문에 예비비나 지폐, 동전을 교환할 수 있는 작은 미니 금고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때 가계부를 병행하면 현금흐름이 더 잘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가계부, 월간예산바인더, 주간예산바인더, 저축바인더 이렇게 4가지를 기본으로 준비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다른 제품들을 추가하고 빼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현금 생활 외에도 경험해보신 절약 방법, 재테크 방법이 있으신가요? 그 후기도 궁금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금을 구매하다 보니 이전보다 걸음수가 늘어났어요. 걸으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토스, 캐시워크, 발로소득 등의 앱테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알뜰교통카드도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고 당근 거래등으로 부수입을 만들며 저축을 조금이나마 늘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수지 님의 절약과 관련해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또 위에 작성된 내용 외 자유롭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최근에는 저축액을 늘리고 싶어서 부수입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저에게 맞는 재테크는 소득을 늘리는 것인데, 추가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을 높이는 방법으로 진행해볼 예정입니다.

현금 생활을 하기 전에는 부모님도 저를 포기할 정도로 돈을 모으지 못하고, 오히려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었어요.

도전과 실패를 자주 반복해 아예 포기하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 시도한 현금챌린지는 게임처럼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있어서 가장 오래 지속하고 있는 저축 방법 중 하나입니다. 많은 분들도 도전해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