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인가구 정책③ '고독 정책' 7년이 지났다, 무엇이 바뀌었나
영국 1인가구 정책③ '고독 정책' 7년이 지났다, 무엇이 바뀌었나
  • 김영호
  • 승인 2026.04.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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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영국은 세계 최초의 고독 국가 전략을 내놓으며 “우리 세대에 고독을 끝내겠다”라고 선언했다. 7년이 지난 2025년, 영국의 고독 수치는 팬데믹 이전보다 여전히 높다.

전략은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 영국의 경험을 통해 고독 정책의 가능성과 한계를 들여다봤다.


전략이 달성한 것들

2018년 전략은 세 가지 목표를 내세웠다. 인식 개선과 낙인 감소, 소셜 프레스크라이빙을 통한 연결, 지역 인프라 강화였다.

전략 발표와 함께 영국 정부는 건강한 노화 프로그램에 9800만 파운드, 고독 대응 단체 지원에 2000만 파운드(신규 ‘연결 구축 기금’ 1100만 파운드 포함)를 투입했다.

인식 측면에서는 성과가 있었다. 2018년 전략은 증거 기반을 크게 성장시켰고, 고독에 대한 낙인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지난 2023년 모든 부처별 공약 이행에서 양호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소셜 프레스크라이빙 제도는 NHS 전국 표준 서비스로 정착했고, ONS 고독 측정 지표도 전략의 권고에 따라 새로 개발·도입됐다. 고독을 공식 통계로 측정하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변화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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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지 않은 것들

그러나 수치는 냉정하다. 영국 정부의 2024~25 커뮤니티 생활 조사에 따르면 자주 또는 항상 고독감을 느끼는 성인은 6.6%였다. 2013/14~2017/18년의 4.9~5.6% 수준보다 여전히 높다.

팬데믹이 결정적 분기점이었다. 만성 고독 수준은 2020년의 6%에서 현재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2022년에는 전체 성인의 49.63%인 약 2600만 명이 가끔 이상의 고독감을 경험했다고 보고됐다.

고독 종식 캠페인의 ‘2023년 고독 현황’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첫 해와 비교할 때 만성 고독 인구가 50만 명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것은 연령 역전 현상이다. 고독 수준은 16~24세(12%), 25~34세(11%), 35~49세(10%) 순으로 젊을수록 높았고, 65~74세(5%), 75세 이상(7%)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

고독이 노인 문제라는 통념이 무너진 지 오래다.

학계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비판도 나온다. 영국 고독 정책이 고독을 공중보건 위협으로 규정하면서도, 실제 해법은 소셜 프레스크라이빙을 통해 고독한 사람을 의료 체계에서 지역사회 섹터로 이전하는 방식에 머문다는 분석이 있다. 고독과 밀접하게 연결된 주거, 소득, 고용 같은 사회적 결정 요인은 정책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024년 이후, 청년층에 집중

2024년 7월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스테파니 피콕이 고독 정책을 담당하게 됐다. 피콕은 2024년 말 조 콕스 재단, 에이지 UK, 고독연구센터 등과 원탁회의를 열고, 사람들이 더 연결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우선순위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층에 집중할 방침을 강조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새로운 전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5년 초 발표된 시민사회 보고서는 고독 장관직을 다시 독립 직책으로 강화하고, 모든 지역 의회에 고독 챔피언을 임명하며, 특히 34세 이하 청년에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영국의 7년은 무엇을 가르쳐주는가

영국이 앞서 걸어간 길에서 한국을 무엇을 배워야 할까. 

우선 고독이라는 정체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 즉, 측정 가능한 지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은 전략과 함께 ONS 고독 지표를 만들었다. 한국에는 아직 고독을 전국 단위로 측정하는 공식 지표가 없다.

또 청년 1인가구가 실제 정책 대상이어야 한다. 영국의 데이터는 16~34세가 가장 고독한 집단임을 보여준다. 한국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 정책은 여전히 고령층 중심이다.

마지막으로 끊임없는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국은 세계 최초의 고독 전략을 만들고도 계속 새로운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좋은 정책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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