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재계 지도⑯ 중국발 공급과잉의 직격탄…금호석유화학의 '길어진 불황'
2026 재계 지도⑯ 중국발 공급과잉의 직격탄…금호석유화학의 '길어진 불황'
  • 정단비
  • 승인 2026.05.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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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이 올해 재계 순위에서 5계단 내려앉았다. 50위에서 55위로 밀렸다. 계열사 수는 16개로 전년과 동일하다. 별다른 외형 변화 없이 순위만 하락했다는 건, 경쟁 그룹들의 자산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에 가깝다.

하지만 순위 하락의 핵심 배경은 결국 실적이다. 2025년에도, 2026년 1분기에도 석유화학 업황 침체는 이어졌다.

흑자는 유지했지만 수익성은 후퇴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6조9151억원, 영업이익은 2718억원, 당기순이익은 2909억원으로 공시됐다.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고, 순이익은 16% 넘게 줄었다. 흑자를 유지하긴 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친 셈이다.

사업 부문별 온도차도 컸다. 합성고무 부문은 스프레드 개선과 NB라텍스 수요 회복 영향으로 비교적 선방했다. 반면 합성수지 부문은 중국산 저가 제품 공급 확대와 내수 부진이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2025년 4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CNT(탄소나노튜브) 사업 역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전방 수요가 약해진 탓이다.

2026년 1분기에도 부진 지속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금호석유화학의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59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7%, 영업이익은 50.7%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실적이 개선됐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재료 가격 부담도 이어졌다. 부타디엔(BD)과 나프타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지만 제품 가격이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면서 스프레드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2분기 이후 회복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합성고무와 NB라텍스 중심으로 제품 스프레드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중국발 공급과잉’

금호석유화학 실적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는 중국의 공급 확대가 꼽힌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대규모 증설을 이어가면서 합성수지와 범용 화학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단순한 경기 사이클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공급과잉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위기감도 크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과거처럼 높은 마진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재무는 안정적…버틸 체력은 있다

다만 재무 구조는 안정적인 편이다.

공정위  공시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자산은 10조1901억원, 자본은 7조5474억원, 부채는 2조6427억원이다. 부채비율은 약 35% 수준으로 재계 상위 그룹 가운데서도 재무 건전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

현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건 업황 회복 시 투자 여력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기차·고부가 소재로 체질 전환

금호석유화학은 업황 침체 속에서도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게 SSBR(용액중합 스티렌부타디엔고무) 생산 확대다. 금호석유화학은 연산 3만5000톤 규모 증설을 마무리하고 2026년부터 본격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SSBR은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에 들어가는 고부가 소재로, 기존 범용 합성고무보다 수익성이 높다.

CNT 사업 역시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됐지만, 업황 회복 시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박찬구 회장 체제의 금호석유화학은 지금의 불황을 단순 버티기가 아니라 체질 개선의 시간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핵심 변수는 여전히 중국이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업황 반등 속도 역시 예상보다 더딜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금호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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